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한국인의 저력을 보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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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대응, 한국인의 저력을 보일 때

쏘니 0 6,203 2009.07.15 10:30
2009.07.15 <중도일보>

[기고]박관영 기후변화감시센터장
 
[대전=중도일보] 
모든 사람들은 우리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 대하여 관심이 많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불황을 겪는 지금, 경기가 호전되기를 바라면서 각종 경제 지표와 지수들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의 삶과 밀접한 기후변화에 대해서만큼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북극곰의 생존 위기가 가까운 미래 인류의 이야기라고 가정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수많은 언론 및 방송매체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재해, 질병, 물 부족 등의 경고에 벌써 익숙해져 기후변화에 둔감해진 것은 아닐까 염려해 본다.

지난 100년 동안 온도는 전 지구적으로 0.74℃ 상승하였고, 한반도는 1.7℃가 증가하였다. 생활에서 체감되는 온도 1℃는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지 몰라도 지구대기 전체의 연평균 기온이 1℃가 상승하면 지구촌의 5000만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되고 생물종의 10%가 서식처를 잃거나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의 위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무엇보다 한반도의 온난화가 전 지구평균보다 빠르다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이다. 20세기를 마감하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21세기 인류의 최대 관심사는 기후변화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유럽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관심을 두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기상청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지난 10년간 이산화탄소 증가량은 2.3 ppm/년(ppm은 공기분자 100만개 중의 1개를 의미)으로 나타나, 전 지구적인 평균 증가량인 1.9 ppm/년과 비교하면 약 2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지구온난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온실가스인 메탄의 2007년 농도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메탄 평균농도는 1,891.5 ppb(ppb는 공기분자 10억개 중 1개를 의미)는 동북아시아의 평균인 1,867.1 ppb보다 24.4 ppb 높고, 전 지구 평균인 1,789 ppb보다 102.5 ppb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에너지 소비형 경제성장 구조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온실가스의 짙은 농도 수준과 빠른 증가량은 경제 활동에 들어가는 비용의 증가와 직결될 가능성이 크다.

자원이 풍족하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은 수출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온실가스로 인한 비용 증가로 인해 자유경쟁 체제에서 심각한 수준의 경제적 위기를 직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13년부터 시작되는 포스트교토 체제에서는 의무감축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인 것을 고려하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준비가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

지금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아래 녹색혁명을 통해 신성장 동력 개발을 추진하는 걸음마 단계에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노력만으로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 우선적 위치를 선점하는 것은 어렵다.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우리나라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기후변화 분야의 후발 주자이다. 따라서 더 많은 노력과 관심 없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국가적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없다.

과거에는 힘이 강한 자가 살아남는 시대였으나 미래에는 적응을 잘하는 자가 살아남는 시대라고 한다.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신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여 새로운 부가창출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 개개인은 에너지를 절약하는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탄소를 줄이고 국익을 창출하는 원동력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 기회는 준비하고 대비되어 있을 때만 우리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이다. 2002년 월드컵에서 단합된 국민의 노력을 통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코리아의 힘, 기후변화와 녹색성장 분야에서도 그와 같은 코리아의 저력을 국제사회에 보여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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