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코로 광산의 혈투…한국, 간신히 따냈다

새소식


코로코로 광산의 혈투…한국, 간신히 따냈다

CHRIS 0 5,781 2008.06.20 11:50
[중앙일보 2008년 6월 20일 금요일]

대한광업진흥공사·LS니꼬 등 5개 한국기업 컨소시엄은 18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측과 코로코로 구리 광산을 공동개발하기로 계약했다. 확인 매장량은 1500만t으로 우리나라가 15년 정도 쓸 수 있는 규모다. 볼리비아 국영광업회사인 코미볼과 한국 컨소시엄이 55대 45로 합작하는 조건이다. 이 광산은 지난해 10월 양국이 50대 50으로 공동개발키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던 곳이다. 지분은 줄었지만 2억1000만 달러의 투자비를 전액 한국이 부담한다는 조건은 그대로다.

자원 전쟁의 와중에서 해외 광산을 확보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지구촌 자원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메이저 업체들에 이어 이번 경우처럼 자원민족주의로 무장한 자원 부국들이 한몫 챙기려 한다. 자원 빈국에다 해외 자원개발 초보인 한국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식경제부 측은 “코로코로 광산은 한국이 해외에서 얻은 최대 규모의 동(銅) 광산으로 계약조건에 만족한다”고 밝혔다. 최근 일본의 물질재료연구기구에 따르면 현행 자원 소비 추세로 2050년이면 구리·니켈 등 상당수의 광물이 거의 고갈될 전망이다. 자원 확보는 생존을 위한 ‘발등의 불’인 셈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이현석 상무는 “원자재 확보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정부도 광물자원 확보의 중대성을 깨닫고 올해 해외 광물자원 개발에 8억9000만 달러 지원 예산을 배정했다. 지난해보다 30% 이상 증액했다. 17일 열린 국무회의에선 광물탐사 및 개발을 위한 공기업 대한광업진흥공사의 자본금을 1000억원 늘려주기로 했다. 메이저 기업들의 ‘놀이터’인 자원개발 시장에서 어깨를 겨루려면 우리 간판 광업회사의 규모를 일단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18.5%였던 자원의 자주개발률을 2012년 32%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하지만 나라 밖을 내다보면 갈 길이 너무 멀다. 일본의 자주개발률은 2006년에 이미 30%를 넘었다. 광진공의 자본금은 6500억원으로 적지 않다. 하지만 브라질의 세계 최대 업체 발레(옛 CVRD)의 53조원에는 비할 바가 못 된다. 30위권 업체의 자본금도 2조6000억원에 달한다. 해외 메이저 업체나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중국·일본은 한 건에 수조원에 이르는 프로젝트를 쓸어모으고 있다.

광산 개발 관련 기술·정보·재원·인력이 두루 부족한 한국은 어떻게 난국을 헤쳐나갈까. 자원부족 시대의 대비책을 전문가들한테 들어봤다. 크게 네 가지로 요약됐다.

▶국제 수준 업체=이석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 자원빈국은 1990년대 말 자원확보전에 뛰어들기 전에 국영기업을 통합해 민영화하는 방법 등으로 기업의 몸집을 불렸다.이들이 해외 메이저에 맞서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도 간판 광업전문기업을 키우는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안이다.

▶북한 자원 개발=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최경수 실장은 “북한 지하자원의 경제성이 충분하고 민간 차원의 교류가 활성화되는 만큼 자원개발 부문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광산 발굴=김태수 한국광업협회장은 “해외 자원을 개발하려고 해도 기술과 인력이 있어야 한다. 국내에 산업기반이 있어야만 관련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이 된다”고 말했다.

▶쓰레기에서 자원을=폐 전자제품에 포함된 광물자원의 회수율을 높이는 ‘도시광업(Urban Mining)’을 육성해야 한다. 유승록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광물자원이 대거 투입되는 전자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라이프사이클을 파악해 새나가는 자원이 없도록 해야 한다. 폐 자원의 성능을 높이는 기술개발에도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Comments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21 명
  • 오늘 방문자 480 명
  • 어제 방문자 813 명
  • 최대 방문자 15,487 명
  • 전체 방문자 3,059,114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