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지구촌 ‘검은 금맥’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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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 지구촌 ‘검은 금맥’ 캔다

한겨례 0 7,463 2007.10.22 14:17
[한겨례: 2007년 10월 22일]

30개국 96곳 누비며 원유 탐사·생산 활발
추정 매장량 159억배럴…수입량의 17.9배
치열한 경쟁 속 전문인력·자본 확보 열쇠

2003년부터 본격화한 고유가 현상이 계속 이어지면서, 국외 유전을 개발하려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21일 산업자원부는 2007년 9월 현재 한국이 국외에서 탐사·개발·생산 단계에 있는 유전이 30개 나라 96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탐사에 성공해 생산을 하고 있는 곳은 17개국 29곳, 개발 단계인 곳은 8개국 11곳에 이른다. 리비아 엘리펀트 육상 광구에서는 6억4천만 배럴의 매장량을 확인했으며, 2006년 8월부터 하루 15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또 카자흐스탄과 타이에서도 각각 추정량 1억7천만 배럴, 1억4천만 배럴의 유전을 발견해 개발 중이며, 오만·미얀마·베트남에서는 가스전을 발견했다. 올해도 지난 1월 아르헨티나, 8월 브라질, 10월 중국 등에서 원유 생산을 시작했다.

유전 개발의 결과로 확보한 원유 추정 매장량은 2007년 9월 현재 159억 배럴이며, 이 가운데 21억 배럴은 이미 매장량이 확인됐다. 159억 배럴은 한국의 한해 원유 수입량인 8억9천만 배럴의 17.9배 이르는 규모다. 또 21억 배럴은 한해 수입량의 2.4배 정도 된다.

이처럼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국외 유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치솟는 원유 가격 때문이다. 김정관 산업자원부 에너지자원개발본부장은 “2003년 이후 유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국외 유전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며, “예전에는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던 중소 규모의 유전들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국외 유전 사업 참여는 2004년 5건에서 2005년 14건, 2006년 24건, 올 들어서는 9월까지 27건으로 크게 늘어났다. 투자 금액 기준으로도 2004년 7억7천만달러에서 2005년 11억1천만달러, 2006년 20억9천만달러, 올 들어서는 상반기까지 13억달러로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국제 유가 급등의 한 원인인 터키-이라크간의 긴장 고조 같은 국제 분쟁도 국외 유전 개발의 배경이다. 이승우 산자부 유전개발팀장은 “유사시에는 우리가 개발한 유전에 대해 ‘국내 반입 명령’을 내려 원유를 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며 “국외 개발 유전은 외국에 비축해 놓은 원유 물량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미 개발·생산하고 있는 유전 외에 탐사 단계인 유전도 21개 나라 56곳에 이른다. 한국석유공사를 주축으로 한 한국 컨소시엄은 지난 7월 아제르바이잔 이남 광구에서 그곳 국영 석유회사와 매장량 4억 배럴 규모의 지분 매매 계약을 맺었으며, 2008년 탐사를 시작한다. 또 한국은 지난 2006년 8월 우즈베키스탄 아랄해 가스전, 2006년 3월 나이지리아 해상 광구, 2005년 12월 러시아 서캄차카 등에서도 생산물 분배 계약을 맺었는데, 매장량 지분은 각각 3억·12억·15억 배럴에 이른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외 유전 개발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양승모 한국석유공사 홍보팀장은 “한국은 세계 메이저 석유회사들과 이를 추격하는 브릭스 국가들 사이에 끼어있다”며 “한국이 이들과 경쟁하려면 산유국들이 원하는 기술이나 인프라, 산업 이전 등 더 매력적인 제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유전개발팀장은 “유전 개발 선진국이 되려면 현재 700~800명밖에 안되는 석유 관련 전문 인력을 더 키워야 하고, 한 사업에 몇천억원이 들어가는 비용 조달 방안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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