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된 땅, 현장에서 즉시 정화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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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땅, 현장에서 즉시 정화시킨다

CHRIS 0 5,645 2008.06.19 14:23
[조선일보 2008년 6월 19일 목요일]

''地中 처리'' 정화방식 연구 활발 오염된 땅에 파이프 박아 오염물질 휘발시켜 미생물 ''슈도모나스'' 이용 석유·페놀 등 유기물 분해

토지가 신음하고 있다. 석유와 중금속 물질 등이 침투하면서 토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고, 지하수 오염 등을 통해 그 여파가 인간 생활에까지 미치고 있다. 오염된 토양을 자연상태로 복원하기 위한 각종 기술이 개발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토양 복원 기술은 그동안 '현장외(現場外·ex-situ) 방식'이 널리 쓰여왔다. 오염된 토양이나 지하수를 지상으로 끌어내 정화한 뒤, 다시 지하로 되돌려 보내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토양 오염 범위가 작을 때만 쓸 수 있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오염된 장소에서 바로 정화시키는 지중(地中·in-situ)처리 방식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오염된 토양을 현장에서 바로 정화시키는 방법이다.

◆오염된 장소에서 바로 정화

석유는 일반적으로 누출 방지를 위해 금속 재질의 탱크에 보관한다. 하지만 금속 탱크의 부식으로 탱크에 균열이 생겨 석유가 토양이나 지하수를 오염시키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미국의 경우 주유소나 유독물질 저장 시설에 보관 중인 석유·유독물질의 누출 비율이 10~29%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유독물질 중에는 벤젠·톨루엔·에틸벤젠 등 암 유발물질도 다수 포함돼 있다.


지중 처리 방식에는 다양한 정화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는 오염된 토지에 파이프를 박아 오염물을 휘발시키는 방법이다. 주로 가솔린 같은 석유에 오염됐을 때 사용한다. 석유는 휘발성이 커서 공기를 집어 넣어 주기만 해도 휘발돼 토양에서 분리된다. 탄산음료에 빨대를 꼽아 공기를 넣으면 이산화탄소가 음료수에서 분리돼 나오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통상 파이프는 지하 4~5m까지 내려간다.

토양을 정화시키는 미생물을 이용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토양 정화에 쓰이는 대표적인 미생물은 슈도모나스. 슈도모나스는 토양과 담수, 바닷물 등에 널리 분포하고 있는 세균으로 석유는 물론 페놀, 테르핀, 스테로이드 등 광범위한 유기물의 분해에 이용되고 있다.

슈도모나스를 토양에서 분리해 온도·습도 등을 맞춰 주고 질소나 인 같은 영양분을 투입하면 대량으로 배양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배양한 슈도모나스를 오염된 토양에 투입해 토양을 정화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에코필이라는 토양정화 회사가 슈도모나스를 상업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토양 정화 미생물의 한계는 겨울에 약하다는 점이다. 겨울철에 온도가 낮아지면 미생물의 생장이 방해를 받는다. 최근에는 저온에서도 생장이 가능한 미생물 연구가 활발하다.


◆오염 토양 내에 '미생물 고속도로' 건설

토양 정화 미생물을 오염된 토지에 골고루 투입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오염된 토양이 점토질이라면 물이 잘 스며들지 못해 물을 따라 이동하는 미생물이 토지 곳곳으로 퍼져나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때는 미생물이 다닐 수 있도록 오염된 토양 내에 '고속도로'를 건설해줘야 한다.

오염된 토양 안에 두 개의 전기봉을 꽂고 전기봉 사이로 직류 전기를 흐르게 한다. 미생물은 단백질이면서 표면이 음전하를 띠고 있어 전기가 제공한 '고속도로'를 타고 오염된 토양 구석구석으로 접근할 수 있다.

지하수를 정화할 때는 계면활성제를 함께 사용한다. 물과 섞이지 않는 유기오염물이 지하수 표면을 둥둥 떠 다니면서 미생물의 침투를 차단하기 때문이다. 금호공대 백기태(34) 교수는 "비누와 같은 계면 활성제를 인위적으로 주입하면 세제가 옷에서 때를 분리하듯이 유기오염물을 지하수에서 분리하게 된다"면서 "분리된 유기오염물을 파이프를 사용해 외부로 추출하는 방식으로 지하수를 정화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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