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그린전쟁` 점화 온실가스 억제 국제회의
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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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2 14:27
2009.06.01 <매일경제>
노르웨이가 CO₂ 배출량을 대폭 감축시키는 자국 기술을 세계 환경시장에서 선점하려는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노르웨이는 지난달 27~28일 베르겐에서 개최된 `탄소 포집ㆍ저장(CCS)` 국제회의에서 CCS가 중ㆍ단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지구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각국에 기술 개발에 대한 지지와 참여를 요청했다.
오는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15차 당사국 총회에 앞서 CCS를 국제적인 환경 기술로 부각시키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CCS는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에서 발생하는 CO₂를 대기로 배출하기 전에 추출한 후 해저 등에 저장하는 기술로 화석연료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가 개발되기 전까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는 "각국이 당분간 화석연료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CCS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필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노르웨이는 1996년부터 북해 슬라이프너 유전에서 CO₂를 연간 100만t을 분리해 북해 해저에 저장해 왔는데 아직까지 누출된 적이 없다.
◆ CCS 선점하기 위한 경쟁
= 이번 회의에서 영국 캐나다 호주 등 CCS 기술을 보유한 나라들은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 의사를 표했다. 특히 영국은 앞으로 신설할 모든 화력발전소에 CCS 설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마틴 퍼거슨 호주 자원에너지 장관은 "경제 성장과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이 필수인데 CCS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이렇게 CCS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경제적 수익성에 있다. 전 세계 CO₂ 총 배출량 중 약 80%가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는 가정 아래 CCS 시장은 2020년 이후 연간 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스톨텐베르그 총리가 이번 회의에서 CCS 개발을 위해 유럽연합(EU) 회원국을 대상으로 향후 5년 동안 1조4000만유로를 쓸 것이라고 발표한 것도 자국 기술을 유럽 전체로 확대시키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뜨거운 선점 경쟁 속에서 미국 등 15개국 환경 관련 장관급 관료들이 이번 회의에 참석해 CCS 단일 주제 국제회의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참가국은 미국 유럽연합 영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이탈리아 네덜란드 중국 호주 인도네시아 알제리 태국 바베이도스 등이다.
◆ 고비용 문제 숙제로 남아
= 노르웨이 정부에 따르면 CCS는 석탄과 석유에서 나오는 배출물을 90%가량 감량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비용 때문에 아직 상업화 단계는 아니다. 신규 화력발전소 건설시 CCS 설비를 추가하려면 비용이 2배 가까이 뛴다.
이에 따라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환경보다는 경제 성장에 집중해야 하는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에서 재정적ㆍ기술적 지원을 하지 않으면 CCS를 적용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수웨이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 위원장은 "CCS는 비용 문제가 걸려 있어서 지금 당장 적용할 수 없다"며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들이 반드시 참가해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르겐(노르웨이) = 윤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