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해양탐사선 하나 없는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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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해양탐사선 하나 없는 한국

CHRIS 0 6,577 2008.08.23 13:50
[매일경제 2008년 8월 23일 토요일]

지난 14일 독도연구소 개소를 계기로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한 번 해양 영토권과 체계적인 대응전략 수립을 강조하면서 한국 해양 연구ㆍ탐사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해양 연구ㆍ탐사 분야 전문가들은 "주변 해양 자원을 탐사하기 위한 장비 마련과 기초연구에 대한 관심은 독도 문제가 수면으로 올라올 때만 관심이 집중됐다가 다시 장기과제로 밀려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 일본은 물론 대양 해저자원 탐사와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는 선진국과 한국이 경쟁하기 위한 기본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한국은 본격적인 대양 연구와 탐사가 가능한 조사선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동해 독도와 남해 이어도 과학기지를 두고 한국 영토권에 끊임없이 시비를 걸고 있는 일본과 중국 해양 연구와 대양연구 능력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 '온누리호'는 짝퉁 대양조사선



= 한국도 대양을 연구하기 위한 조사선 '온누리호'를 보유하고 있다. 1991년 건조된 이래 지금까지 태평양 남극 등 대양을 누비면서 △해저 열수구 발견 △망간단괴 등 해저자원 발굴 등 한국 해양연구와 탐사에 많은 공을 세운 1등 공신이다.

하지만 온누리호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대양 조사선 규격에 미달한다. 다만 대양연구 임무를 임의적으로 부여했을 뿐이라고 해양연구원 측은 설명한다. 말하자면 '짝퉁' 대양 조사선인 셈이다.

반면 중국은 인근 해역과 대양에서 해양과학조사를 수행할 수 있는 5000t급 종합해양조사선 대양1호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역시 8700t급 미라이호를 비롯해 5만7000t급 치큐호를 보유하는 등 해양 분야 연구와 탐사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해양조사원이 보유하고 있는 2500t급 해양2000호가 가장 큰 조사선이고 본격적인 기초연구와 탐사가 가능한 한국해양연구원 온누리호는 1400t급에 불과해 관할 해역에 대한 연구조사, 정보수집, 가치 분석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온누리호가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분야는 막대한 광물이 묻혀 있는 대양 심해저 연구와 탐사다.

가장 큰 제약은 온누리호 승선 가능인원이 최대 20명까지라는 점이다. 대양연구와 탐사는 다양한 학문을 전공한 전문가들이 동시에 승선해 연구를 진행해야 하지만 선박을 운전하기 위한 기본 인원을 제외했을 때 배에 탈 수 있는 연구원 수는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배 규모가 작아 최대 운항일수가 40일 미만이라는 점도 연구와 탐사에 걸림돌이다.

실제로 한국은 세계 네 번째로 6000m 잠수가 가능한 심해무인잠수정 '해미래'를 개발했지만 온누리호 노후로 인해 심해저 탐사작업용 장비인 DPS 등 장비를 활용하지 못하고 수동으로 잠수정을 작동하는 임시방편을 사용하고 있다. 또 해미래를 탑재하고 대양을 나갈 때 장소가 비좁아 한 달 이상 다른 분야 연구는 모두 중단해야 하는 것도 어려움이다.

해양연구원 관계자는 "온누리호가 건조된 지 벌써 16년이 지나 해양과학 연구선 적정 교체 선령인 20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며 "선박건조 기간에 최소 5년이 걸리는 만큼 온누리호를 대체할 선박 건조를 시급히 고민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온누리호 선체 길이는 57m지만 안전하게 대양을 항해하기 위해서는 최소 80m 이상 요구된다"며 "대양연구와 잠수정 해미래 활용을 위해서도 5000t급 이상 조사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해양 분야 연구자들은 한 목소리로 지적한다"고 말했다.

◆ 세계 각국 해양 탐사ㆍ연구 박차

= 전 세계 각국은 해양 탐사선과 조사선을 앞세워 인근 해역뿐 아니라 태평양 북극해 남극해 등 공해에 대한 연구와 탐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원자재난이 확산되면서 이전에는 개발이 뒤로 밀렸던 해저자원에 대한 개발 붐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 유엔 등 국제사회 역시 기존 입장과 달리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에 점점 긍정적인 자세로 바뀌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북태평양 공해 지역인 '클라리온-클리퍼톤 균열대'에서 고품위 해저광물자원(망간 단괴) 개발지역 7만5000㎢를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유엔 산하 국제해저기구(ISA)와 협의해 15년간 독점적 탐사권을 확보한 점은 탐사가 곧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줬다.

해당 채광지역 내 망간단괴 자원 부존율은 단위면적(㎡)당 7㎏으로 총부존량은 2억750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연간 15억달러 이상 금속광물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양이다.

또 올봄에는 호주 동방 남서태평양 지역 국가인 통가 배타적경제수역에서 경상북도 면적에 해당하는 약 2만㎢에 산재한 해저광물자원(해저열수광상) 독점 탐사권을 확보하는 개가를 올렸다. 약 7년간 해양탐사와 연구조사를 통해 통가 정부에서 신뢰를 획득한 성실함이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들을 따돌린 비결이었다.

해저열수광상은 수심 약 2000m 바다 밑에서 뜨거운 광액이 해저 지각을 통해 방출되는 곳으로 인근에는 구리 아연 금 은 등 귀금속이 다량 존재하고 있다.

해양연구원 심해연구사업단 추정에 따르면 향후 30년간 연간 30만t 정도 채광으로 연간 1억달러 수입대체 효과가 예상된다.

대양 연구에 대한 중요성은 북극해 탐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극지연구소는 2010년부터 캐나다와 공동으로 북극해 지질과 지리 공동탐사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초연구가 기본적인 협력 분야지만 향후 한국이 북극자원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연구로 기대된다.

실제로 북극해는 최근 해양 자원 보고(寶庫)로 꼽히면서 러시아 노르웨이 스웨덴 캐나다 미국 등 주변국을 중심으로 자원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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