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수단에 해외 식량 기지 추진”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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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7 12:25
[중앙일보 2008년 5월 27일 화요일]
이명박 대통령은 26일 “(아프리카) 수단에 처음으로 해외 식량기지 차원의 농업용지를 개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계획을 전하고 수단 정부 차원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풍부한 에너지와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수단의 경제 발전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경제 교류와 협력 증진을 제안했다.
이 대통령의 해외 식량기지 구축 계획은 지난달 미국·일본 순방의 첫 행선지인 뉴욕으로 향하는 특별기 내에서 가진 공식 수행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처음 밝힌 것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최근 곡물 가격 급등을 언급하며 “귀국하면 해외 식량기지 확보 방안을 마련토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또 오마르 구엘레 지부티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지부티~예멘 간 해상 교량 건설사업 등 각종 건설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후사 알사바, 아말 알사바 쿠웨이트 공주 자매를 접견했다.
◇‘한·아랍 소사이어티’ 회의 성황=이날 한·아랍 소사이어티 창설을 위한 국제회의가 알바시르 대통령과 알사바 공주 등 아랍권 유력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한·아랍 소사이어티는 한국과 아랍연맹 회원 22개국의 정부와 재계·학계·문화계 등이 참여해 전방위 협력을 모색하는 협의체로 다음 달 말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번 협의체에 참여한 아랍 22개국의 원유 매장량은 전 세계의 55%를 차지하고 천연가스 매장량도 30%에 달한다. 한국의 이 지역에 대한 수입 의존도는 원유가 71%, 천연가스가 48%에 달한다.
아랍권은 또 건설·플랜트 업종의 최대 시장이다. 마영삼 외교통상부 아중동 국장은 “아랍 지역 진출을 노리는 국내 기업들이 왕실을 비롯한 현지 고위 인사들과 접촉하는 창구로 한·아랍 소사이어티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SK·GS·STX·금호아시아나·한진·대림산업·두산중공업 등 10여 개 기업이 이미 출연금을 내고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회의 참석자 11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아랍은 앞으로 협력 분야를 넓히고 그 깊이를 심화시켜 상생의 길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현대그룹 재직 시절 중동에서 건설사업을 진두 지휘한 경험이 있는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중동에서 벌어들인 오일달러는 한국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