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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과 환경: 지구의 선물, 그 빛과 그림자 - 제 5장 화석 연료
 
  5-1. 지구상의 생물 - 과거와 현재
  5-2. 오존층의 역할과 파괴
  5-3. 화석 연료의 형성 및 개발
  5-4. 화석 연료의 이용
  5-5. 지구 온난화
  5-6. 산성비(산성 강하물)
  5-7. 기타 환경 문제
  5-보충 학습
  5-참고문헌

5-1. 지구상의 생물 - 과거와 현재

5-1-1. 생명의 기원

  지구상에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 현재 과학자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것은 무기적인 방법으로 생명체가 탄생했다는 ‘무기기원설(abiogenesis)’이다. 무기기원설은 무생물적인 화학반응을 통해 무기물들로부터 유기물이 만들어지고, 이 유기물들이 모여, 좀 더 복잡한 유기물들을, 그리고 이것들이 모여 스스로 대사와 복제가 가능한 생명체가 만들어졌다는 가설이다.

  17세기 전까지 사람들은 생명체가 자발적으로 생겨난다고 믿었다. 이를 '자연발생설(spontaneous generation theory)'이라 하는데, 일정한 조건만 만족하면 부모 없이도 생명체가 저절로 생겨난다는 가설이다. 현미경과 같은 과학적 관찰 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아무 것도 없던 빵에서 곰팡이가 생기고, 동물 시체에 구더기가 꼬이며, 바위에는 이끼가 덮이고, 진흙 속에서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는 생명이 저절로 생긴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1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일련의 관찰과 실험을 통해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음이 드러났다. 1668년 레디(Francesco Redi)는 고기에 파리가 알을 낳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관찰했고, 1768년 스팔란짜니(Lazzaro Spallanzani)는 공기 중에 미생물이 있어 이들을 끓여 살균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그리고 마침내 1861년 파스퇴르(Louis Pasteur)는 일련의 실험을 통해 박테리아나 균류 생물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감염되어 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Francesco Redi, 1626-1697

Lozzaro Spallanzani, 1729-1799

Louis Pasteur, 1822-1895
그림 5-1-1. 왼쪽부터 레디, 스팔란짜니, 파스퇴르.
http://commons.wikimedia.org

  무기기원설의 시초가 되는 것은 1924년 알렉산더 오파린(Alexander Oparin)이 그의 저서 ‘생명의 기원(Origin of Life)’ 에서 제시한 생명 탄생에 대한 가설이다. 오파린은 원시 지구의 환경이 지금과는 몹시 달라, 파스퇴르 등이 틀렸음을 증명한 "자연 발생적 생명의 탄생"이 생물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가능했었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가설에 따르면, 원시 지구에서는 산소 결핍 환경 하에서 태양 에너지에 의해 유기물이 풍부하게 만들어질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유기물이 바닷물과 섞여 있는 것을 ‘primeval soup’ 또는 ‘primordial soup'이라 불렀다, 우리 말로 하면 “원시 국” 또는 “원시 수프”정도 된다. 이런 유기물들이 모여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 라는 구형 물질을 만들고, 이 것이 모여 점점 커지다가 분열에 의해 자신과 닮은 것을 만들면서 가장 원시적인 생명의 특징을 갖게 되었다고 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존 할데인(John Haldane)은 생명체 이전의 원시 바다에서 유기물이 만들어져 ’뜨거운 멀건 유기물 국‘과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파린과 할데인의 가설은 시카고 대학의 헤롤드 유레이(Harold Urey)가 지도하였던 대학원생 스탠리 밀러(Stanley Miller)의 1952년 실험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실험은 흔히 밀러-유레이 실험이라고 불리는데(그림 5-1-3), 원시 지구의 대기가 주로 메탄, 암모니아, 수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여기 이 그림과 같은 장치를 만들어 원시 지구에서 물의 증발과 응결 그리고 전기 방전(번개) 같은 과정을 통해 유기물이 만들어질 수 있는 가를 확인한 실험이다. 이 실험 결과물을 분석한 결과 20여종 이상의 아미노산이 검출되었다. 이로부터 무기물로부터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 유기물이 만들어질 수 있음은 확인되었다. 하지만, 분석된 아미노산이 실제 생명체에게서 발견되는 아미노산과는 달랐다. 이는 실제의 원시 대기의 성분이 밀러가 생각했던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요즘의 과학자들은 원시 지구의 대기는 당초 생각했던 것처럼 메탄이나 암모니아보다는 수증기와 함께 이산화탄소 및 황화수소 가스로 주로 이루어져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들보다 조금 뒤 시드니 폭스(Sidney W. Fox)와 카오루 하라다(Kaoru Harada)가 비슷한 실험 결과를 냈으며, 특히 폭스는 증발과정을 통해 단순 아미노산보다 좀 더 복잡한 준단백질, 즉 프로테노이드(protenoid)를 합성하였다.

