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페루 페트로테크 인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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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페루 페트로테크 인수까지

쏘니 0 4,462 2009.04.22 16:13
2009.04.21 <서울경제>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1 
 
 석유공사가 해외 유전기업을 인수합병(M&A)한 첫 사례였던 페루의 페트로테크사 인수. 지난 2월 석유공사가 페트로테크 인수를 위한 마지막 도장을 찍기까지의 10개월은 말 그대로 피를 말리는 시간이었다. 첫 M&A 사례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앞으로 더 큰 M&A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성공시켜야 했던 극비의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석유공사가 페트로테크 인수를 타진한 것은 지난해 4월. 당시 페트로테크는 미국인 한 명이 소유하고 있었다. 그는 자문사인 모건스탠리를 통해 몇몇 기업에 인수의사를 타진했고 인수방식은 공개경쟁이 아닌 제한경쟁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쟁 대상 중에는 중국 컨소시엄도 있었다. 석유공사는 콜롬비아 국영회사인 에코페트롤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석유공사의 한 관계자는 “에코페트롤과 M&A 파트너를 맺고 인수에 성공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남미의 주요 에너지 기업과 앞으로 협력관계가 더 돈독해질 기회를 가졌다는 의미다.

치열한 경쟁 끝에 석유공사 컨소시엄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지난해 8월. 인수가 코앞에 다가온 것 같았지만 마지막 도장을 찍기까지는 그 뒤로도 6개월이 더 흘렀다. 여느 M&A 협상처럼 인수가격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지난해 국제유가가 연초부터 급등한 뒤 7~8월을 기점으로 다시 꺾였다는 것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당초 8월에 제시했던 가격은 18억달러. 올 2월 체결 때는 절반 가격인 9억달러로 떨어졌다. 석유공사와 에코페트롤은 각각 4억5,000만달러씩 부담하면 됐다.

아직도 페트로테크 인수과정에 대해 입 열기를 조심스러워하는 석유공사는 “정말 전사적으로 매달렸고 그렇게 노력한 결과 성공할 수 있었다”고만 밝혔다.

실제로 9부 능선을 넘었던 인수협상은 막판 갑작스럽게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고 결국 강영원 석유공사 사장이 페루 대통령과 담판을 지어 마침표를 찍는 데 성공했다.

페트로테크 인수의 의미는 남다르다. 무엇보다도 M&A를 직접, 그리고 처음으로 해봤다는 게 가장 크다. 앞으로 더 큰 M&A를 준비하고 있는 석유공사로서는 자신감도 갖게 됐고 아주 착실한 예행연습을 끝내기도 했다. 막대한 자원도 확보했다.

페트로테크는 총매장량 1억5,000만배럴 규모의 생산광구 1개와 기대매장량이 6억9,000만배럴에 달하는 탐사광구 10개를 소유하고 있다. 황수성 지식경제부 유전개발과장은 “당장 생산광구 하나를 통해 일일 생산량 약 1만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게 돼 자주개발률이 0.3%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선진기술과 전문인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페트로테크는 숙련된 생산운영 직원이 645명에 이르고 플랫폼 건설 및 자재관리 1,200명, 시추 230명 등 각 분야의 전문인력을 갖고 있다.

황 과장은 “석유공사가 메이저 수준의 유전개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확고히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또 자원외교전략 지역인 중남미 진출의 거점도 마련했다.

중남미의 원유 매장량은 1,234억배럴로 전세계 매장량의 약 10.6%를 차지한다. 아울러 경영진 총 6명 중 3명은 석유공사 몫이고 대표이사(CEO)도 석유공사가 선임하기로 하는 등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간 지분참여에 국한됐던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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