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과 함께 뱀-도마뱀도 거의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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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2 16:16
[동아일보 ; 2012년 12월 12일]
공룡과 함께 뱀-도마뱀도 거의 멸종
美연구진, 멸종 도마뱀에 `오바마돈' 명명
6천500만년 전 소행성 충돌로 육지 공룡이 멸종했을 때 뱀과 도마뱀도 함께 거의 멸종지경에 이르렀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예일대 과학자들은 공룡에만 기존 연구가 집중돼 지금까지 거의 밝혀지지 않았던 다른 파충류에 관한 연구 결과 당시 뱀과 도마뱀도 83%가 멸종하는 수난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북미 대륙 서부 지역에서 발견된 알려진 종 21개와 새로운 종 9개의 화석들을 분석한 결과 소행성 충돌의 충격이 생각보다 훨씬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살아남은 것은 모두 무게 450g 이하의 작은 종들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새로 밝혀진 멸종 도마뱀 한 종에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따 `오바마돈 그라실리스'(Obamadon gracilis)로 명명했다. `odon'은 이빨을 뜻하고 `gracilis'는 가늘다는 뜻을 가졌다. 몸길이 30㎝가 채 안 되는 이 도마뱀은 길고 가느다란 치아를 갖고 있는데 연구진은 "이름에 아무런 정치적 의미도 부여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오바마'란 이름은 다른 분야에서도 사용돼 이미 물고기(Ethiostoma obama)와 지의류(Caloplaca obamae)에도 하나씩 붙여졌다.
연구진은 공룡 말기에 살았던 파충류의 종류가 공룡만큼이나 다양했다면서 큰 공룡의 알과 새끼들을 먹을 수 있을만큼 큰 길이 2m의 보아구렁이만한 것이 있었는가 하면 오바마돈처럼 몸길이가 30㎝에 불과한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구아나처럼 생긴 초식성 도마뱀들은 북미 대륙 남서부에 살았고 몸길이가 1.8m까지 이르렀던 포식성 도마뱀들은 지금의 몬태나주인 습지와 범람원에서 사냥하며 살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진은 이들 파충류의 유연관계를 조사한 결과 많은 것이 소행성 충돌 후인 백악기 말기에 사라진 고대 종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뱀과 도마뱀이 멸종 위기까지 갔던 사건이 오히려 소수의 생존자에게는 진화와 종 분화의 기회가 됐다면서 오늘날 9천종이나 되는 뱀과 도마뱀이 살고 있는 것은 "환경에 더 잘 적응해서가 아니라 경쟁자가 모두 사라진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