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장마, 다가오는 환경재앙
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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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12 09:43
2009.06.11 <제민일보>
기상청이 올해부터 장마예보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1961년부터 해온 장마예보가 48년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기후변화로 '장마철'이 무색해진 탓이다.
제주지역은 예년 6월중순~7월중순 장마철이면 평균 328~449㎜의 비가 집중됐지만, 이젠 옛말이다. 지난해 6월14일부터 장마가 사실상 끝난 7월 4일까지 강수량이 304.9㎜였고, 8월 9~15일까지 1주일에 227㎜의 장대비가 내렸다.
특히 성산지역 8월 강수량은 무려 400㎜로 장마철인 6월 302.5㎜보다 훨씬 많았다. 특히 8월10일 하루에만 136㎜의 폭우가 쏟아졌지만, 서부지역에는 비가 오지않는 국지성 집중호우가 되풀이 되고 있다.
장마 실종과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재해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져온 현상이다. 무절제한 자원낭비에 대한 대가다. 지난 2007년 기습적인 폭우와 폭풍으로 제주를 휩쓸었던 태풍 '나리'의 재앙은 아직도 끔찍한 기억이다.
기상청은 한반도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집중호우때 강수량의 지역 편차가 더욱 심각해져 가뭄·호우 등으로 인한 피해가 늘어나고 주변 바다의 해수면 온도 상승에 따라 한반도를 지나는 태풍의 위력도 훨씬 커질 것이라 전망한다. 다가오는 '환경재앙'의 징후는 곳곳에서 포착되고 이미 지구를 덮치고 있다.
기후변화대응 시범도, 저탄소녹색성장 도시모델 개발 등 중·장기적인 안목의 사업도 필요하지만, 기습폭우 등 언제 닥칠지 모를 재해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당장은 시급한 문제다. 집중호우 때마다 피해를 입는 취약지구와 하천 등지의 재해예방사업과 예·경보시스템 구축 등 '나리의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한 대책들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부터 점검해봐야 한다.
시간당 100㎜에 이르는 기습폭우를 가상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해에 취약한 부분을 파악, 보완하고 빗물을 효과적으로 흡수할수 있는 저류지와 인공함양시설·배수로 등을 확대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도내 43개 구역에 대한 기상청 '동네예보'가 모양만이 아니라 정확성과 효율성을 갖춰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