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中國은 뛰고… 日本은 걷고… 韓國은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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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개발 中國은 뛰고… 日本은 걷고… 韓國은 기고…

CHRIS 0 5,494 2008.07.30 23:56
[헤럴드경제 2008년 7월 30일 화요일]

중국과 일본이 각자의 장점을 내세워 자원 개발시장에서 팽팽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유럽과 북미 등 기존 선진국이 선점한 중동 지역 외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 신흥 자원 개발지역이 최대 격전지다. 이들 국가는 오랜 기간 쌓은 토대를 바탕으로 최근 성과를 내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자원 개발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중국, 막대한 물량 공세

=자원전쟁에서 중국은 우리보다 우위에 서 있다. 자원 개발 최전방에 서 있는 석유회사 세계 순위에서 그 차이는 확연히 드러난다. 미국 석유산업 주간정보지 ‘PIW’가 발표한 세계 100대 주요 석유회사(지난해 12월 기준)에서 7위의 중국 국영 기업 석유천연가스집단공사(CNPC)를 비롯해 시노펙(Sinopec, 29위), 해양석유총공사(CNOOC, 53위) 등 3개 기업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일본은 3개국 중 가장 많은 5개 기업이 100위권에 들어가 있지만 대부분 50위권 밖에 있어 중국을 따라가지 못한다.

중국은 막대한 화석연료.금속 등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빠른 경제 성장으로 2000년대 들어 극심한 자원 부족에 시달려왔다. 지난 1995년 수단과의 유전 개발 협정을 시작으로 쌓아놓은 20여년 투자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은 총 석유 수요의 30%가량을 아프리카에서 충당하고 있으며, 유전 탐사.개발계약을 한 아프리카 국가는 현재 20개국에 달한다.

지난 28일 중국 정부는 나이지리아에 수력 발전시설을 짓는 데 33억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하는 등 2006년 만기 부채 탕감, 원조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제3차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 선언 내용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자원부국에 대한 경제 원조를 앞세워 중국은 아프리카의 유전 광구 개발탐사권을 선점하고 있다. 인도 언론이 ‘신(新)제국주의’라고 비판할 정도다.

중동, 카스피 해, 러시아 지역에 대한 진출도 거침이 없다. 지난 2004년 이란 ‘야다바란’ 유전 개발 지분 50% 획득, 같은 해 미국을 제치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스전 개발권 차지, 지난 2005년 7월 러시아와의 에너지 협력 협정 체결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카자흐스탄에서만 6건에 달하는 원유 탐사.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을 정도다.

심기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언뜻 보기엔 5, 6년 짧은 기간 중국이 거침없이 물량 공세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90년대 초반부터 15년 가까이 공을 들인 결과”라면서 “아프리카 등 신흥 자원개발국을 대상으로 무한 경제 원조를 하면서도 신흥 성장국 간 동등한 입장이란 점을 내세운 ‘남남(南南) 협력’ 기조로 해당 국가의 자존심도 지켜주는 세밀한 전략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 연구원은 “다만 합리적이지 않게 무차별적으로 자원을 가져오기 때문에 가격 면에서는 효율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일본, 종합상사 내세운 전략적 우위

=일본은 우리나라와 같은 자원빈국이지만 오랜 경험을 쌓은 민간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전 세계 자원을 선점하고 있다. 2006년 기준 일본의 자원 자주개발률은 19% 수준이다. 자체 보유 자원이 적은 선진국(스페인 62%, 이탈리아 48%)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지만 ‘신국가 에너지 전략’ 수립 등 대체에너지 개발을 통해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등 자원 사용 효율을 높이는 노력도 활발히 펼치고 있어 전망은 밝은 편이다.

이와 함께 자원개발국에 대한 지원과 개발 확대는 더욱 가속화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10월 ‘아프리카 자원외교 전략’을 발표했다. 과학기술 협력과 원조자금을 내세워 자원 개발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일본 산업에 필수적인 희소 금속의 안정적 확보가 제1목표다.

91년부터 중앙아시아에 2600억엔(약 2조6000억원)에 달하는 경제 원조를 해 토대를 쌓았고, 중동 지역의 경우 에너지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환경 등 전 분야 기술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자원 조달에 주력하고 있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정책관은 “일본의 경우 민간 종합상사가 중심”이라면서 “석유.가스 등 기존 자원의 경우 개발.탐사를 주로 하는 대형 석유사가 유리하겠지만 광물의 경우 탐사.개발이 쉬워 오히려 유통.공급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 부문에서 종합상사를 내세운 일본이 우위에 서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

=우리나라의 경우 100대 석유기업에서 SK에너지와 한국석유공사가 각각 76위, 98위에 이름을 올렸다. SK에너지가 자원 개발이 아닌 석유 정제능력 때문에 순위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자원 개발 경쟁에서 중국과 일본에 크게 뒤처져 있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자원 자주개발률에 있어서도 우리나라(2006년 기준 4.2%)는 중국(26%) 일본(19%)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뒤처져 있다.

현재 석유공사 등 국내 63개 기업이 32개국에서 123개 자원 개발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기업이 확보한 석유의 총 매장량(개발광구, 탐사광구 합산)은 22억5000만배럴로, 전 세계 물량의 0.09%에 그치고 있다. 총 생산량 역시 일일 기준 12만5000배럴로, 중국 CNPC사(社) 한 곳 일일 생산량 347만9000배럴의 3.3%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문제가 경제의 최대 위험요소로 떠오르자 자원 탐사.개발에 대한 전폭적 지원에 들어갔다. 일단 2012년 자주개발률 목표를 애당초 18.1%에서 25%로 높여 잡고 석유공사 대한광업진흥공사 등 석유.가스.광물 개발기업 대형화와 개발 원조와 연계한 신흥 자원부국 공략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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