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김준기 회장, 에너지 사업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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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그룹 김준기 회장, 에너지 사업 ‘제동’

푸른산맑은물 0 4,120 2012.10.26 03:12
[시사서울; 2012년 10월 25일]

동해화력발전소 사활 걸었지만 결국 백지화 수순
‘주민동의서’ 제출 포기…지경부 선정평가 최대 악재
주민들 “지역에 막대한 환경피해 입혀온 기업” 규탄

[시사서울 성현 기자] 동부그룹 계열사인 동부메탈이 강원도 동해시에 추진 중인 화력발전소 건설과 관련, 지역 주민 과반 동의를 얻지 못해 사업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메탈이 발전소 건립 승인 여부를 결정짓는 지식경제부 평가에서 총점의 1/4을 차지하는 주민동의서를 결국 획득하지 못함으로써 무려 4조원을 투입해 화력발전소를 지으려던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동부 측 관계자는 24일 “비록 주민 동의를 얻지는 못했지만 결과는 알 수 없기에 계속 추진 여부는 지역희망도 평가 계획서 제출 마감 직전까지 고심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3일 동해시는 “동부메탈이 동해시 송정동 일원 28만3073㎡의 부지에 4조1000억원을 들여 2020년까지 1000㎿급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건설하려는 계획에 대해 주민동의서를 지경부에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인근 주민들의 찬반서명을 받은 결과 찬성세대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데 따른 것이다.

동해시는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송정동과 북삼동, 천곡동 주민을 대상으로 통반장 방문과 동주민센터 서명부 등을 통해 화력발전소 건설에 대한 찬반투표를 열었다.

그간 화력발전소 건설을 두고 주민 간 갈등이 극한 양상으로 치달아 왔다. 반대단체는 동해경제인연합회와 한마음경영인연합회 등 경제단체, 통합진보당 강원도당, 동해시공무원노조 등이다.

동해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성명에서 “동부메탈은 동부그룹의 모태로 수십년간 그룹의 자금원 역할을 하면서 지역에 막대한 환경피해를 입힌 기업”이라고 규탄했고, 통합진보당은 “동부그룹의 화력발전소 부지는 인구 밀집지역으로 이미 동해항과 동해메탈, 황산저장고 등이 위치해 환경오염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심각한 곳”이라고 우려했다.

동해시공무원노조는 “동부 측은 가가호호 방문 찬성 설득, 일방적인 장점 홍보, 주거밀집지역인근에 들어서는 석탄화력발전소의 단점 미홍보 등을 전방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맞서는 찬성 측은 주로 동부메탈 동해공장 직원들. 수적으로는 열세지만 생업이 달린 일인 만큼 집회도 수차례 단행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지난 22일 집회에서는 “인근 도시는 인구늘리기와 고용창출 등을 위해 기업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으니 동해시도 발전소 유치를 통해 지역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립을 지켜야할 공무원노조가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집중 비난했다.

이같은 주민간 갈등을 봉합하고자 실시된 투표는 개표 결과 3개동 2만1175세대 중 1만2969세대(61.24%)가 참여, 4914세대(37.89%)만 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동부메탈의 발전소 건설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발전소 건립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지경부 평가에서 해당 지자체가 제출하는 주민동의서는 배점이 15점이다.

여기다 지역의회의 동의를 구하면 가산점 10점이 보태져 ‘지역 여론’ 점수는 총점 100점에서 25점(25%)이나 차지한다. 그러나 동부메탈은 동해시 주민들의 동의는 물론 시의회 동의도 얻지 못한 것이다.

예기치 못한 돌발 악재를 마주한 동부메탈은 투표방식에 불만을 표시했다.

동부 측 관계자는 “투표인원이 2000여명 안팎인 강릉이나 삼척도 투표 기간을 각각 4주와 2주씩 줬는데 동해시는 유권자가 2만명이 넘음에도 기간은 단 일주일이었다”며 “홍보를 금지해 장점을 알릴 시간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동부메탈은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하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는 금융 분야와 철강금속 화학에 이은 세번째 규모의 사업군이지만 2022년이면 건설 에너지 분야가 그룹 내 최대 매출을 올리는 사업군으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동해 외에도 당진에 2조2000억원을 투입, 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이고, 삼척에는 무려 14조원을 투자해 최첨단 발전소를 지을 계획이다. 최근에는 강릉에도 3조5000억원을 쏟아 발전소를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동부메탈이 에너지 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김준기 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라는 것이 안팎의 설명이다.

김 회장은 지난 6월 임직원에게 “국내 시장에서 최소 6,000㎿ 규모의 발전소 건설과 운영 노하우를 쌓으라”고 지시했다. 김 회장은 이전에도 각종 사내 경영진 회의에서 “동부가 에너지 사업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발언을 자주 해왔다.

동해시 투자유치지원과 관계자는 25일 “현재 동해시의 전력 수요는 약 1000MW인데 동서화력이 운영하는 발전소를 비롯 총 4개의 발전소가 있어 공급량은 4000MW에 달한다”며 “전력 부족이 심각한 지역이 많기 때문에 지식경제부가 화력발전소 건설을 승인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발전소 건설을 신청한 업체가 24개에 달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동부메탈이 주민동의서 미제출이라는 악재에도 불구, 사업 추진을 강행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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