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주 광산기업 다 먹어치울테다”
CH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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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7 22:21
[한겨레 2009년 2월 17일 화요일]
2·3대 기업 잇따라 투자·인수…광물자원 지배력 강화
중국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자금난에 빠진 오스트레일리아의 거대 광산기업들을 잇따라 먹어치우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인 민메탈스(우쾅유색금속)는 최근 오스트레일리아 3대 광산기업인 오제트미네랄스의 지분 100%를 현금 17억달러(약 2조4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중국 매체들이 17일 전했다. 민메탈스는 오제트미네랄스의 주식을 지난해 11월27일 종가보다 50% 비싼 주당 82.5센트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오젠 민메탈스 부총재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6월에 정식 계약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또다른 중국 국영기업인 차이날코(중국알루미늄)는 오스트레일리아 2대 광산기업인 리오틴토에 195억달러를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차이날코는 투자금의 일부로 보크사이트·구리·철광석 등 리오틴토의 광물자산을 매입하고, 전환사채를 발행해 리오틴토의 지분을 지금의 8%에서 18% 수준으로 2배 이상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인 오스트레일리아의 막대한 광물자원에 대한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게 된다. 광물 자원의 국제가격을 결정하는 데도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중국은 최근 2조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를 활용해 해외유전 탐사개발을 위한 기금 설립을 검토하는 등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해외자원에 대한 접근을 강화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에선 중국의 이런 공격적인 광산기업 사냥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아가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우선 차이날코의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지분 확대가 외국인투자법을 어기는 것은 아닌지 엄격하게 심사하기로 했다. 한 오스트레일리아인 분석가는 “정부가 외국의 광산기업 인수에 대해 현미경을 들이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