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섭지코지 '선돌바위' 왜 생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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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섭지코지 '선돌바위' 왜 생겼을까?]

쏘니 0 6,122 2009.04.17 09:50
2009.04.17 <매일경제>

화도에 있던 마그마가 굳은 '암경'

제주도 서귀포시 속칭 '섭지코지'를 찾는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으나 이곳이 세계지질공원의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높은 지질학적 가치는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섭지코지는 성산일출봉이 바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절경에다 지난 2003년 TV드라마 '올인'의 촬영지로 이름을 날리면서 연간 1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관광객들은 바닷쪽으로 튀어나온 '섭지코지'를 한바퀴 도는 동안 나지막한 언덕 인근의 바다에 솟아오른 10m 정도의 '선돌바위'가 그저 신기하다고 느끼며, 관광가이드가 전해주는 바위에 얽힌 슬픔에 슬픈 전설만 듣고 지나치기 일쑤이다.

전설은 '어느 옛날 용왕의 아들이 섭지코지에서 목욕을 하던 아리따운 선녀를 보게 돼 아버지에게 간청한 결과 혼인 승낙을 받았으나, 선녀와 만나기로 한 100일째 되던 날 갑자기 불어닥친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로 선녀가 내려오지 못하면서 결국 사랑을 이루지 못하자 슬픔에 빠져 선채로 바위가 됐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해발고도 33m의 '붉은오름' 끝자락에 도드라지게 솟아 있는 선돌바위는 화산섬 제주도에 산재해 있는 360여개 기생화산(오름)의 심장부(?)를 드러낸 유일한 곳으로, 촛불에 비유하면 밝은 불빛을 내다가 꺼진 '심지'와 같은 곳이다.

'제주도 지질여행'이라는 책을 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기화 책임연구원은 "붉은오름 주변에 퇴적된 스코리아층의 층리(層理)를 연속해 그려보면 선돌바위는 화도(火道)에 있던 마그마가 굳어져 형성된 암경(volcanic neck.원통형 용암기둥)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화산폭발이 일어난 분화구의 중심부"라고 설명했다.

지질 전문가들은 처음에는 선돌바위를 중심으로 둥그런 오름이 형성됐었으나 주변의 화산재 알갱이층이 파도와 바람에 의해 씻겨내려 육지쪽의 '붉은오름'은 크게 낮아지고 반대 방향인 바닷쪽은 완전히 사라져 지금의 형상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2004년 당시 남제주군은 '선돌바위'와 검붉은 송이층, 화산탄 등이 분포한 붉은오름 일대 공유수면 3만7천500㎡가 경관적, 학술적 가치가 높다며 천연기념물 지정을 추진하다가 중단했다.

제주도는 올해 한라산, 성산일출봉, 만장굴 지구, 산방산과 용머리해안, 수월봉, 지삿개 주상절리대 등 7곳에 대해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신청하고, 2014년 이후에는 우도, 비양도, 송악산 발자국화석지, 범섬.문섬.섶섬, 산굼부리, 송악산, 섭지코지, 하논분화구 등에 대한 인증을 추진할 방침이다.

ksb@yna.co.kr

(제주=연합뉴스)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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