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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과 환경: 지구의 선물, 그 빛과 그림자 - 제 4장 태양 에너지
 
  4-1. 물의 순환
  4-2. 홍수와 가뭄
  4-3. 풍화, 침식, 운반 그리고 퇴적
  4-4. 사태
  4-보충 학습
  4-참고문헌

4-2. 홍수와 가뭄

4-2-1. 범람(홍수)

  물은 인간에게 있어 생명과도 같은 물질이지만 때론 지나치게 많아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그와 같은 피해 중의 하나가 바로 범람이다. 범람은 너무 많은 비로 물이 넘쳐 일어나는데, 가축과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뿐만 아니라 재산 피해도 유발 한다. 자연재해 중 기상재해로 분류되는 범람은 전세계에서 가장 발생빈도가 높으며 최근에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는 이 단원에서 범람에 대해 자세히 배워보자.

4-2-1-1. 배경 지식

  범람이란 보통 때에는 마른 땅이었던 곳이 물에 잠기도록 물이 넘치는 현상이다. 이것은 하천, 호수, 또는 해수가 너무 많은 물을 받아, 물이 제방을 넘을 때 생긴다. 범람은 하천을 따라 가장 자주 일어나는데, 하천 범람의 경우 하천 상류에서 발생하는 상류 범람과 하류 지역에서 발생하는 하류 범람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상류 범람은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비가 와서 하천의 배수 능력보다 더 많은 물이 공급되어 상류 지역에서 일어나는 범람으로 단기간에 좁은 지역에서 일어난다. 하류 범람은 긴 시간에 걸쳐 계속되는 비로 너무 많은 물이 모여 하류 지역에서 일어나는 범람으로 장기간 넓은 지역에 걸쳐 일어난다. 그림 4-2-1은 범람의 예를 보여주는 것으로, 왼쪽의 것은 1997년 스페인 알리칸테(Aliocante)에서 일어난 범람으로 도시가 물에 잠겼다. 오른쪽의 사진은 2002년 한강의 범람으로 올림픽 대로가 물에 잠긴 모습이다.


그림 4-2-1. 범람의 예.

4-2-1-2. 하천(강)과 범람원

  범람(flood)는 주로 하천을 따라 발생하므로, 우선 하천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하천 또는 강은 보통 집수역(catchment area)라 부르는 한 지역의 주력 배수 수단이다. 따라서, 하천의 배수 능력은 범람을 결정하는 주요인이 된다. 여기서 집수역은 해당 하천으로 물이 모이는 지역을 말한다. 하천은 아마도 육지에서 일어나는 침식(erosion), 운반(transportation) 그리고 퇴적 작용(sedimentation)의 가장 중요한 매체일 것이다. 하천의 끊임 없는 이러한 지질 작용으로 자연 제방(natural leeve)과 사행천(meander)가 만들어지며, 좀 더 높은 곳은 깍이고 낮은 곳에서는 퇴적물이 쌓이면서 지형이 변해간다. 하천은 인간 생활에 아직도 중요하게 관여한다. 많은 사람들이 하천으로부터 필요한 식수 및 산업 용수를 공급받으며, 주요 운반 수단으로, 레져의 대상으로 사용한다.

  그림 4-2-2는 발원지부터 하구까지의 하천 각부의 명칭을 보여준다. 여러 개의 하천이 합쳐 좀 더 큰 물줄기를 이루면 흔히 강이라 부른다. 이 때 보다 큰 물줄기에 합쳐지는 하천들을 지류(tributary)라고 한다. 하천은 샘과 같은 수원지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하천이 다니는 길을 하도(channel)이라고 부르는데 이 길이 반듯한 법은 거의 없다. 하도가 구불구불 휘어져 흐르는데 이를 곡류 또는 사행천이라고 한다. 상류 산악 지역에서는 높은 산들로 둘러쌓여 하천이 자유롭게 곡류를 이룰 마땅한 공간이 많지 않습니다. 좀 더 하류로 내려가면 하천이 곡류를 이루면서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편평한 공간이 생깁니다. 이 편평한 공간은 평상시에는 물이 없지만 비기 많이 내리면 하천으로부터 넘친 물에 잠기게 됩니다. 이렇게 물에 잠기는 편평한 곳을 범람원(flood plain)이라고 부른다. 범람원에는 평상시에 물이 얕게 차있는 습지(marsh)가 있을 수도 있고, 과거 하도 였던 곳이 잘려 남아 만들어진 호수가 있을 수도 있다. 이 호수는 소 뿔 같이 생겼다 해서 우각호(oxbow lake)라고 한다. 하천이 마침내 바다와 같은 넓은 물과 만나면 갑자기 너비가 넓어지는데, 이는 마치 관악기의 벨 모양처럼 보인다. 이런 부분을 하구(estuary)라고 한다. 하천의 세로 단면은 그림 4-2-2의 오른쪽 그림과 같다. 이 단면은 좌우 대칭이지만, 대칭이 아닐 경우도 많다. 평상시에는 하도 내에 물이 흐르다가 범람이 일어나면 그림과 같이 물이 넘쳐 범람원을 물에 잠기게 한다. 이 때 운반하던 퇴적물을 하도 주변과 범람원에 퇴적시키는데, 이와 같은 일이 몇 번 반복되면 마지막 그림처럼 하도와 범람원 사이에 자연적으로 약간 높은 언덕을 만들게 되는데, 이를 자연제방이라고 부른다.


