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
경향신문
0
8,348
2007.11.13 11:40
[경향신문: 2007년11월12일 ]
러시아 유조선이 흑해 주변에서 침몰, 다량의 기름이 바다로 유출되면서 ‘환경 재앙’에 가까운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AP통신은 11일 러시아 유조선 ‘볼가네프트139호’가 흑해와 아조프해를 잇는 우크라이나 케르치 해협에서 폭풍에 휩쓸려 둘로 쪼개지는 바람에 약 2000t의 중유가 흑해로 흘러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중유 4800t가량을 운반 중이던 이 유조선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의 아조프 항구를 출발해 이동하다 높은 파도와 폭풍우를 만나면서 침몰했다. AP는 유조선에 타고 있던 승무원 13명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으나 기상 악조건으로 인해 구조작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폭풍과 8m 높이의 파도로 인해 유조선 외에도 6500t의 유황을 실은 러시아 화물선 두 척을 포함해 모두 10여척의 선박이 흑해 주변에서 침몰하거나 좌초했다.
러시아 환경감시당국의 올레그 미트볼 부국장은 러시아 ‘베스티 24’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에 대해 “심각한 ‘환경 재앙’을 초래할 수 있으며, 기름을 제거하더라도 지역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에는 최소한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 환경단체 에코디펜스 공동대표인 블라디미르 슬리비악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간 바다는 속수무책이 될 것”이라고 탄식했다. 가디언은 유조선이 침몰한 지역 인근의 아조프해의 수질 오염은 이미 심각한 상태로 죽은 물고기 떼가 종종 출몰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유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