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 300년만에 화산 분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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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300년만에 화산 분출하나

푸른산맑은물 0 12,134 2013.04.01 09:55
[동아닷컴; 2013년 4월 1일]

일본의 상징인 후지(富士) 산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약 300년 만에 화산이 분출해 대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야마나시(山梨) 현 치수과에 따르면 후지 산과 약 5km 떨어져 있는 가와구치(河口) 호수의 수위가 지난달 4일 오전만 해도 기준점 아래 3.2m였지만 한순간에 4.2m가 더 내려가 기준점 아래 7.4m로 떨어졌다. 호수 바닥 일부가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마무라 히데키(島村英紀) 무사시노가쿠인(武藏野學院)대 특임교수(지질학 전공)는 언론 인터뷰에서 “호수 수위는 지하의 변화 상태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후지 산 분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산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진도 심상치 않다. 후지TV에 따르면 후지 산과 30km 정도 떨어진 온천지역인 하코네(箱根)에선 올해 들어 미세지진이 1700회 일어났다. 이는 예년보다 10배 정도 많은 것으로 하루 150회 정도 일어난 날도 있다. 이 때문에 관광 케이블카를 한때 중단시키기도 했다.

후지 산은 1707년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분화한 적이 없다. 하지만 수십 년 전부터 분화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일본 화산분화예측연락회는 2001년 2월 ‘후지 산 분화 시나리오’를 처음으로 검토했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나면서 후지 산 분화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대지진이 일어난 지 나흘 후 시즈오카(靜岡) 현 동부에서 규모 6.4의 지진이 발생했고 그 직후 후지 산 언덕에 길이 30m의 균열이 생기기도 했다. 당시 도쿄(東京)대 지질연구소의 나카타 세쓰야(中田節也) 교수는 “시즈오카 지진 때 후지 산이 분화하지 않은 게 이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후지 산이 1707년에 일어난 수준으로 분화(분출물 0.7km³)한다면 최대 2조5000억 엔(약 29조5000억 원)의 경제적 피해가 생길 것으로 일본 중앙방재회 후지산재난지도검토위원회는 추정했다. 이는 면적 1000km²에 평균 70cm가 쌓이는 것으로 엄청난 양의 분출물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피해는 화산재에 의해 발생한다. 화산재가 0.5mm 쌓이면 벼를 수확할 수 없고 5mm 쌓이면 도로가 폐쇄된다. 1cm면 정전, 전파 장애, 상하수도 마비 등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 후지 산과 약 100km 떨어져 있는 도쿄는 전 지역에 2∼10cm의 화산재가 쌓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사실상 수도 기능이 마비되는 것이다.

 후지 산 분화 가능성이 높아지자 후지 산 인근의 야마나시 시즈오카 가나가와(神奈川) 현은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3개 현은 지난해 6월 후지산분화방재대책협의회를 구성해 피난 계획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회의에서는 후지 산이 분화했을 경우 약 75만 명이 피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지진해일(쓰나미)을 대비해 피난 빌딩을 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 지자체가 화산재해 피난 빌딩을 정하기로 했다.

 다행히 당장 후지 산이 분화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분화하려면 후지 산 아래 마그마의 온도가 올라가고 상당한 지각변동이 관측되어야 하는데 그런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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