그림 4-2-2. 하천 각부의 명칭(왼쪽) 및 세로 단면(오른쪽).
http://thebritishgeographer.weebly.com/river-landforms.html

  그림 4-2-3은 하천과 그 주변의 범람원을 좀 더 자세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 범람원을 가로 질러 하류쪽으로 곡류가 흐르고 있다. 이 곡류와 평행하게 때로는 작은 하천이 같이 흐를 수도 있다. 범람원에는 과거 곡류 하도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하도가 휘게 되면 휘어진 안쪽은 물의 유속이 느려 퇴적이 일어나고 바깥쪽은 유속이 빨라지며 침식이 일어난다. 휜 안쪽에 퇴적이 일어나 모래톱이 만들어 지는데, 이를 사주(point bar)라고 부른다. 휜 안쪽에 퇴적이 일어나고 바깥쪽에 침식이 일어나면서, 하도가 휜 방향으로 더욱 휘게된다. 하도가 너무 심각하게 휘게 되면 중간에 끊어지면서 예전 하도가 기존의 하천으로부터 분리돼 우각호를 만들게 된다. 범람원에는 하천 퇴적물이 쌓이게 되는데, 이를 충적층(alluvium)이라고 한다.


  그림 4-3-4는 인공위성에서 찍은 미국 미시시피 강의 모습이다. 현재의 곡류와 그 주변의 수많은 예전 곡류의 흔적과 우각호를 볼 수 있으며, 이제 막 우각호를 만드는 곳도 몇 군데 보인다.


4-2-1-3. 범람에 의한 피해

  범람은 매우 빈번히 일어나는 자연재해이다. 범람에 의한 피해는 강수량, 배수량, 지형, 범람원 사용 여부, 인구 밀도 등에 의해 그 규모가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강수량이 많으면 더 큰 규모의 범람이 일어나 피해가 커진다. 하지만, 단순히 강수량이 많은 것보다 짧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강수량이 많은 것이 훨씬 큰 피해를 일으킨다. 배수량이 크면 웬만큼 큰 비가 와도 범람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배수량이 작으면 작은 비에도 범람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지형의 기복이 심한 곳보다 넓고 편편한 곳이 범람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다. 이는 약간의 범람으로도 넓은 지역을 침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범람원에 건물을 짓거나 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범람원을 사용할수록 범람이 일어날 경우 더 큰 피해를 입는다. 우리나라처럼 용지 면적이 많지 않은 나라에서는 범람원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범람이 일어나면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일수록 범람에 의한 피해도 증가한다. 이는 범람원의 사용 정도가 늘어날수록 피해가 늘어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이는 범람에 좀 더 많은 사람과 재산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범람에 의한 피해는 일차적 피해와 이차적 피해로 나눌 수 있다. 일차적 피해는 범람에 의해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피해로 인명피해, 재산손실, 단전 및 단수, 토양 유실, 수질 오염 등이 있다. 이차적 피해는 범람에 의해 일어난 후유증으로 생기는 피해로, 질병(전염병) 유발, 식량 및 식수와 같은 생필품 부족, 경기 침체 및 기타 정신적 피해 등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7월과 9월사이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려 매년 많은 피해를 입는다. 특히 2011년에는 7월달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홍수 뿐만 아니라 사태로 인해서 많은 피해가 있었다. 이 해에 홍수로 인한 피해는 최근 10년래 최악을 기록했는데, 서울특별시에서만 이재민 총 34,253명, 사망 22명, 재산 총액 313억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이때 전국적으로는 이 집중호우에 의해서만 69명의 사상자와 8명의 실종자 그리고 4890억의 재산피해가 있었다. 그림 4-2-5는 2011년 7월의 집중 호우로 서울 강남 대치동 사거리가 물에 잠긴 모습이다. 이 호우가 우리나라 21세시 최악의 호우이다. 그림 4-2-6은 2010년 추석 연휴 기간 동안의 집중호우로 인해 광화문이 거리가 물에 완전히 잠겨 있는 모습이다.


