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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궁금합니다.
유재영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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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09.19 15:38
참으로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지질학이 그 전공 분야간에 특질이 상당히 달라서 한 전공 분야의 연
구자가 다른 전공 분야의 학문적 경향 및 연구 추세 등에 대해 알기 어렵습니
다. 이 것은 또한 지질학 전체를 어떤 학자가 이끌어 나간다고 하기 어렵다
는 말과 통합니다. 지질학 전체에 혁명적인 사고 방식의 전환을 이끌었던 과
학자들이 있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화석을 이용한 층서학을 정립한 윌리
엄 스미스라든지, 화성론을 주장한 제임스 허튼, 대륙이동설을 제창한 베게
너, 절대연령 측정 방법을 체계화한 볼트우드 등등... 그러나, 이들의 업적이
제대로 인정 받은 것은 대개 그들의 사후였습니다. 현재의 지질학에서도 이
와 유사한 어떤 혁명적인 발전을 이끄는 학자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그 정도
학자는 없는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 업적
을 당세에 인정하게 되느냐는 또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저는 지구화학, 그 중에서도 수지구화학 또는 환경지구화학을 주로 연구하
니, 이 분야에서 뛰어난 몇 사람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우선 가장 먼저 머리
에 떠오르는 사람은 현재 예일 대학의 안토니오 라사가(A. Lasaga)입니다.
화학 반응을 이용한 지질학적 문제 해석에 반응속도론적 접근 방식을 정량화
하는데 크게 공헌한 사람입니다. 좀 지난 시대의 사람이지만, 하몬 크레이그
(H. Craig)도 빼 놓기 어렵습니다. 안정 동위원소를 이용한 연구의 기초를 다
진 사람입니다. 열역학적인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미국 버클리 대의 헤롤드
헬게슨 (H. Halgeson)에 대해 들어봤을 것입니다. 열역학 자료의 수집과 개
선에 거의 일평생을 바치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특히, 유기물에 대한 자료
를 열심히 모으고 있습니다. 수지구화학을 이야기 할 때 항상 얘기되는 사람
이 베르너 스텀(Werner Stumm)입니다. 네덜란드? 사람인데 제작년에
Goldschmidt 상을 수상하고 그 다음해 그러니까 작년에 그를 기념하는
Geochimica et Cosmochimica Acta 특별호의 발행 두어달 전에 안타깝게
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혹자는 수지구화학에 있어 Garrels를 더 높게 치지
만, 저는 개인적으로 Stumm의 영향이 더욱 컸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지구화학 쪽에서는 별로 생각나는 사람이 없습니다. 환경을 연구하는 다
른 분야에서도 이건 비슷할 것입니다. 그래도 꼭 몇 사람 들어보라면, 광산
배수 문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D.K. Nordstrom (미국지질조사소), 그리고
"환경수지구화학"이란 책을 근래에 펴낸 D. Langmuir(Colorado School of
Mines)를 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