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자원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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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자원에 대한 오해

쏘니 0 4,505 2009.07.16 10:47
2009.07.16 <joins>

사람들은 때로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기대를 갖는데 바다 또한 그러한 존재인 것 같다. 인류 역사만 보더라도 바다의 중요성을 쉽게 알 수 있다. 바다는 교역의 통로였으며, 오늘날의 세계는 일찍이 바다를 제패한 서양 국가들에 의해 밑그림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먼 바다에서 미래에 필요한 여러 가지 지하자원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알면 알수록 대양은 자원으로서 가치보다는 우리가 이해와 보존에 더 많이 노력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점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깊은 바닷속에 무한한 지하자원이 있으며 심지어 일본이 독도 소유권을 주장하는 저의도 그 주변에 메탄 수화물을 비롯한 많은 지하자원이 묻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실제와는 다르다. 일본이 독도 소유권을 주장하는 이유는 아마도 독도가 지형적으로 일본 본토의 연장선상 끝에 놓여 있어서일 것이다. 해수면 위만 그려진 일반 지도로는 알기 어렵지만 해저 지형을 자세히 보면 울릉도는 확실히 한반도 연장선상에 있지만 독도는 일본 쪽에 붙어 있다. 커다란 협곡이 두 섬 사이에 있다. 이는 구글 어스의 해저 지형 정보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된다. 현재 일본은 태평양에 겨우 수십㎡ 크기의 바위 위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을 쌓아 놓고 그 주변 200해리를 자기 해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일본 본토에서 가까운 독도를 우리가 차지하고 있으니 매우 아쉽기도 할 것이다.

오늘날 바다에서 얻는 경제성 있는 자원은 석유와 가스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나마 이 두 가지도 심해가 아닌 대륙 주변 바다에서 난다. 나머지 광물들은 미래의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당분간은 큰 경제적 가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의 우리 지식 또는 기술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며 수십 년 내지 그 이상을 두고 봐야 한다는 뜻이다. 해양과학에 대한 국민적 이해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 명백한 차이를 보인다. 새로운 과학적 사실이 발견되면 처음에는 그것이 가져올 산업적 가치에 대해 흥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좀 더 차분히 연구를 진행하면 당초 예상과 달리 경제성은 요원하고 더 많은 학문적 이해가 이뤄진 뒤에야 평가가 제대로 내려질 수 있음이 드러난다. 이럴 때 선진국에서는 꾸준한 연구를 통해 그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반면 개발도상국들은 아예 포기하거나 반대로 무모하게 개발에 뛰어드는 경우를 종종 본다. 불행히도 우리나라는 바다에 관한 한 이 후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삶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무언가를 얻었다면 대부분 그 원리를 완전히 깨친 다음이다. 패러데이를 비롯한 19세기 과학자들이 전기와 자기의 원리를 밝히지 못했다면 과연 오늘날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같은 전자제품이 만들어질 수 있었겠는가? 진화·유전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분자생물학을 통한 질병 치료가 가능했겠는가? 자연현상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선행된 다음에야 비로소 경제적인 가치를 논할 수 있다는 것은 수많은 역사적 사례가 입증한다. 그것을 무시해 실패한 사례들도. 그런 의미에서 나는 바다를 우리가 아직 더 많이 이해하고 보존해야 할 대상이라고 본다. 완벽한 과학적 이해만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바다를 활용하고 관리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묵 서울대 교수 지구환경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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