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빈도 갈수록 잦아" 한반도 안전지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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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발생빈도 갈수록 잦아" 한반도 안전지대 아니다

CHRIS 0 9,842 2008.06.02 14:04
[조선일보 2008년 6월 2일 월요일]

제주해역에 ''규모 4'' 지진… TNT 2000t 규모 발생빈도 갈수록 잦아… 내진설계 강화 필요
우리나라는 과연 지진으로부터 안전한가? 지난달 중국 쓰촨(四川)성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20여일 만에 제주도 일대 해역에서 리히터 규모 4.2의 지진이 발생, 우리나라 역시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기가 문제일 뿐 한반도에서도 규모 5~6 이상의 대형 지진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며 "그 가능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진 위력은 TNT 2000t 규모

지난달 31일 오후 9시59분 제주도 서쪽 79㎞ 해역에서 리히터 4.2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20일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에서 발생한 지진(규모 4.8)에 이어 1년 4개월 만에 가장 규모가 큰 지진이다. 진앙에서 반경 100㎞ 안에 있는 제주도는 전역에서 건물과 실내 집기가 흔들리는 '지진 유감'(有感·지진의 진동을 느끼는 것) 현상이 뚜렷했고, 진앙에서 200~250㎞ 떨어진 전남 일대에서도 "사람들이 진동을 느낄 정도로 감지됐다"고 기상청은 전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제주지방기상청과 소방본부에는 주민들의 문의전화가 폭주했다. 제주시 건입동 이태유(37)씨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거실 탁자에 있던 찻잔이 흔들렸다"며 "순간 쓰촨성 대지진 참사가 떠올라 아파트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제주도소방본부는 "지진이 발생한 뒤 문의전화는 많이 왔지만 아직까지 피해가 있다는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1978년 기상청이 지진 관측을 시작한 이후 19번째로 규모가 컸지만, 쓰촨성 대지진에 비하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연세대 홍태경 교수(지구시스템과학과)는 "이번 지진은 TNT 폭약 2000t을 한꺼번에 터뜨린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쓰촨성 대지진(규모 7.8)과 비교하면 25만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이 쓰촨성 대지진의 여파일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지헌철 박사는 "대규모 지진이 한 번 발생하면 그 주변 지역에 영향을 줘 순차적으로 지진이 발생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쓰촨성 대지진이 영향을 미쳤다면 먼저 중국 대륙 동쪽 해안을 따라 형성된 대규모 단층지대에서 지진이 발생했어야 하지만 이런 현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규모 지진의 안전지대 아니다"

국내 지진 발생 빈도는 갈수록 잦아지고 있다. 기상청이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처음 10년(1978~1987년) 동안엔 163건이었으나, 1988~1997년엔 208건, 1998~2007년엔 399건으로 늘었다.

진동이 뚜렷하게 감지되는 규모 3 이상의 '유감 지진'은 첫 10년 동안에는 93건에서 최근 10년 동안엔 88건으로 조금 줄었지만, 전문가들은 "이보다 훨씬 파괴적인 규모 5~6 이상의 대형 강진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이진한 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 "전 세계 대륙의 지각판이 변형되는 속도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몇 백 년에 한 번은 규모 6 이상의 강진이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시기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우리나라도 대형 지진을 피해갈 수 없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삼국사기와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에도 과거 대형 지진 사례가 기록돼 있다. '경주 지진으로 100여명이 숨졌다'(799년) '속초 부근 바다가 지진으로 터지고, 설악산 흔들바위 부근에 암석 산사태가 일어났다'(1681년) 등이다.

경북대 이정모 교수(지질학과)는 "전쟁 중이라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1952년 3월 19일 평양 부근에서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며 "한반도에서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건물의 내진 설계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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