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호주 자원갈등 외교전으로 ‘비화’
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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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13 09:48
2009.07.12 <한겨례>
“중국의 경제 이익과 안보를 해치는 국가비밀을 빼내갔다.”(중국 외교부)
“이번 사건은 안정적인 기업 활동을 저해할 것이다.”(오스트레일리아 금융서비스·기업법 장관)
‘자원전쟁’에서 비롯된 중국과 오스트레일리아의 갈등이 ‘외교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크리스 보웬 오스트레일리아 금융서비스·기업법 장관은 12일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다른 나라의 기업인들은 이번 사건이 자신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보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주 오스트레일리아의 2대 광산업체인 리오틴토의 직원 4명을 체포했다. 중국은 이들 가운데 한 명을 간첩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는 시몬 크린 무역장관을 리오틴토 직원들이 구금된 중국 상하이로 급파했다. 주요8개국(G8) 확대 정상회의에 초청받아 참석했던 캐빈 러드 총리도 “중국과 이 문제를 질서있게 풀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외교부 성명 이외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리오틴토 직원들이 뇌물 등 다른 부당한 수단을 동원해 중국 제강소의 비용과 이익, 생산 등의 통계치를 빼내, 중국과의 철광석 가격 협상에 활용하려 했는지 중국 정부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나라의 갈등은 지난달 초 중국의 리오틴토 인수전 불발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 국영 차이날코는 190억달러에 리오틴토의 지분을 추가 인수하려 했으나, ‘자원 안보’ 약화를 우려한 오스트레일리아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실패했다. 이에 중국 정부는 강하게 항의했다. 양국간 악감정이 누적되면서 철광석 수출 가격 협상은 기한을 지나 겉돌았고, 때마침 리오틴토의 ‘간첩 사건’마저 터졌다. 중국은 오스트레일리아의 2대 수출국이자 최대 투자국이다.
류이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