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석유 '20% 싼 기름'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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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석유 '20% 싼 기름' 가능한가

푸른산맑은물 0 4,410 2013.03.19 21:43
[그린경제; 2013년 3월 19일]

[그린경제=이진우 기자] ‘20% 싼 기름 판매’의 제5 정유사를 표방하는 국민석유회사가 마침내 오는 21일 창립발기인대회를 열고 법인으로 출범한다.

18일 ‘국민석유회사 설립준비위원회’(이하 국민석유 준비위)에 따르면 당초 일정을 앞당겨 100주 이상 약정하고 창립 분담금을 낸 창립발기인을 중심으로 21일 법인을 설립키로 결정했다.

법인 설립을 앞당긴데는 국민석유 준비위가 지난해 6월 하순 발족과 함께 전개한 국민주 공모 방식의 1인1주(주당 1만원 이상) 갖기 인터넷약정 운동이 6개월만인 지난해 12월 29일 약정액 1000억원, 약정참여 3만명 실적을 돌파한데 따른 영향이 컸다. 폭발적인 국민 호응에 고무돼 국민석유 법인화를 서두른 것이었다.

이처럼 국민적 높은 관심 못지 않게 국민석유가 대외적으로 내건 주요 경영 목표의 현실 가능성을 놓고 논란이 여전하다.

과연 국민석유가 수십년에 걸쳐 구축돼 온 대기업 정유 4개사의 공급 독과점 구조를 깨고 가격거품을 제거, ‘착한 기름’을 국민에게 공급할 수 있을 것인지 낙관과 비관이 팽팽하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석유의 ‘20% 싼 착한 기름’에 대한 주요 이슈들을 살펴 본다.

1. 어떻게 기름값을 20% 내릴 수 있다는건가

 국민석유가 내세우는 ‘20% 코스트 다운(비용 감축)’ 해법은 크게 4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원유의 수입 거래선 변경이다. 기존 국내 정유 메이저들이 도입하는 원유인 고가의 중동산 중질유를 러시아 시베리아와 캐나다의 저유황 경질유로 대체한다는 것.

중동산 중질유가 비싼 이유는 전세계 원유 거래량의 10분의 1도 채 안 되는 5~6% 비중을 차지하는 싱가포르 원유 현물시장의 높은 시세가격으로 국내 정유사들이 들여오기 때문이라고 국민석유는 주장한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형성된 시세는 국제거래가격으로 인정되고 있다. 따라서 시베리아나 캐나다산 저유황 경질유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유리하다.

두 번째는 중질유를 경질유로 바꾸는 분해 과정의 고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유황 성분이 높은 중동산 중질유를 상용성이 높은 경질유로 바꾸기 위해선 많은 비용이 드는 고도화 정제(중질유 분해) 작업을 해야 하는데 시베리아, 캐나다의 저유황 경질유는 그런 과정 비용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 번째는 원유 수입에 따른 수송비용 절감이다.

국민석유는 시베리아 저유황 경질유의 경우 국내 동해까지 오는데 이틀 소요된다며 중동산 중질유 도입 운송비용과 비교해 20~25% 밖에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대기업 정유사들이 정제 과정에 사용하는 비싼 외국산 촉매제 대신 저렴한 국산 촉매제로 전환해 비용 절감한다는 것이다.

국민석유에 따르면 외국산 촉매제는 대부분 글로벌 원유 메이저의 계열사들이 공급하고 있는데, 국산 촉매제는 외국산보다 20~30% 저렴한데다 정부 지원만 이뤄지면 국내 중소기업의 양산도 가능하다.

이밖에 국민석유는 대기업 정유사들의 수천억원대 이르는 외국지분 배당금, 독과점 유지를 위한 추가비용 등이 시중 기름의 높은 가격을 형성하는데 한몫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2. 주주에게만 ‘착한 가격’ 혜택, 대중화 변수

국민석유의 ‘착한 기름’은 모든 국민에게 ‘20% 싼’ 혜택을 주지 않는다.

국민주 1주라도 약정에 참여한 주주들에게 ‘주유 쿼터’가 제공되고, 이 쿼터는 제3자에게 양도가 금지된다. 굳이 혜택을 누리려면 국민석유의 증자 때 참여하는 길밖에 없다.

또다른 문제는 국민석유 ‘착한 기름’의 유통물량과 주유소 개수.

현재 국민석유는 5000억원 설립자금을 기반으로 주유소 100개 이상을 설립하고 초기 거래물량 하루 10만 배럴을 예상하고 있다. 이는 국내 하루 원유 유통량의 4~5%에 해당하는 수치로 국민석유는 향후 30만 배럴까지 확대한다는 목표이다.

주유소 설치 기준은 중소도시의 경우 약정인사 1000명 이상, 약정액 15억원 이상 지역에 우선적으로 배려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국에 중소도시 지역준비위를 40~50곳 설립할 예정이다.

대도시도 약정인사 3000명 이상, 약정액 50억원 이상 지역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주유소 개인사업자는 국민주 약정인사이면서, 약정추천 100인 이상을 충족시켜야 하고, 해당 지역준비위의 추천을 받거나 지역민의 신망을 받는 인사이어야 하며, 국민석유 설립취지를 이해하고 실천을 약속하는 희망자에게 자격이 주어진다.

국민석유 주유소는 기존 정유 4사의 직거래체제가 아닌 일반주유소나 셀프주유소 형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착한 기름’의 혜택 범위를 약정 참여자로 국한시키는 한계성이 국민석유의 초기 경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쉽지 않지만, 증자 시점까지 판매 부진이나 경과 기간이 오래 길어질 경우 국민적 관심 및 참여의 동력이 떨어질 수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주유소 설치 기준 마련은 지자체 역내의 안정적 수요를 확보해 놓겠다는 장치로 이해되지만, 자칫 진입장벽의 까다로움 때문에 적정 수의 주유소 확보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 원유의 안정적 물량 확보 및 막대한 정제시설 비용 문제

일부에선 국민석유의 경영 근간이 될 시베리아, 캐나다 생산의 원유 수급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가령 시베리아산 원유는 현재 러시아 연해주 코즈미노항을 거쳐 공급되는 동시베리아-태평양 송유관(ESPO) 원유 하루 물량이 30만 배럴로 제한돼 있다.

설령 2014~2015년께 160만 배럴로 늘어나더라도 품질이 좋고 운송비용이 저렴해 한국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어 과연 국민석유가 의도하는 물량만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느냐는 점과 동시에 경쟁에 따른 가격 상승 가능성이 커 ‘착한 가격’ 메리트가 별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국민석유 측은 국내외 원유 수입업체와 업무 양해각서(MOU)를 맺어 공급량 확보를 통한 원활한 원유 수급을 자신하고 있다.

이밖에 수조원대 정유시설 부지 확보 및 비용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국민석유는 “부지 문제는 현재 유치의사를 밝힌 지방자치단체 3곳과 협의 중이며, 최종 선정된 지자체에 국민석유 본사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용 문제는 약정금 외에도 외부 펀딩과 정부 정책자금 지원을 받아 해결하는 등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국민석유는 설명했다.

한편, 국민석유 설립준비위는 21일 창립발기인대회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하고, 홍보대사 가수 션 임명식, 창립선언문 발표, 문화공연 등을 다양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국민석유 설립준비위원 및 창립발기인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의 이태복 상임대표를 비롯해 이윤구 전 적십자 총재, 이팔호 전 경찰청장, 이문원 전 독립기념관장, 추미애 민주통합당 의원 등 다양한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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