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우리집 앞 바위층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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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은 지질과학과 관련하여 궁금한 사항을 묻고답하기 위한 곳입니다.  '판구조론에 대해 알려주세요'와 같은 너무 포괄적인 질문이나 학교숙제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게시판 목적에 맞지 않는 글은 관리자가 글쓴이의 동의없이 삭제합니다.


Re: 우리집 앞 바위층의 정체

정기영 0 8,470 2000.10.09 15:29
저는 안동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의 정기영입니다. 아무렇게나 보아 넘길
수 있는 산이나 바위 덩어리의 특징을 호기심을 갖고 그 내력을 알아보기
위해 이 사이트를 방문해주신데 대하여 무척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우리
나라 중등학교 지리나 지구과학 교과서에서 각 시군마다의 지질현상에 대
하여 모두 다루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한국의 지질"이라는 책만해도
500페이지 이상되니까요. 따라서 교과서에는 우리 나라 전체 지질의 요약
만 간단히 소개되어 있을 것입니다. 영양 지역의 지질에 대한 연구도 많
이 되어 있으며, 그 내용은 전문적인 학술지나 책자에 소개되어 있습니
다. 특히 이 지역의 일반지질은 1970년에 발간된 1:50,000 영양지질도폭
에 지질도와 함께 잘 소개되어 있습니다 (지질도폭이란 1:50,000 지도위
에 그 지역에 있는 지층과 암석의 종류을 표시해 놓은 것이지요. 한국자원
연구소http://www.kigam.re.kr/에서 구입활 수 있습니다.). 이 도폭에 의
하면 영양지역은 중생대 백악기(지금부터 6500만년에서 1억3500만년사이)
의 퇴적암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확인해본바로도 그렇구요. (물론
영양지역에는 퇴적암 사이에 현무암 용암도 일부 있습니다). 영양지역 도
로가에는 시루떡처럼 거의 수평에 가까운 지층들이 겹겹이 쌓여 있는데,
이는 퇴적암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지역의 퇴적암은 대개 과거에
호수였던 곳에 모래층, 진흙층, 자갈층들이 겹겹이 쌓인다음, 지하 깊이
묻혀서 (수천미터 정도) 단단하게 굳어져 만들어진 암석입니다. 그럼 왜
지상에 드러나 있을까요? 수십년 사는 인간은 느끼지 못하지만 땅덩어리
는 수천만년 또는 수억년이란 세월을 지나면 위로 솟아올라오기도 하고 밑
으로 계속 내려 앉기도 합니다. 위로 솟아올라오게되면 (모난 돌이 정맞
는 식으로) 지층은 풍화침식되면서 깍이게 되고, 이 과정에서 산이나 계곡
같은 지형을 만들어 냅니다. 특히 암석 중에 절리(암석의 반듯하게 금이
간 곳이 갈라져 벌어진 틈)가 잘 발달된 경우에는 강가에 반듯하게 깍아지
른 절벽이 생길 수 있겠지요. 우리 나라에는 입암(立岩)이란 지명이 많이
있는데, 영양에도 입암면이 있지요. 여기 가면 강가에 산자락서 갈라지고
있는 뾰족한 바위가 있어서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영양의 명승으로 알려
져 있습니다. 강원도 영월에도 입암이란 강가의 절경이 있지요. 이처럼 우
리가 보는 지형은 수십 또는 수백만년의 풍화침식의 결과이고 그 지형을
이루는 암석은 그보다 오래되어 수천만년 혹은 수억년전에 만들어진 경우
가 많습니다. 궁금하신 바위의 정확한 위치가 있으면 더 좋겠네요.
하찮은 돌덩어리 하나에 오랜 세월의 수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지질학자이지요.
답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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