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 제품’ 저가 공세 국내 석유화학업체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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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제품’ 저가 공세 국내 석유화학업체 초긴장

푸른산맑은물 0 4,350 2013.02.26 12:46
[한겨례뉴스; 2013년 2월 25일]

원유 이용 때보다 원가 30~50% 싸
미, 생산 확대 대중수출도 늘려 위협
대체재 천연가스제품 개발로 맞대응
지난해 불어닥친 셰일가스 바람에 올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촉각을 세우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중동의 저가 제품 공세와 중국의 설비 증대 등 외부 환경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셰일가스에 기반한 미국 업체들의 저가 제품 공세란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셰일가스는 지하 깊은 곳 퇴적암층에서 추출되는 가스로 채굴 기술의 발전으로 지난해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생산량이 늘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은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으로 만들어진 저가 석유화학제품의 공세가 점점 현실화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합성수지나 화학섬유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염화비닐(PVC)은 에틸렌을 원료로 생산하는데, 셰일가스나 천연가스를 이용한 에틸렌 제조 원가는 원유를 이용하는 것보다 30~50%가량 싸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대부분 원유에서 정제한 나프타를 원료로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을 확대하면서 저가 에틸렌을 활용한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늘리고, 우리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 수출 비중도 높이고 있다. 셰일가스 최대 매장량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중국도 2020년까지 셰일가스 생산을 1000억㎥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한텐 중국의 셰일가스 생산이 미국보다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만 중국의 경우, 기술 수준이 떨어져 당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로는 한화케미칼이 먼저 정면대응에 나섰다. 한화케미칼은 현재 미국 현지에 셰일가스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공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싼 원료를 이용해 생산비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으나 미국 셰일가스 업체와 논의중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엘지(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다른 석유화학업체들도 셰일가스가 가져올 영향을 다각도로 가늠해보고 있다. 이들도 “중장기적으로 셰일가스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하지만 당장은 큰 영향이 없는데다 설비를 셰일가스 기반으로 전환하는 것도 쉽지 않아, 우선은 지켜보는 상황이다. 대신 셰일가스와 대체 관계를 갖는 천연가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엘지화학의 경우, 4조4000억원을 투자해 내년 초부터 카자흐스탄에 천연가스 기반 석유화학공장 설립을 시작해, 2016년 제품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도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스전 개발과 에틸렌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중이다.
셰일가스를 활용한 석유화학제품 생산은 여전히 변수가 많다. 석유화학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생산설비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았고, 수송비 등을 고려하면 셰일가스로 인한 원가 절감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은 셰일가스가 국내 석유화학업체에 위협인 동시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엘지경제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천연가스 화학 기술을 개발해 새롭게 형성되는 천연가스 화학 시장에서 다양한 사업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위협을 최소화하고 미래에 다가올 천연가스 산업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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