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배우는 녹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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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에서 배우는 녹색성장

쏘니 0 4,320 2009.07.15 10:17
2009.07.15 <한국경제>

지난 13일 스웨덴 스톡홀름시 중앙역 앞에 있는 한 슈퍼마켓.어린이 두세 명이 매장 구석으로 가 음료 자판기와 비슷하게 생긴 기계장치 앞에 섰다. 그런데 음료를 빼 먹는 것이 아니라 들고온 빈 병과 빈 캔을 기계 안에 넣었다. 그러자 기계에서 영수증이 나왔고 이들은 그것을 계산대로 가져가서 돈으로 바꿨다.

스웨덴의 어린이들은 음료수용 빈 병과 빈 캔을 모아 이렇게 '용돈'을 번다. 어릴 때부터 이게 생활화돼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슈퍼마켓은 반드시 이런 기계를 설치해야 한다. 페트병과 캔 외부엔 눈에 쉽게 띌 정도 크기의 가격표가 붙어 있다. 제품값이 아닌 빈병이나 캔을 돌려줬을 때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1.5ℓ짜리 페트병은 2크로나(1크로나는 약 180원),작은 것은 1크로나,캔은 0.5크로나다.

스웨덴은 친환경 녹색성장의 요람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호텔이나 공공기관에 고체형의 비누가 사라진 지 오래다. 비누를 싸고 있는 종이 때문이다. 대신 물비누를 '리필'해 쓰고 있다. 스톨홀름의 상수원인 멜라렌 호수로 흘러들어가는 빗물도 곳곳에 모아 정수 처리한다. 일반 가정에서는 쓰레기를 7~8개 종류로 분류해 버려야 한다. 같은 병이라도 색깔별로 나눈다. 스웨덴은 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공급의 28%를 차지한다. 단연 세계1위다. 스웨덴은 2020년부터는 석유,2050년엔 석탄 · 가스 등 화석에너지 사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더 중요한 것은 환경정책을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켜 국가 수입으로 연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게 '함마르비 모델'.스톡홀름시 외곽에 있는 함마르비시는 '생태순환(Eco-cycle)'을 적용해 쓰레기,오 · 폐수를 냉난방 등에 재활용하면서 이 분야의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쓰레기를 버리면 지하에 매설된 진공관을 통해 자동으로 흡입돼 한 곳에 모이게 하는 시스템도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웨덴은 '함마르비 모델'의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영국 중국 등 몇몇 선진국에서 이곳을 견본 삼아 신도시 건설에 적용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신도시 건설에 이 방식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연 1만여명 이상의 각국 정책당국자와 전문가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정화시스템 기술 수출도 활발하다. 우리 녹색성장의 한 방향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홍영식 정치부 기자 y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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