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만년 전 북극은 동식물 낙원
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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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8 11:14
2009.06.06 <중앙닷씨에이>
지금은 혹독한 툰드라 지역인 북극권이 5천500만~5천만년 전에는 꽃이 만발하고 하마 같은 동물들이 번창하던 자연의 낙원이었음이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콜로라도 주립대 연구진은 북위 약 80도에 있는 캐나다 엘스미어섬에서 발견된 세 종류의 포유류 치아의 탄소 및 산소 분석 결과 에오세 초 이 지역이 여름엔 고온다습했으며 겨울철에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온화한 기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올로지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하마처럼 생긴 거대한 반(半)수생동물 코리포돈과 이보다는 작고 오늘날 남미와 동남아에 사는 돼지처럼 생긴 타피르의 조상인 동물, 그리고 브론토테레라고 불리는 코뿔소처럼 생긴 동물들의 화석을 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
오늘날 엘스미어섬은 겨울철 기온이 영하 38℃까지 내려가고 여름철에도 9℃에 머무르는 지구상에서 가장 춥고 메마른 지역이어서 북극 사막으로 불린다.
그러나 지난 1975년 미국 카네기 자연사 박물관 연구진은 이 곳에서 악어의 턱뼈를 발견했으며 이어 바다거북과 코끼리거북, 뱀, 심지어 초기 영장류인 날다람쥐원숭이의 화석까지 잇달아 발굴됐고 거목의 화석도 발견됐다.
콜로라도대 연구진은 이들 화석을 분석한 결과 에오세 초 이 지역의 기후가 오늘날 미국 남동부 지역의 습지와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당시에도 겨울철엔 6개월씩 암흑이 계속됐고 여름철엔 밤에도 해가 지지 않는 환경이었을 것이라면서 당시 동물들이 어떤 먹이를 먹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은 코리포돈이 오늘날의 순록처럼 겨울이면 1천㎞나 되는 거리를 남하했을 것으로 생각해 왔지만 새 연구 결과 이들은 여름철엔 개화식물과 낙엽수 잎, 수생 식물을 먹었고 겨울철엔 잔 가지와 낙엽, 상록수 잎, 이끼류 등을 먹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들의 치아에 남아있는 탄소 흔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겨울에도 이동하거나 동면하지 않고 어둠 속에서 무언가를 계속 먹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코리포돈과 같은 포유류가 연중 한 곳에 머물렀던 것은 이들이 훗날 고위도대의 육교를 건너 아시아와 유럽 등 다른 지역으로 퍼지게 된 "행동 선결조건"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포유류가 두 대륙을 잇는 육교를 건너 먼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들 육교와 가까운 고위도대에서 연중 내내 살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들의 연구는 또 타피르와 같은 동물도 북극권에서 처음 탄생해 수백만년에 걸쳐 조금씩 남하했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