그림 4-2-5. 2011년 폭우로 잠긴 대치동 사거리 (세계일보 자료 사진).
http://www.segye.com/newsView/20150715004729


그림 4-2-6. 2010년 집중 호우로 물에 잠긴 광화문.
http://www.ytn.co.kr/_ln/0108_201307021350322408

4-2-1-4. 하천의 인위적 변화

  예로부터 인간은 하천을 관리해왔다. 제방을 축조하고, 하도를 준설하며, 운하를 건설하고, 보와 댐을 만들었다. 이러한 일들은 하천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을까?

  인공 제방 축조는 물을 수로에 가두기 위한 것이며, 흔히 수로 정비 작업 즉 구불구불한 수로를 펴는 작업을 수반한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건설된 제방의 주변에 범람을 줄이고, 유휴 부지를 확보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늘어난 유량과 유속으로 퇴적물(짐)의 운반 능력이 상승되면서, 상류 지역에는 토양 유실을, 하류에는 과다한 퇴적물 퇴적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류 지역에는 농토와 부지가 줄어들게 되고, 하류지역에는 하상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범람이 증가하기도한다. 또한 인위적인 제방과 퇴적물의 유실로 주변 습지가 사라지며 생물 다양성이 파괴되어 생태계에 커다란 교란이 생기게 된다.

  하도를 준설하는 것도 인공제방 축조와 비슷한 효과를 낸다. 하도에 퇴적물이 쌓이면 하상이 높아져 하도가 많은 물을 담을 수 없기 때문에 하천 바닥의 퇴적물을 긁어 내어 하천의 배수 용량을 확보하는 것이 하도 준설이다. 이것도 단기적으로는 하천의 배수 능력을 향상시켜 범람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제방 축조 때와 마찬가지로 하천의 유속을 증가시키면서, 토양 및 퇴적물 유실, 하류 지역의 지나친 퇴적물 퇴적, 그리고 생태계 파괴를 유발한다.

  운하는 물길을 따라 여객 또는 화물 수송이 가능하도록 하천을 변형시킨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제방을 튼튼히 하고, 하도를 똑바로 펴야 하며, 바닥을 긁어 내 수심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므로, 제방건설과 하도 준설로 인한 환경적 충격이 모두 나타날 수 있다.

  보 또는 댐 건설은 물을 가두어 가뭄과 같이 물이 부족한 시기에 이용하기 위해 설치한다. 또 댐을 건설하여 전기를 생산하기도 한다. 그러나 댐 건설은 환경적으로 매우 큰 부담을 가져온다. 댐을 건설하면 댐을 중심으로 그 상류 지역과 하류 지역의 환경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댐 상류지역은 물에 잠기지 않던 곳이 물에 잠기고, 댐 하류지역은 물에 잠겼던 곳이 말라버려 그때까지 유지되던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특히 하류지역은 물이 말라 버림에 따라, 식생이 제거되며 토양이 노출되어 토양 유실이 심각하게 될 수도 있다. 댐이 물을 막으면서 수심이 깊어지고, 산소가 하천 바닥에까지 공급이 어려워져 물의 수질이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으며, 막힌 물의 순환이 불량해져 부영양화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하천에 인위적인 변화를 삼가하고 있다. 혹시 하천에 공학적인 변화를 주려면 그에 따른 다양한 환경적 충격을 최소화하는 대책과 함께 시행하여야 한다. 그림 4-2-7은 1971년 완공된 미국 플로리다주의 Kissimmee 강의 C-38 운하 모습이다. 이 운하 건설이후, 많은 습지가 사라지고, 이에 따라 야생 동물의 수가 급감했으며, 주변 생태계가 파괴되었다. 이러한 환경 피해 때문에 당국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이 도로 운하를 메웠다. 운하가 메워진 후 빠른 속도로 습지와 생태계가 회복되고 있다.


