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 2012년 12월 21일]
기후 변화가 화산 분출에 영향 미쳐
(서울=연합뉴스) 화산 활동이 단기적인 기후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폭발 사건 등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거꾸로 기후 변화가 화산 분출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0일 보도했다.
독일 GEOMAR 헬름홀츠해양연구소와 미국 하버드대학 과학자들은 지난 100만 년 동안 태평양 주변에서 일어난 대규모 화산 분출과 기후 변화 사이에 관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국제 지질학 학술지 지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중앙아메리카의 화산들을 대상으로 한 GEOMAR의 기존 연구를 통해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
즉 해저에 퇴적된 화산재층을 관찰해 지난 46만 년 간의 화산 활동을 재현한 결과 유난히 화산 분출이 잦았던 시기가 있었으며 이런 패턴은 지구 기온이 올라가 빙상이 급속하게 녹은 후에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정말로 보편적인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태평양 지역 전체에서 채취한 퇴적물 코어를 분석했다.
그 결과 국제 합동 해양시추프로그램(IODP)과 이전 프로그램으로 채취된 100만 년 이상의 자료에서도 중앙 아메리카와 똑같은 패턴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을 적용한 분석 결과 "지구 온난화 시기엔 대륙의 빙하가 비교적 빨리 녹았고 해수면이 상승했다. 대륙에 가해지는 얼음의 압력이 줄어들고 반대로 해양판에 가해지는 압력은 늘어나면서 지구 내부의 스트레스에 변화가 생겨 마그마 상승 통로가 더 많이 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편 온난화기 말기의 냉각 속도는 훨씬 느려 극적인 스트레스 변화가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자연적인 기후 사이클을 따라간다면 우리는 지금 심한 온난기 끝 무렵에 와 있다. 따라서 화산활동은 비교적 잠잠하다"면서 현재의 지식 수준으로는 인위적 요인에 의한 온난화가 미치는 영향이 아직도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현상이 오늘날 미칠 영향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역사상 단기적 변화들도 연구할 계획이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