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세계 1위 中 패권 흔들린다…러ㆍ미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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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세계 1위 中 패권 흔들린다…러ㆍ미 추격

[조선비즈; 2013년 5월 17일]

부동의 세계 1위였던 중국의 희토류 패권이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미국, 호주 등 후발 생산국들이 중국 뒤를 쫓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국은 수출량 감소와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까지 겹쳤다. 주변국들을 압박하려고 시작했던 수출 규제가 예상 밖의 탈(去)중국화 움직임을 불렀다. 최대 수요처인 일본마저 중국산(産) 희토류 의존도를 낮추면서 중국 내 희토류 생산 공장 네 곳 중 한 곳은 이미 가동을 멈출 정도로 사정이 나빠졌다.

◆ 중국 ‘희토류 무기화’에 주변국들 불만

희토류란 하이브리드 자동차, 스마트폰, 각종 전략 무기 등 최첨단 산업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17가지 희귀 광물을 뜻한다. ‘희소하다’는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는 전 세계 여러 곳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희토류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매장하고 있고,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로 군림해왔다. 1980년대 후반부터 저렴한 생산 비용을 무기로 전 세계 희토류 시장을 휘어잡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 중 57.7%가 중국에 묻혀 있으며, 생산량의 95%를 중국이 차지한다. 중국의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은 1992년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은 이런 우위를 바탕으로 지난 2005년부터 ‘희토류 쿼터제’를 실시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개발로 인한 자연 파괴를 막고 자원을 보호한다'는 이유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 2010년 일본과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영토 분쟁 당시 일본에 희토류 공급을 끊는 등 사실상 정치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한다. 미국ㆍ유럽연합(EU)ㆍ일본은 지난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치를 막아 달라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도 했다.

◆ 참다 못한 다른 생산국들, 희토류 생산량 3년 새 6배 늘리기로

하지만 중국의 희토류 패권도 이제는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들어 직접 희토류 광산 개발에 뛰어드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중국 다음으로 희토류 매장량이 많은 러시아와 세 번째로 많은 미국 등은 중국을 추격하기 시작했다.

러시아 최대 광물 생산업체인 ICT 그룹의 알렉산더 네시스 회장은 지난 6일 “그동안 개발되지 않았던 러시아 희토류 광산에서 채굴할 수 있도록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고 미국의 희토류 전문 매체인 ‘레어어스 인베스팅 뉴스’는 전했다.

미국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몰리코프도 올해부터 희토류 생산 규모를 2만톤에서 4만톤으로 2배 늘리기로 했다. 호주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라이너스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희토류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에 직접 공장을 짓고 있다.

광물업계 전문 매체인 마이닝닷컴은 중국 이외에서 생산된 희토류 양이 지난해 9500~1만1000톤 정도에서 올해 2만4900톤으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5년에는 중국 외 생산량이 6만3000톤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3년 사이 6배 이상 뛰는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량을 제한한 데 대한 반작용으로 풀이된다. 토러스투자증권 유지웅 애널리스트는 “지난 수년간 중국이 공급 조절로 통제해 왔던 희토류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며 “이는 미국 등 희토류 수요국들이 중국에 맞대응하면서 독점력이 약화된 결과”라고 말했다.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주요 희토류 거래가격은 올해 1분기 동안 작년 같은 기간보다 81.1%나 떨어졌다.

◆ 최대 수요국 일본마저 등 돌리자 문 닫는 중국 업체 속출

중국의 최대 수요국이었던 일본도 대중(對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입선을 늘리고 있다.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일본 산업계가 겪었던 어려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미국과 호주 뿐만 아니라 인도ㆍ베트남ㆍ카자흐스탄 등과도 희토류 수입 계약을 맺으면서 한때 90%에 달했던 중국 의존도를 50%까지 낮췄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대일(對日) 희토류 수출 물량은 2011년 1만8000톤에서 지난해 1만톤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10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이 여파로 중국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인 바오터우 철강의 작년 하반기 순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9.6%나 급감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중국 내 300여개 희토류 생산업체 가운데 25%는 경영난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상태고, 그나마 문을 연 공장도 가동률이 30~40%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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