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름 wrote..
: 판의 운동이 계속 된다면
: 샌프란시스코과 로스엔젤레스는 나중에 어떻게 되는 거에요?

제대로된 답변이 될지 모르지만....?
: 기차가 달립니다. 그 기차에서 밖의 풍경을 보면 하나 둘 다가와서 다시
하나 둘 뒤로 멀어집니다. 기차가 역으로 들어가면서 천천히 달리면 풍경은
천천히 움직이고, 역을 빠져나와 신나게 달리면 풍경도 신나게 빨리
멀어집니다. 당신은 기차의 일등칸 1호차에 타고 있습니다.
기차의 7호차에는 내가 타고 있다면 우리의 기차는 같이 달리는 것입니다.

  단층의 운동은 단층을 중심으로 어느 한쪽의 땅덩이가 다른 하나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어디론가 달리는 것입니다. 샌안드레아스 단층은 로스엔젤레스
의 시내 중심에서 50 km 정도 동쪽을 지나갑니다. 그러고는 샌프란시스코를 가
로 질러 유명한 금문교 다리 서쪽의 바다속으로 지나가지요.

  그러면 한번 따져 봅시다. 샌안드레아스 단층에 의해 양쪽으로 나뉘어진 샌
프란시스코의 서쪽은 로스엔젤레스와 같이 북으로 움직입니다. 같은 기차를 타
고 북으로 달리는 것이죠. 샌프란시스코란 도시의 동쪽 부분은 상대적으로 남
쪽으로 달리는 풍경이 됩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시원스럽게 달린다면 난리
가 나죠. 어지러워 사람이 살 수가 없고 도시가 온전할까요? 이 기차는 아주
천천히 달립니다. 얼마나 천천히? 평균을 내면, 우리의 손톱이 자라는 속도만
큼 천천히 움직인다고 할 정도죠... 1년에 3-6 cm 정도 어긋납니다. 백년이면
300-600 cm이므로 3-6 m이죠.

  그렇게 천천히 움직이는데 왜 활성단층과 지진이 걱정될까요? 이놈의 단층
들은 성깔이 있습니다. 힘을 주어도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다가 한번 제대로 움
직이면 크게는 4-5 m 가량 통째로 움직이기도 합니다. 아주 드문 경우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합천의 땅 육장(?)이 찢어졌다는 옛 기록이 있기도 하더군
요. 지진단층인지는 모르겠지만.). 손톱이 자라는 속도와 같은 느린 움직임의
풍경에 익숙해 있다가 감짝 놀랍니다. 놀란 집들과 도로가 무너지고 갈라지기
도 합니다.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엔젤레스의 안전을 위해 많은 지질학자들이 연구를 하
고 있습니다. 자연재해 가운데 특정한 지역(판 운동이 활발한 곳)에서 주로 발
생하는 지질지진재해를 줄이거나 막아보자는 뜻에서 연구를 하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류충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