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천연가스 매장 가치만 150조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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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천연가스 매장 가치만 150조원 넘어

CHRIS 0 6,838 2008.08.07 11:29
[매일경제 2008년 8월 7일 목요일]

정확히 2년여 전인 2006년 4월 일본은 독도 인근 해양 조사를 한다며 측량선을 출발시켜 한국과의 긴장을 조성한 적이 있다. 차관급 협의를 거친 후 일본 측량선은 돌아갔다. 당시 일본은 과학조사 목적의 해저지형 탐사를 내세웠다.

앞서 일본의 ‘아폴로 & 포세이돈 구상 2025’에서도 드러나듯 동해의 자원적 활용가치는 상당하다. 더구나 독도 인근 해안의 각종 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부족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알려진 것보다 실제적인 가치는 훨씬 높을 가능성이 크다.

황정환 경주대 독도·울릉학 연구원장은 “독도의 가치는 시장적 가치와 역사적·상징적 가치, 군사안보적 가치, 생태·환경적 가치 등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다”면서 “자원경제적 의미에서 보면 크게 해양수산자원과 해저광물자원 등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독도의 다양한 자원적 가치 중 현재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은 가스(메탄)하이드레이트(잠깐용어 참조). 가스하이드레이트는 고체화한 가스덩어리로 연소 시 배출가스가 휘발유의 7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미래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유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일본 자원에너지청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천연가스 소비량의 1000년치에 해당하는 막대한 가스하이드레이트가 해저에 매장돼 있다. 독도를 중심으로 한 동해 또한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다량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동해는 세계에서 5번째로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이 확인된 곳이다.

동해 심해저에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약 6억톤 정도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미국지질조사국의 예상치로 국내에서 3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 금액으로 환산하면 150조원을 웃도는 거대한 에너지자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양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7월 초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이흔 교수팀은 독도의 가스하이드레이트의 구조를 밝혀냈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가스를 둘러싼 얼음의 결정구조에 따라 구조1, 구조2, 구조H의 3가지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구조1과 2는 1000m 밑의 심해저 퇴적층이나 지상의 영구동토지대에서 발견된다. 구조H는 상대적으로 얕은 수심 200~500m의 해저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팀에 따르면 동해에 묻혀 있는 가스하이드레이트가 구조1. 구조1에는 메탄이 대부분으로 이 연구가 정확하다면 독도 인근 동해의 가스 매장량은 더 높아지게 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150조원 정도라는 매장가치는 천연가스 가격을 톤당 500달러 정도로 잡았을 때 나오는 수치”라면서 “최근 가스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파악된 추정치로만 200조원 가치에 이른다”고 말했다.

이미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9월부터 약 2개월간 수심 1800m 이상의 동해 울릉분지 해역 3개 지점에 대한 가스하이드레이트 시추작업 결과 포항기점 동북방 135km 울릉분지 해저층에서 130m에 달하는 초대형 가스하이드레이트 구조를 발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독도 영유권이 자원개발과 연계되는 것도 같은 맥락.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지난해 부존이 확인된 지역은 울릉분지 지역으로 독도 인근에는 더 많은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본도 내심 독도 인근의 가스하이드레이트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 밝혔다. 독도 인근 해역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 대형 금맥이 터질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적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를 이용해 천연가스를 상업적으로 생산한 적은 없지만, 일본은 가스하이드레이트 탐사 기술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도 영유권의 향방에 따라서는 한·일 양국의 경계선이 달라지고,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에 대한 권리도 변화할 수 있다.

일각에선 동해에 석유자원의 매장 가능성도 점치고 있지만, 체계적인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박찬홍 한국해양연구원 독도전문사업연구단장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동해 특히, 독도 주변의 지하자원과도 무관치 않다”면서 “국내에서도 새로운 차원의 조사와 개발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해양생물학적 가치는 한류 난류 교차하는 황금어장

매장 자원 외에도 독도의 해양생물학 자원의 가치도 상당하다.

명종구 한국해양연구원 박사는 “독도 주변은 말 그대로 황금어장”이라면서 “한류와 난류가 교차해 플랑크톤이 풍부하며 해양회유성 어류가 많아 좋은 어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어, 송어, 대구를 비롯해 명태, 꽁치, 오징어 등이 주요 어종. 여기에 해저 암초에는 다시마, 미역, 소라, 전복 등 해조류와 해저 생물들이 다양하다.

이미 독도, 울릉도 주변에선 우리 어민들의 활발한 조업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독도, 울릉도 주변에서 어선 어업을 통해 올린 어획량은 6049톤이었다. 금액 기준으로는 103억원 수준. 어종별로 보면 오징어 5914톤, 한치 30톤, 꽁치 20톤 등이었다. 패류·해조류 등 채취액은 해삼이 5억원, 소라가 1억2200만원 등이었다. 현재 독도, 울릉도 주변엔 모두 303척의 어선이 허가를 받고 조업 중이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어디까지나 현재의 어획량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독도의 해양생물학적 자원 가치는 현재 파악한 수준보다 훨씬 높다는 게 학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심해연구센터는 독도 주변해역에서 종합적인 수산자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240여종의 해양생물이 분포하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라고 발표했다. 전영열 국립수산과학원 심해연구센터장은 “어류와 해조류가 각각 60종과 66종이 채집됐다”면서 “특히 대형 다년생 갈조류인 감태가 독도 해역에서 울창하게 서식하며 해중림을 구성하고 있어 연구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독도의 미생물자원도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147종의 신규 박테리아를 발표 3년 연속 이 분야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 중 10% 정도인 15종을 독도에서 발견했으며 올해만 새로 4종을 발견했다.

윤정훈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지난해 네이처지에 발표한 미생물 균주에 ‘독도’라는 이름을 붙여 독도를 국제학계에 알리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명종구 박사는 “독도 인근 해역의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연구와 개발이 본격화할 경우, 현재 어획량보다 최소 10배의 가치는 충분할 것”이라 내다봤다.

해류와 해저 지형 등도 해양자원으로서 가치가 있다.

유신재 한국해양연구원 박사는 최근 “독도와 울릉도를 포함한 울릉분지 바다의 기초물 생산량이 동해의 다른 곳보다 20~30% 정도 높다”면서 “울산과 감포 앞바다에서 일어나는 바닷물의 용승현상 때문”이라고 밝혔다. 울산 앞바다 심해의 찬 바닷물이 수면으로 올라오면서 풍부한 영양분을 끌어오고 이 때문에 황금어장이 생성됐다는 것.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마린 시스템’으로부터 게재 승인을 받았으며 하반기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황정환 연구원장은 “독도는 독특한 화산섬으로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다”면서 “화산과 해저 지형에 대한 좀 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잠깐용어

·가스하이드레이트(Gas Hydrate):천연가스가 저온·고압 상태에서 물과 결합해 형성된 고체 에너지원이다. 러시아, 알래스카, 캐나다 등 영구동토나 심해저에 주로 분포해 있다. 화석연료 고갈에 따라 이를 대체할 가장 유력한 청정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일본은 1970년대부터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과 기술 축적에 노력해왔으며, 2015~2020년께 상업생산을 목표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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