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호탄동 문산읍 일대 3필지 해당…상상력 넘치는 공룡·익룡·악어·새 흔적

1972년 하동에서 공룡 알 화석이 발견되고, 1973년 경북 의성에서 공룡 뼈 화석이 발견된 이후 우리나라의 크고 작은 공사 현장에서 많은 수의 화석들이 발견되고 있다.

전북과 치열한 유치 경쟁 끝에 국내 최대 공기업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일괄 유치한 진주의 경남혁신도시 조성 공사 현장에서 진주교육대 부설 한국지질유산연구소 조사단의 지질 조사 과정에서 익룡 발자국 화석 540여 개를 비롯해 새 발자국 화석 640여 개, 육식 공룡인 수각류의 발자국 화석 60여 개 등이 무더기 발견됐다. 발견된 익룡 발자국은 그 숫자와 밀집도면에서 국내 최대일 뿐만 아니라 익룡의 발톱 자국도 선명하게 나타나 있으며, 좁은 장소에서 익룡 발자국 보행렬 화석들이 다수 발견되는 경우가 세계적으로 매우 드물어 학술 가치와 그 중요성이 매우 높은 화석 산지이다.

또 각종 공룡과 새의 발자국 화석들도 함께 발견되기 때문에 '중생대 백악기 고생태 및 고생물학적 연구·교육에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인정이 되어, 진주시 호탄동 산21(123㎡), 문산읍 소문리 산43(856㎡), 호탄동 66-1(221㎡) 등 총 3필지 1200㎡가 천연기념물 문화재 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534호)으로 지정되었다.

중생대는 2억 5000만 년 전부터 6500만 년 전에 걸친 지질시대로 한반도 남한 지역에는 10여 개의 크고 작은 중생대 퇴적분지들이 존재한다. 이들 퇴적분지는 중생대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백악기 시대에 거대한 호수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퇴적물이 쌓여 지금의 퇴적분지를 만들었다. 이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것이 경상분지로서 지금의 경상남북도 일대에 분포하고 있다. 이곳에서 공룡화석을 비롯한 익룡, 새 등의 발자국 화석과 다양한 식물화석 등이 발견된다.

경상분지의 경상 누층군은 신동, 하양, 유천층군으로 나누며 최하부층인 신동층군은 낙동층, 하산동층, 진주층으로 나눈다. 또 가운데층인 하양층군은 다시 칠곡층, 신라역암층, 함안층, 진동층으로 나누는데, 이번에 익룡 화석이 발견된 곳의 지층은 1억 년에서 1억 2000만 년 전에 형성된 진주층의 상부 지역이라고 한다.

발굴지점이 현재 혁신도시 조성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어서 문화재청에서는 이번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진주 호탄동 익룡·새·공룡 발자국 화석 산지'에서 발견된 익룡 발자국 화석 가운데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지역 3개 구역 정도는 원형 보존하고 나머지는 이전 보전토록 할 계획이다.

진주시, 혁신도시 시행사인 경남개발공사와의 협의를 거쳐 화석 산지의 보존을 위해 익룡 화석 보존시설인 화석전시관을 만들어 함께 누릴 수 있는 자연유산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 화석전시관에는 혁신도시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익룡 (발자국) 화석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하고, 발굴된 다른 화석들은 별도 보존하여 1억 년 전 이 땅에 지배하고 살았던 공룡들의 생활상을 이해하고, 우리 고장에 이러한 자랑스러운 자연 유산이 있음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경남 지역은 전체 면적의 약 80%가 중생대 퇴적층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곳곳에서 많은 화석이 발견되고 있다. 조금만 주의 깊게 주변을 살펴보면 쉽게 공룡 발자국 화석을 발견할 수 있다. 경남 지역에서만 화석 산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곳이 9곳이며, 경상남도 기념물이 4곳, 경상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곳이 4곳이다. 이처럼 많은 화석 관련 지질 유산이 있는 지역은 국내에서 경상남도가 유일하다.

   

우리가 사는 경남 지역은 약 1억 년 전에는 공룡과 익룡, 다양한 종류의 새들이 주인이었다. 이들의 흔적들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와 같은 화석 자료들은 충분한 보호와 전시를 통해 경남의 학생들에게 훌륭한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외지인들을 위한 관광 자원으로의 가치도 충분하다. 우리 지역에서 발견되는 화석들은 우리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자연유산이다. 이러한 자연 유산을 우리 지역에서 잘 보존하고 전시하여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1억 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옛 주인(공룡, 익룡, 악어, 새 등)들의 흔적을 보면서 내일을 향한 꿈과 상상력의 나래를 키울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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