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中), 이라크 석유 다툼의 승자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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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中), 이라크 석유 다툼의 승자 되다

쏘니 0 6,072 2009.07.02 10:16
2009.07.02 <조선닷컴>

김시현 기자 shyun@chosun.com

영(英)BP와 함께 개발권 따내 엑손모빌·로열더치셸은 개발수익 낮아 입찰 포기
이라크에서 37년 만에 외국 기업이 유전(油田) 개발에 참여하게 됐다.

지난달 30일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유전 개발권을 두고 경매가 실시돼 중국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와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유전 사업권을 따냈다. 이 컨소시엄은 이라크 최대 유전인 사우스 루마일라 유전을 개발하게 된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오랜 전란을 끝내고 경제를 재건하려는 이라크의 야심 찬 첫 프로젝트가 바로 유전 개발 사업권 국제 경매다. 석유 매장량 세계 3위의 이라크는 1972년 사담 후세인(Hussein) 당시 혁명평의회 부의장이 유전과 가스전을 국유화하고 국제 석유자본을 추방했었다.

하지만 최근 누리 알 말리키 총리는 "유전은 이라크의 경제를 재건하는 데 꼭 필요하다"며 문호 개방에 박차를 가했다. 이에 이라크 정부는 미군이 주요 도시에서 철수를 완료하고 '국가 주권의 날'로 선포한 당일인 지난달 30일 곧바로 경매를 진행했다.

 이날 유전 6곳과 가스전 2곳 등 모두 8곳이 경매 대상에 올랐으며 미국 거대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유럽 최대 정유사 로열더치셸, 중국 국유 정유업체 시노펙(중국석화) 등 세계적인 석유회사들이 모두 뛰어들었다. 하지만 대다수 업체들이 이라크 정부가 제시한 개발 수익이 너무 낮다며 입찰을 포기했다. 석유 기업들은 20년을 계약기간으로 하고 최소 목표 생산량을 초과해 원유를 생산할 경우 배럴당 일정 금액의 개발 수수료를 이라크 정부로부터 받게 된다. 이 수수료를 놓고 이라크 정부와 석유기업들이 줄다리기를 벌여왔다. 결과적으로 유일하게 낙찰받은 BP 컨소시엄의 경우도 배럴당 3.99달러를 요구했으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이라크 정부의 요구 수준인 2달러에 합의했다.

한편 이라크 유전 개발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시노펙은 지난주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유전 개발 사업을 하고 있는 다국적 석유·가스 기업인 아닥스 석유를 72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또 중국 3대 석유 회사인 시노펙과 CNPC,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는 서구 석유 메이저와의 컨소시엄 방식으로 30일 입찰에 모두 참여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이라크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유전 인수·개발 공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6년간의 전쟁 후 이라크 석유 사업의 승자가 중국이 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이제 중국은 대표적인 승자가 됐다"고 1일 보도했다.

중국이 유전 등 천연자원 투자에 큰 관심을 보이는 데는 거대한 외환보유액(약 2조달러)의 투자처를 다변화하려는 목적이 있다. 또 빠르게 석유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어 석유자원 확보가 시급하다. 중국의 석유 소비량은 지난해 하루 평균 800만배럴에 달해 2001년 490만배럴에 비해 급속히 늘었다. 한국의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은 약 230만배럴(2007년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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