‘깃털 단 초식공룡’ 화석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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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단 초식공룡’ 화석 발견

CHRIS 0 6,252 2009.03.26 18:54
[한겨레 2009년 3월 26일 목요일]

중 연구팀 ‘네이처’ 발표…기존인식 수정 불가피

보온기능 한다면 공룡도 ‘온혈동물’ 가능성 제기

공룡은 그동안 대개 파충류 닮은 모습으로 그려졌다. 이젠 공룡 상상도에서 화려한 깃털을 뽐내는 공룡의 모습을 좀 더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공룡 시대 초창기의 원시 공룡도 깃털을 지니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화석 증거가 중국에서 처음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새의 조상 격인 육식성 수각류 공룡의 화석에서 깃털이 더러 발견됐으나, 새의 진화 계통과 달랐던 초식성 조각류 원시 공룡에서도 깃털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종의 구분 없이 상당수 공룡들이 깃털 또는 털을 지니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궁금증이 공룡학계에서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산둥-톈위 자연박물관의 정샤오팅 박사 등 연구팀은 최근 공룡 화석이 풍부하게 매장된 랴오닝(요령)성의 화석지대에서 전기 백악기 원시 공룡(헤테로돈토사우루스류)의 목·등·꼬리에 붙은 깃털 화석을 발견해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70㎝ 크기의 작은 몸집에 길이 5㎝ 이하 털을 지닌 이 공룡 화석의 연대는 1억4천만년 전~1억년 전. 고대 중국 유학자인 공자의 이름을 빌려 ‘톈위룽(천우룡) 콘푸시우스아이’라고 명명됐다.

공룡 전문가인 이융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는 “새의 조상이 아닌 다른 원시 조반류 공룡에서 원시 깃털이 발견됐다는 것은 공룡에 관한 기존 인식을 바꿀 만한 ‘쇼킹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원시 깃털이 보온 기능을 한다고 보면 기존 학설과 달리 초식 공룡도 ‘온혈동물’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할 수 있다. 이 박사는 “그러나 코끼리 몸집만 돼도 제 몸의 열을 발산시키느라 애를 쓰는 것을 보면 코끼리 20배나 되는 몸집 큰 용각류 초식 공룡들까지 ‘털 갖춘 온혈동물’이었다고 보긴 힘들 것”이라며 “작은 원시 공룡엔 털이 나 있었으나 몸집이 커진 나중의 초식 공룡들은 진화과정에서 털을 버렸을 수도 있고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룡의 상상도를 바꾸는 데도 이번 발견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발견이 아니더라도 공룡의 모습은 근래 바뀌어 왔다. 이 박사는 “이미 벨로키랍토르(벨로시랩터)가 알록달록한 깃털을 지닌 모습으로 복원될 정도로 ‘깃털 단 공룡’의 상상도는 더 많아질 것”이라며 “화려한 깃털 공룡은 이제 아주 어색한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허민 전남대 교수(공룡연구센터장)는 “최근 들어 벨로시랩터는 물론이고 다른 여러 육식 공룡들에서도 깃털 흔적이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공룡의 깃털로는 솜털이나 날개깃털 같은 여러 종류가 발굴됐는데, 이번엔 실처럼 가늘면서 뻣뻣한 것이 발견됐다. 원시 공룡의 깃털은 뽐내기용이었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융남 박사는 “깃털 화석은 매우 고운 흙 입자들이 차곡차곡 쌓이는 안정된 퇴적암 지대에서 주로 발견돼 지각 변동이 잦았던 한반도에선 발견될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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