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멸종, 혜성 탓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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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대멸종, 혜성 탓 아니다"

쏘니 0 5,934 2009.08.07 10:34
2009.08.03 <매일경제>

지구 역사상 여러 차례 일어난 동식물의 대멸종 사건들은 혜성 충돌 때문이 아닌 것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실험에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보도했다. 미국 워싱턴 주립대 연구진은 주기가 긴 혜성들의 궤도를 추적, 이들이 지구와 충돌했을 가능성을 계산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동식물의 대멸종을 가져왔을 만큼 규모가 큰 혜성이 과거 몇 차례나 지구에 충돌했는지는 학자들 사이에 끊이지 않는 논란거리이다.

많은 학자가 6천500만년 전에 일어난 대형 공룡들의 멸종이 소행성 때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지만 다른 멸종 사건들도 이처럼 소행성이나 혜성과의 충돌 때문에 일어났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혜성은 먼지와 암석, 물 성분의 얼음 및 얼어붙은 가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의 궤도가 태양과 가까워지면 부분적으로 온도가 올라가 구성물질들이 기화하면서 혜성의 핵 주위에 `코마'라고 불리는 성운 모양의 외피를 형성한다.

소행성은 이런 코마가 없는 것으로 혜성과 구별된다.

지구 상공에 75년 만에 한 번씩 나타나는 핼리 혜성은 `단주기 혜성'으로 분류되는데 이런 유형의 혜성은 우리 태양계 외곽의 소행성 띠인 카이퍼 벨트로부터 온 것이다.

반면 `장주기 혜성'은 보다 먼 `오르트구름'으로부터 온 것으로 생각된다.

오르트구름은 약 45억년 전 우리 태양계가 형성될 당시 남은 부스러기들로 이루어진 넓은 영역을 가리키는데 과거엔 지구를 가까이서 지나가는 장주기혜성이 이 영역에서 태어나는 것으로 생각됐었다.

이들 장주기혜성의 궤도는 지나가는 별의 중력에 의해 조금씩 찌그러는데 이럴 때 혜성이 태양계 내부로 들어가는 빈도가 높아지는 이른바 `혜성 소나기"가 일어난다.

그러나 연구진의 실험에 따르면 오르트구름 내부에서는 지구의 궤도를 가로지르는 장주기혜성들이 태어나는 것으로 나타나 관측 가능한 많은 혜성들이 생각보다 다양한 기원에서 출발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오르트구름 안에 얼마나 많은 천체가 존재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학자들은 최대치로 계산한다 해도 지난 5억년 동안 지구와 충돌한 천체는 두 세개에 불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스로 이루어진 거대한 목성과 토성이 방패 역할을 해 오르트구름으로부터 쏟아지는 대부분의 천체가 지구와 충돌하는 것을 막아 주었을 것이라는 학자들의 가설은 최근 목성 표면에 소행성이나 혜성 충돌로 생긴 거대한 상처가 입증하고 있다.

연구진은 약 4천만년 전에 일어난 소규모 멸종 사건은 이런 혜성 소나기 가운데 하나가 원인이며 이것이 지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혜성 소나기였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들은 "이 연구는 지구 역사상 가장 강력한 혜성 소나기가 소규모 멸종을 초래하는 데 그쳤으며 다른 혜성 소나기들은 이보다도 강도가 낮았고 따라서 혜성 때문에 대멸종이 일어났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youngnim@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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