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2012년 11월 26일]
`슈퍼지구'에 우주線 막는 자기장 있는듯
맨틀-핵 구분 안되는 액체 금속이 자기장 형성
(서울=연합뉴스) 질량이 지구와 비슷하거나 최고 10배에 이르는 암석질 행성, 이른바 `슈퍼 지구'들은 내부가 맨틀층과 핵이 구분되지 않는 액체 금속으로 차 있고 이 때문에 해로운 우주선으로부터 생명체를 보호해 주는 자기장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새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스페이스 닷컴이 25일 보도했다.
미국 카네기연구소 과학자들은 슈퍼 행성들에서 암석 물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에서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발견된 수백 개의 외부행성 가운데 일부는 표면에 바다가 있을 것으로, 심지어 어떤 것은 다이아몬드로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진은 슈퍼 지구들이 큰 질량 때문에 지구보다 높은 내압을 갖고 있을 것이며 이런 압력으로 점성이 커지고 용융점이 높아져 지구처럼 암석질 맨틀층과 금속 핵으로 분리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구에 흔한 암석 광물질인 산화마그네슘이 슈퍼지구의 극단적인 고압과 고온에서 액체 금속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이런 액체 금속은 자기장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이다.
산화마그네슘은 지구 표면에서 가장 깊은 맨틀층에 이르기까지 지구에서 광범위하게 발견되는 투명 세라믹 물질이다.
연구진은 이런 물질이 슈퍼지구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기 위해 작은 산화마그네슘 조각에 강력한 레이저를 10억분의 1초 동안 쏘아 슈퍼지구와 같은 조건으로 가열ㆍ가압했다.
이 때 압력은 지구 대기압의 1천400만 배, 온도는 5만 ℃까지 올라가며, 암석은 새로운 결정구조를 가진 고체로 변했다가 마침내 액체 금속으로 변화했다.
연구진은 "산화마그네슘의 움직임은 수십 년 전부터 이론가들이 예측했던 것과 매우 비슷했다"면서 이는 슈퍼지구의 핵과 맨틀층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지난 수십 년 간 우리는 외부 행성들이 지구나 화성처럼 비금속성 산화물로 이루어진 외각이나 맨틀층, 철이 주성분인 금속 핵으로 이루어져 있을 것이며 이런 구조에서 자기장이 생겼을 것으로 상상해 왔다"면서 이는 분명 제한된 지식만을 토대로 삼은 인간중심적인 사고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실험 결과 행성의 자기장이 철 성분 핵에 의해서만 생긴다는 일반적인 추론은 매우 폭이 좁은 것으로 밝혀졌다. 자기장이 행성의 맨틀층 안에도 생길 수 있다는 가설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온 것이지만 이제야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행성에 생명체가 있다면 우주선 같은 해로운 광선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강력한 자기장이 있어야 한다고 흔히들 말하는데 이는 인간처럼 행성의 표면에 사는 특정 유형의 생명체에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자기장은 생각보다 훨씬 광범위한 행성에서도 형성되며 우주 생명체에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환경을 제공해 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슈퍼지구의 성질에 관해서는 밝혀진 것이 극히 적으며 금속 액체가 자연상태에서 어떻게 존재하는지 알기 위해선 컴퓨터 모델을 만들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슈퍼 지구의 성질에 관해 추측하긴 쉽지만 결론을 내긴 어렵다. 이런 행성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