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발목잡힌 광물자원공사…손실액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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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02 19:56
[국제신문 ; 2013년 1월 2일]
호주서 발목잡힌 광물자원공사…손실액 눈덩이
해외자원 개발 등을 위해 설립된 공기업인 한국광물자원공사가 호주에서 수년째 발목이 잡혀 있다.
지금까지 약 4천만 호주달러(약 426억 원)를 투자한 호주 와이옹 탄광개발 사업이 환경훼손을 우려한 현지 주정부의 완강한 입장으로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면서 기회비용 상실 등에 따른 손실액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2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 주정부와 광물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가 중심이 된 한국컨소시엄이 주도하고 있는 NSW주 와이옹 탄광개발 사업은 재작년 3월 허가신청이 한 차례 거부된 이후 재신청을 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와이옹 탄광개발 사업에는 1995년부터 광물자원공사가 중심이 된 한국컨소시엄이 4천만 호주달러를 투자했으며 투자지분은 광물자원공사 82.25%, SK네트웍스 8.5%, ㈜경동 4.25% 등 한국컨소시엄이 95.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5%는 일본계 소지츠가 보유 중이다.
광물자원공사가 17년간 심혈을 기울여온 이 사업은 2011년 3월 NSW 주정부가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허가신청을 거부했으며 한국컨소시엄은 환경영향평가 서류 등을보완해 재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허가신청이 거부된 직후 실시된 NSW 주의회 선거로 민선 주정부가 노동당에서 자유당으로 바뀌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은 데다 새롭게 들어선 자유당 주정부역시 와이옹 탄광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일이 더 꼬였다.
더욱이 NSW 자유당 주정부는 주의회 선거 당시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탄광개발 사업은 하지 않겠다"며 주요 선거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웠던 터라 이를 뒤집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 NSW주 탄광개발 허가권을 갖고 있는 핵심 '키맨(keyman)' 중 하나인 크리스 하처 에너지자원부 장관이 와이옹 지역을 관할하는 센트럴 코스트 지역 출신 주의원이기도 해 탄광개발에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기가 어려운 입장이다.
한국컨소시엄은 호주 주재 한국 공관까지 측면지원에 나서 정부 예산으로 하처장관을 한국으로 초청, 유관 기업 고위 임원 및 지식경제부 차관과의 면담 자리를 알선하는 등 NSW 주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으나 구체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시드니 총영사관저에서 열린 한국기업 주재원 초청 송년회에 참석하기도 했던 하처 장관은 한국기업과의 관계에 우호적인 시각을 표명하면서도 환경오염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NSW 주정부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와이옹 탄광개발 사업에 수백억원을 투자한 광물자원공사는 수년째 별 성과도 없이 해당 사업에 발이 묶이면서 기회비용 상실 등에 따른 손실액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애초 와이옹 탄광에서 매년 500만t의 석탄을 개발, 28년간 장벽식 탄층채굴법을 통해 채탄할 계획이었다.
8.5%의 지분을 투자한 SK 역시 와이옹 탄광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최태원회장이 직접 호주의 탄광을 방문하면서까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야심차게 추진해온'해외 자원경영'이 삐걱거리고 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와이옹 탄광개발 사업에 부정적이던 자유당 주정부의 입장이 상당히 완화되고 있다"며 "절차상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중에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