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왜 이렇게 추운가 했더니 "북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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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6 21:06
[머니투데이 ; 2012년 12월 26일]
올겨울 왜 이렇게 추운가 했더니 "북극에…"
올 겨울 불어닥친 유례없는 강추위에 대해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유발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놨다.
기상청은 차가운 성질의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화되면서 한반도에 강추위를 몰고 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화된 원인은 크게 세 가지가 꼽히는데, 모두 지구온난화가 유발한 요인들이다.
아직 얼지 않은 카 라/바렌츠해(러시아 우랄산맥 근처 북극해)가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이곳의 얼음이 얼지 않으면 동아시아 지역으로 찬 공기가 유입되는 대기 흐름이 형성된다. 북극해의 바다얼음 면적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북극을 둘러싸고 있는 제트기류가 약해져 이곳에 갇혀 있던 찬 공기가 남하한 것도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을 키웠다. 지상 1만m에서 부는 제트기류는 풍속이 시속 100~250km인 공기흐름이다.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둬두는 역할을 한다. 제트기류는 북극과 저위도 지방의 기압차가 클수록 활성화되는데 북극 기온이 올라 기압차가 줄어들면 자연히 그 세기가 약화된다. 최근 지구온난화에 따라 북극 기온이 오르면서 제트기류의 세력이 약해진 것이다.
지난 10월부터 시베리아 지역의 눈덮임 면적이 증가하면서 지면 온도를 급격히 떨어뜨린 점도 또 다른 원인이다. 적설량이 증가한 이유는 대기 순환으로 인해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의 만남이 잦았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시베리아 고기압을 강화하는 어느 한 요인만 강화돼도 한반도에 한파를 몰고 올 여지가 크다"며 "올해는 공교롭게도 이 세 가지 요인이 중첩되면서 유난히 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차가운 시베리아 고기압은 중심의 복사냉각이 심할 수록 더 발전한다"며 "시베리아에 많은 눈이 내려 대기와 지면이 냉각되는 복사냉각이 심화됐고, 결과적으로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극의 극진동지수가 강한 음의 값을 나타내고 있다"며 "강추위가 닥칠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라고 설명했다. 극진동지수가 음이면 북극의 찬 공기를 막는 제트기류가 한반도 쪽으로 내려왔다는 의미다.
반 센터장은 "지구의 평균기온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별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미국 동부와 러시아, 북유럽, 극동 지역 등에서 한파가 발생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6일 서울의 수은주는 영하 14도까지 떨어졌다.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24일에는 지난해보다 21일 앞서 한강의 첫 결빙이 관측됐다. 12월 최저기온 기록을 경신한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강추위는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평균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상 4도이며,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다음 달 중순부터 평년 수준의 기온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