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5.14 <조선닷컴>
한 뼘이라도 더 넓은 해저 대륙붕을 확보하려는 국제사회의 각축이 치열해지고 있다.
유엔 '대륙붕 한계 위원회(CLCS)' 홈페이지에 따르면, 12일 현재 50여 개국이 배타적 경제수역(EEZ)인 200해리(약 370㎞) 너머에 있는 대륙붕을 자국 영토로 인정 받기 위한 문서들을 위원회에 제출했다. 대륙붕은 해변으로부터 수심 약 200m까지 이어지는 경사가 완만한 해저 지형으로, 어족자원이 풍부하고 석유·천연가스·광물자원 등이 매장된 경우가 많아 경제적 이용가치가 높다. 이 때문에 바다를 사이에 둔 나라들 사이에 잦은 영유권 충돌이 빚어진다.
중국은 지난 11일 대륙붕 경계에 관한 예비정보를 CLCS에 제출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동중국해(한국의 서·남해 포함)의 일부 지역은 200해리를 경계선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명보(明報)는 13일 "쑤옌자오(蘇岩礁)와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로 한국 및 일본과 분쟁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쑤옌자오는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이어도'의 중국 이름으로, 중국은 이어도를 2007년 12월 중국 국가해양국 산하기구 사이트에 자국 영토라고 주장했다가 외교문제로 비화하자 삭제한 바 있다.
중국은 대만 동북쪽에 위치한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에 대해서는 일본과, 남중국해 군도들에 대해서는 동남아 9개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다. 프랑스와 캐나다는 캐나다 동부 뉴펀들랜드 지방에 있는 프랑스령(領) '생피에르 에 미클롱' 섬 주변 대륙붕을 놓고 으르렁댄다. 이 섬은 주민 약 6000명에 면적이 242㎢에 불과하지만, 주변 대륙붕에 유전이나 가스전이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는 이 섬 외에도 뉴 칼레도니아(남서태평양)와 자국령 앤틸리스 제도(카리브해)·기아나(남아메리카) 등 세계 곳곳에서 대륙붕 영유권을 주장한다.
영국과 아르헨티나는 1982년 한차례 전쟁을 치른 아르헨티나 서쪽 포클랜드 섬 주변의 대륙붕 영유권을 놓고 다시 충돌을 빚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11일 남미의 포클랜드 및 주변 제도의 해저 120만㎢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유엔에 주장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는 앞서 지난달 21일 같은 위원회에 이 지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했다.
대륙붕 한계 위원회는 각국이 제출한 대륙붕 영유권 주장 자료를 근거로 당사국들이 함께 요청할 경우 영유권 심사를 해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구속력이 없어 최종 경계 획정은 해양법 협약에 따라 당사국 간 협상에 의해 결정된다.
홍콩=이항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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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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