그림 4-2-7. 미국 플로리다주 Kissimmee River의 C-38 운하.
https://en.wikipedia.org/wiki/Kissimmee_River

  그림 4-2-8은 한 때 동양 최대의 저수량를 자랑했던 소양댐의 모습이다. 소양댐으로 인해 그 상류 수몰지역의 4,600세대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였으며, 2,700ha의 논밭이 사라졌다. 이 댐의 건설로 하류 지역의 홍수 조절에는 기여하였지만, 많은 비에도 수문을 열지 않아 상류 지역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던 적도 있다. 호수로 인한 주변 도시에 자주 끼는 안개 때문에 기관지 계통의 질병을 호소하는 사람도 상존하며, 양구와 같은 도시는 소양호에 의해 길이 차단되면서 춘천에서 3시간 넘게 걸려야 도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림 4-2-8. 소양댐의 방류 모습.
http://igbs.kr/content.asp%3FMco...eNo%3D11

  그림 4-2-9는 세계 최대의 댐 참사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 바이온트(Vaiont) 댐의 붕괴로 솓아진 물에 의해 폐허가 된 론가로네(Longarone) 마을의 모습이다. 바이온트 댐은 무솔리니 정권에서 기획되었지만 중단되었다가 다시 추진되어 1959년에 완공된 높이 262m 두께 27m의 초대형 댐으로, 지질학적으로 불안정한 석회암 지역에 건설되었다. 이 댐의 건설 당시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였으나, 정부는 이들을 좌익으로 몰아 탄압하며 공사를 강행하였다. 댐 건설 이후 수많은 지진들이 보고되었으나 철저한 언론 통제를 통해 묵살하였다. 마침내 1963년 10월 9일 2286mm의 집중 호우로 댐 위 쪽의 Toc 산에 사태가 발생하여 어마 어마한 양의 암석들이 갑자기 호수로 쏟아져 들어갔다. 이 사태로 댐의 물이 넘쳤고, 이 물과 진흙이 섞여 200m 높이로 순식간에 하류쪽을 휩쓸었다. 이 사고로 2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물이 넘쳐 그 아래를 흽쓸어 파괴하는데는 6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림 4-2-9. 1963년 Vaiont 댐의 붕괴로 폐허가 된 Longarone.
http://www.corbisimages.com/Enlargement/Enlargement.aspx?id=BE025609&ext=1

  우리나라는 이병박 정부 시절 "4대강 사업"이라는 것을 통해 하천에 대대적인 변경을 꾀했다. 범람원에 여러 시설과 도로를 설치하고, 보를 건설하고, 하도를 정비하는 등 각종 인위적 공사를 단행한 것이다. 그 결과 그림 4-2-10에서 보듯, 이 사업으로 인해 주변 생태계가 파괴되고 수질이 악화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림 4-2-10. 4대강 사업 모습(왼쪽: 여주 남한강 공사 전후, 오른쪽 위:여주 공사 현장, 오른쪽 아래; 달성보 현장).
http://engjjang.egloos.com/viewer/10488208

  그림 4-2-11은 2014년 6월 대구 달성군 도동나루터에서 촬영된 낙동강의 녹조현상이다. 4대강 사업으로 달성보가 만들어진 후 녹조가 심해졌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림 4-2-11. 2014년 6월 대구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 도동나루터의 녹조현상. 대구=연합뉴스.
http://www.hankookilbo.com/v/07ae14e9b9b34142843de49d0d8d85d9

4-2-1-5. 범람의 예측

  하천의 범람을 정확하게 예측할 순 없지만, 규모에 따른 재발 주기(recurrence interval)을 살펴봄으로써 대략적인 예측은 가능하다. 재발주기란 주어진 규모의 범람이 얼마만큼의 시간 간격으로 일어나는 가를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그림 4-2-12에서 보듯이 초당 12,000m3의 유출량으로 인한 범람의 재발 주기가 10년 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2011년에 그만한 규모의 범람이 있었다면 그 10년 후인 2021년 즈음에 같은 규모의 범람이 또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이와 같은 재발 주기는 주어진 하천에 대해 꾸준한 유출량 측정 자료가 축적되어야 평가가 가능하다.


