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학적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면 지중해는 어떻게 될까요?
지구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일단 세계지도를 펼치고 지중해에서 동쪽으로 터어키를 지나 이동해 보면 만나게 되는, 석유와 포탄이 무수한 이라크와 걸프만이 이루는 평원과 내해로 먼저 변신할 것입니다. 그런 다음 좀 더 동쪽으로 대지진 참사를 겪은 밤이 있는 이란을 넘어 우뚝한 히말라야와 티벳을 만날 것입니다. 인도와는 한 차원 다른 덩치의 아프리카가 밀어 붙인 결과 아마도 지금의 아름다운 알프스는 단기적 결론으로 웅장한 히말라야와 티벳같은 충돌조산대로 바뀔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이미 지중해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 아기바다인 홍해의 시대와 단조로운 대서양의 시대 그리고 파란만장의 태평양의 시대도 거친 노회한(?) 바다입니다. 그러나 이 노익장은 마치 훼밍웨이 소설의 노인처럼 지각변동의 한바다에서 한바탕의 거대한 충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생물개체라는 측면에서는 지질학적인 시간은 보통 긴 시간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질학적인 시간 관점에서 해양과 대륙의 진화과정은 앞 서 이야기한 것 처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며, 또한 상당한 윤회과정을 겪는(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류충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