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1호, 우주탐사선 최초 태양계 이탈 눈앞…미지의 우주 `보이저`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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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저1호, 우주탐사선 최초 태양계 이탈 눈앞…미지의 우주 `보이저`가 보여준다

[한국경제 김태훈 기자 ; 2012년 12월 4일]

보이저1호, 우주탐사선 최초 태양계 이탈 눈앞…미지의 우주 `보이저`가 보여준다


우주탐사위성 보이저 1호가 태양계 끝 새로운 영역에 진입했다. 비록 사람이 타고 있지는 않지만 우주를 향한 인류의 메시지를 담은 위성이 태양계를 벗어나 미지의 세계로 들어서는 역사적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 지구물리학회’ 콘퍼런스에서 보이저 1호가 태양권(heliosphere) 최외곽의 이른바 ‘자기장 고속도로’로 불리는 새로운 영역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자기장 고속도로는 태양권 내부 입자들이 바깥으로 나가고 성간(항성과 항성 사이의 공간) 우주 입자들이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일종의 통로다.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던 전하들이 이곳에 진입하면 마치 고속도로에서 차가 이동하듯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과학자들은 자기장의 흐름이 바뀌는 것을 보고 성간공간과 태양계의 경계를 구분하고 있다. 태양계 내부에서는 동-서 방향으로 자기장이 흐르는데 성간공간으로 벗어나면 남-북 방향으로 치우친 자기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기장 흐름으로 볼 때 보이저 1호는 이 경계인 자기장 고속도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NASA 측 설명이다.

보이저 1호의 현재 위치는 지구로부터 180억㎞ 떨어진 곳이다. 지구와 태양 간 거리의 120배에 달하며 빛의 속도(30만㎞/s)로 17시간 떨어진 거리다.

보이저 연구책임자인 에드워드 스톤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는 “보이저 1호는 외부 우주로의 마지막 여정에 접어들었다”며 “태양계를 완전히 벗어나는 데 빠르면 몇 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1977년 9월 발사된 보이저 1호는 1979년 3월 목성을 통과한 데 이어 1980년 11월 토성을 지나며 두 행성의 영상을 최초로 보내왔다. 당초 1989년 임무를 종료할 예정이었지만 발사 후 35년이 지난 지금도 우주를 항해하며 ‘태양계 외부와 만나는 인간이 만든 최초의 물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쌍둥이 위성인 보이저 2호도 천왕성과 해왕성을 통과한 뒤 지구에서 147억㎞ 떨어진 곳을 비행하고 있다. 두 위성에는 외계 생명체와 만날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어 ‘안녕하세요’ 등 55개 언어의 인사말, 27곡의 음악, 개 짖는 소리 같은 다양한 소리와 118장의 지구 사진이 실려 있다. 이들 위성은 행성 탐사 임무는 마쳤지만 연료가 떨어질 때까지 태양권 밖으로 비행할 예정이다. 주기적으로 우주선(線), 태양 전하 입자량, 자기장 등의 변화를 측정해 관련 데이터를 지구에 보내고 있다. 지구와 180억㎞ 이상 떨어져 있어 한번 신호를 주고받는 데만 1~2시간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이저 1호는 태양계를 벗어나 앞으로 성간 우주의 입자 및 자기장 변화 등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태양계 외의 다른 별을 만나기까지는 최소한 4만년의 시간이 필요해 그 이전에 임무를 마칠 것으로 과학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보이저 위성은 초소형 원자로를 이용한 전력공급장비(RTG)를 탑재한 덕분에 당초 기대보다 20년 이상 길게 우주를 항해하고 있지만 2025년께는 연료가 완전히 바닥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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