그림 4-2-12. 하천의 최대유출량과 재발 주기.
http://serc.carleton.edu/images/quantskills/methods/quantlitf

4-2-1-6. 도시화(urbanization)과 범람

  현대는 도시화의 시대이다. 인구는 점점 밀집되고 도시는 점점 커진다. 그렇다면 이 도시화와 범람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그림 4-2-13이 보여주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 범람 빈도는 증가한다. 그 이유는 포장면적의 증가로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고 직접 하천으로 유출되는 양이 증가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이는 도시화가 어떻게 진행되는가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다. 만일 상업이나 공업 지역과 같은 포장면적이 늘어나는 방식이 아니라, 잔디가 늘어나는 주거 용지가 증가하는 방식의 도시화는 오히려 범람의 빈도를 줄일 수도 있다. 또 한가지 주의하여야 할 점은 재발주기가 긴, 즉 대규모의 범람은 도시화의 진행에 무관한 발생 비율을 보여준다.


그림 4-2-13. 도시화에 다른 범람 빈도의 증가.
http://wps.prenhall.com/esm_keller_introenvgeo_3/21/5391/1380326.cw/content/index.html

4-2-1-7. 범람에 대한 대책

  범람에 의한 피해를 줄이려면 범람원 사용을 규제하고, 보험과 같은 보장 제도를 확충하며, 범람지도를 작성하여 범람 위험도에 따라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범람 상황에 대비하여 생필품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림 4-2-14는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West Virginia)의 필러피(Philippi) 시를 관통하는 타이거트 밸리(Tygart Valley) 강을 중심으로 하는 범람 지도이다. 이 지도를 보면 하늘 색의 범람기가 시작될 때는 지도 중상부의 좁은 지역의 일부 도시가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난다. 노란색에 해당하는 소규모의 범람이 일어나면 추가로 지도 중하부의 도시 일부가 물에 잠기며, 중규모의 범람이 일어나면, 주로 강의 동쪽에서 강을 따라 길게 침수가 일어남을 알 수 있다. 만일 이 지역에 대규모 범람이 발생하면 강의 양쪽으로 강을 따라 상당히 넓게 침수가 일어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범람 지도는 범람의 규모에 따라 어느 정도 지역까지 영향권에 드는지 미리 알 수 있어, 강수량과 하천의 유출량 등에 따라 미리 해당 지역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리는 등의 조치를 취해 심각한 피해를 예방하는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그림 4-2-14. Philippi 시 Tygart Valley River 주변의 범람 지도.

4-2-1-8. 역사상 최악의 범람들

  표 4-2-1은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한 역사상 최악의 범람들을 정리한 것으로, 중국에서의 범람 피해가 어마어마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역사상 최악의 범람 1위인 1931년 중국의 범람은 무려 250만 내지 370만명의 사망자를 내었다.

표 4-2-1. 사망자 수를 기준으로 한 역사상 최악의 범람들.
사망자 수사건명국가발생년도
2,500,000–3,700,0001931 중국 범람중국1931
900,000–2,000,0001887 황하 범람중국1887
500,000–700,0001938 황하 범람중국1938
231,000태풍 니나로 인한 Banqiao Dam 붕괴.
대략 86,000 명이 범람으로 인해 죽고,
145,000 명이 뒤 이은 질병으로 사망.
중국1975
230,000인도양 쓰나미인도네시아2004
145,0001935 양자강 범람중국1935
100,000+St. Felix's Flood, storm surge네덜란드1530
100,000Hanoi and Red River Delta flood북베트남1971
100,0001911 양자강 범람중국1911

4-2-2. 가뭄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물이 너무 많아 범람이 생겨도 문제가 되지만, 오히려 부족해도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가뭄이 들면 부족한 물로 인해 자연 생태계가 타격을 입고, 농업 생산성이 줄어들며, 용수와 식수가 제한되고, 연쇄적으로 지역 경제가 침체된다. 또 간접적으로는 수질 오염이 심각해지고, 화재가 발생하기 쉬워진다. 극심한 가뭄이 들면 생명체는 해당 지역을 떠나야 하며, 그렇지 못한 것들은 모두 말라 죽는다. 현대 사회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였다고해도 심한 가뭄과 같은 자연 재해에는 속수 무책일 때가 많다. 우리는 이 단원에서 이러한 가뭄에 대해서 배워보자.

4-2-2-1. 정의

  가뭄(drought)는 홍수와 반대되는 현상으로, 한 지역에 지속적으로 물의 공급이 부족한 기간을 일컫는 말이다. 이때 물의 공급은 강수든, 지표수든, 지하수든 어떤 형태의 물 공급이라도 모두 포함한다. 만일, 한 지역에 강수량이 평균보다 훨씬 적더라도, 지표수나 지하수를 통해 충분히 물을 공급할 수 있으면 가뭄이라 말하기 어렵다. 평균 이하의 강수량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부터 물의 공급이 부족해지기 시작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가뭄이 시작된다. 그림 4-2-15는 멕시코 소노란(Sonoran) 사막의 건열(mud crack)을 보여주는 사진dl다. 건열이란 말라서 쪼개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가뭄이 계속되면 논바닥 및 저수지 바닥이 드러나고, 결국은 말라 이 사진과 같이 갈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가뭄이 지나고, 다시 비가 내려 그 위에 물이 덮히고 퇴적이 일어나면, 이 갈라진 구조가 그대로 퇴적암에 보존되는데, 이 퇴적구조 이름도 건열이다.


그림 4-2-15. 멕시코 소노란 사막의 건열. © Tomas Castelazo.
https://en.wikipedia.org/wiki/Drought

4-2-2-2. 가뭄의 원인

  이와 같은 가뭄이 일어나는 원인은 무엇일까? 가뭄은 강수량 부족, 계절적 변화, 엘니뇨와 같은 대양 수온 변화, 침식 및 인간의 활동, 그리고 전지구적인 기후 변화 같은 것 때문에 일어날 수 있다.

  비나 눈은 공기 중의 수증기가 응결하여 땅으로 떨어지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비나 눈이 내리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증기가 공급되어 응결될 수 있어야 한다. 대개는 대지로부터 증발된 수증기가 위로 올라가 온도가 낮은 위쪽에서 응결되어 강수되는데(그림 4-2-16), 지상에 수증기를 공급할 수분이 충분치 않거나, 태양이 너무 많이 반사되어 지상의 수분을 충분히 증발시키지 못하거나, 고기압이 오랫동안 자리잡아 공기가 계속 하강하거나, 해당 지역으로 이동하는 대기가 너무 건조할 경우 강수량이 부족하여 가뭄이 시작될 수 있다.


그림 4-2-16. 수증기의 증발, 응결, 강수.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하다. 이들 계절 중 여름에 주로 대부분의 강수가 집중되고(그림 4-2-17), 겨울부터 봄에 이르기까지는 강수가 매우 저조하다. 이와 같이 강수량이 매우 적은 시기를 갈수기(dry season)라 하는데, 갈수기에는 통상 물이 부족하여 심각한 가뭄이 드는 경우가 많다.


그림 4-2-17. 2012 우리나라 월별 강수량.
http://data.si.re.kr

  엘니뇨(El Niño)란 적도 부근의 동태평양 지역의 대양 표면 온도가 평균보다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그림 4-2-18). 이 해수의 온도는 주기적으로 평균보다 높아졌다 낮아졌다를 반복하는데, 이와 같은 온도 변화의 반복을 남방 진동(Southern oscillation)이라 부른다. 이 남방 진동을 엘니뇨와 합쳐 ENSO라고 부르기도 한다. 엘니뇨와는 반대로 동태평양 수온이 평균보다 낮아지는 것을 라니냐(La Niña)라고 한다. 이와 같은 해수 온도의 변화는 단순히 대기의 기온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대류에도 영향을 미쳐 상승 기류와 하강 기류의 위치를 바꾸고, 그에 따라 비가 내리는 곳과 마른 바람이 불어 내려오는 곳을 바꾸어 곳에 따라서는 집중호우를 다른 곳에서는 심각한 가뭄을 초래하게 된다.


그림 4-2-18. TOPEX/Poseidon이 관찰한 1997-1998년의 엘니뇨 현상. 중앙아메리카 부분부터 길게 태평양 중앙으로 높은 온도의 해수가 분포함을 볼 수 있다(하얀색). https://en.wikipedia.org/wiki/El_Ni%C3%B1o

  그림 4-2-19는 겨울, 12월부터 2월까지의 엘니뇨 (남방 진동)에 따라 형성되는 녹색의 강우지역과 갈색의 건조 지역의 분포가 그 아래 6월부터 8월까지의 것과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다. 이로부터 평상시 비가 충분하던 지역에 가뭄이 올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4-2-19. ENSO에 의한 강수 지역과 건조 지역의 변화.
https://en.wikipedia.org/wiki/El_Ni%C3%B1o

  토양이 침식되거나, 인간에 의한 농지 확장, 벌목, 산업 용지 개발 등에 의해 맨 땅이 드러나게 되면 숲이 줄어들면서 해당 지역이 물을 잡아두는 능력이 줄어들게 되어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이에 더해 증발산량도 줄어 대기가 더 건조해지게 되며 이로 인해 가뭄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그림 4-2-20은 산림이 잘 보존 된 곳과 개발에 의해 산림이 파괴된 곳의 증발산량, 지표 유출량, 그리고 대기 중 수분의 농도를 비교한 것이다. 산림이 파괴되면서 증발산량은 줄고, 지표 유출은 늘며, 대기 중 수분의 양도 줄어 가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줄어듬을 알 수 있다.


그림 4-2-20. 산림 파괴에 의한 수문학적 변화.
http://www.nature.com/nature/journal/v489/n7415/fig_tab/nature11485_F1.html

  지구 온난화와 같은 이유로 전세계적인 기후 변화가 일어나면 많은 지역이 예전과는 다른 기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전체적으로 더 많은 비를 만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전 지구적인 대기 대순환의 변동과 그에 따른 기후 변화는 몇몇 곳에서 유래 없는 가뭄을 초래할 것이 분명하다. 그림 4-2-21은 1951년부터 1980년까지의 평균기온과 비교한 2015년 지구의 기온이다. 분명히 과거보다 높은 온도를 보여, 지구가 더워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기온의 변화는 결국 기후 변화로 이어지고, 이 기후 변화는 지구 곳곳에 홍수와 가뭄 같은 재난을 가져올 것이다.


그림 4-2-21. 1951-1980 사이의 5년 단위 평균온도와 비교한 2015년도의 지구 온도.
https://www.nasa.gov/press-release/nasa-noaa-analyses-reveal-record-shattering-global-warm-temperatures-in-2015

4-2-2-3. 가뭄의 유형

  가뭄은 기상학적 가뭄, 농업적 가뭄, 수문학적 가뭄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상학적 가뭄은 평균 강수량보다 적은 강수량을 기록할 때 일어난다. 이 가뭄은 다른 유형의 가뭄에 앞서 일어난다. 농업적 가뭄은 지역적으로 농작물 성장에 필요한 토양수분이 확보되지 못하는 것을 말하며 토양수분에 의해 결정된다. 수문학적 가뭄은 흔히 물 부족 현상을 의미한다. 댐이나, 저수지, 하천, 그리고 지하수 물이 고갈되어 물 부족의 피해가 예상되는 것을 말한다. 공급이 줄어서 부족하든, 소비가 늘어 부족하든, 물의 부족으로 불편이나 재해가 발생하면 가뭄으로 취급한다는 점에서 기후학적, 기상학적, 농업적 가뭄과 다르다.

4-2-2-4. 가뭄의 피해

  가뭄에 의한 피해는 환경적, 경제적, 및 사회적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환경적 피해는 동식물의 고사, 생태계의 파괴, 수질 오염의 증가, 화재 발생 가능성 증가 등과 같은 것이 있다. 경제적 피해는 농업 생산량 감소, 물 관련 산업의 침체, 각종 산업의 물 이용 제한, 그리고 관련 관광 및 레저 활동의 위축 등이 있다. 사회적 피해로는 가뭄으로 인한 질병 및 스트레스 발생 같은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 4-2-22는 호주 빅토리아 주 베남브라(Benambra) 들판에 가뭉이 들어 들판이 바짝 마른 모습이다.


그림 4-2-22. 가뭄 든 들판. Benambra, Victoria, Australia.
https://en.wikipedia.org/wiki/Drought

4-2-2-5. 가뭄에 대한 대처

  다양한 방법을 통해 가뭄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물 부족 상태에 대비해 관계 시설을 확충하고, 농지에는 가뭄에 강한 대체 작물을 키우며, 수자원의 이용 효율을 높이고 사용한 물을 재사용해서 물 사용량을 줄여 물부족 상황을 완화한다. 또한, 강수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모아서 이용한 후 배출하고, 물이 부족할 때를 대비하여 토지 이용 계획을 잘 수립할 필요도 있으며, 가뭄에 피해를 입었을 때를 대비해 보험 및 지원 제도를 미리 정비해야 한다.

 
  4-3. 풍화, 침식, 운반 그리고 퇴적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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