그림 5-1-2. 왼쪽부터 오파린(1894-1980). 할데인(1892-1964), 밀러(1830-2007), 폭스(1912-1998).
http://en.wikipedia.org/wiki/Origin_of_life.


그림 5-1-3. 밀러-유레이 실험 장치.
http://en.wikipedia.org/wiki/Miller%E2%80%93Urey_experiment

  현대의 대부분의 생명 기원설은 오파린-할데인 가설에서부터 시작한다. 즉, 지금과는 매우 다른 환원 환경에서 최초의 생명의 탄생은 무기물로부터 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유기물이 만들어지고, 이 유기물들이 모여 좀 더 커다란 복합체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생명의 탄생에 대한 표준 모델은 없다. 현재 존재하는 많은 가설들 사이에서 논쟁이 되는 점은 과연 최초의 유기물은 지구에서 만들어졌는지, 유기물의 합성을 위한 에너지는 어떻게 공급되었는지, 어떻게 처음의 단위체 유기물들이 결합하여 중합체를 형성하였는지, 그리고 이 중합체가 어떻게 대사와 복제가 가능한 생명체로 발전하게 되었는 가에 대한 점이다. 이들 논점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이에 대한 전문 서적을 참고하거나, 여기 이 링크의 문서를 참조하기 바란다.

5-1-2. 생명의 역사

  지구의 나이는 대략 45 내지 46억년 정도 된다. 지구상의 최초 생명체 기록은 지구의 탄생 후 약 10억년이 흐른 35억년 전 하데안(Hadean) 시기에 형성된 호주 아펙스(Apex) 처어트 층에서 발견된 화석 비슷한 물체일지도 모른다. 그림 5-1-4는 호주 아펙스 층의 모습과 그 안에서 발견된 화석이라고 믿어지는 것의 모습이다. 이 필라멘트처럼 생긴 것은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를 만든 미생물인 사이아노박테리아(cynobacteria)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이 물질을 조심스럽게 분석한 결과는 이 물질이 석영 및 적철석과 광물로 되어 있어, 이 것은 그냥 틈을 매운 무기물이지 실제로 화석이 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었다. 화석이라는 주장은 이 [문서]를 읽어보고, 화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은 이 [문서]를 읽어보기 바란다. 만일 아펙스 처트에서 발견된 것이 정말로 화석이라면, 이 아펙스 화석은 가장 원시적인 미생물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갖는 것으로, 이로 볼 때, 최초의 생명체 탄생은 이보다 한참 전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그림 5-1-4. 호주 아펙스 처어트 층과 그 안에서 발견된 미화석.
http://www.nature.com/news/2011/110220/full/news.2011.110.html

  카나다 퀘벡(Quebec) 지역의 누부에이지잇턱(Nuvvuagittuq) 그린스톤 벨트(Greenstone Belt)에는 일련의 변성 퇴적암이 산출되는데 그 중에는 그림 5-1-5에서 보는 것과 같은 banded iron formation이라 부르는 호상철광층이 포함되어 있다. 이 철광층은 대략 37억년 내지 42억년 전에 퇴적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학자들은 이 철광층의 일부인 처어트에서 아펙스 처어트에서 본 것과 비슷한 물질을 발견하고 이를 미화석이라고 하였다. 이 물질이 실제 화석인지와는 별개로, 많은 학자들은 이 철광층이 생명체에 의한 대기 중의 산소 집적이 일어나는 시기에 만들어졌으며, 사이 사이에 퇴적된 처어트도 당시 생물의 유해가 퇴적되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어찌되었던 이 호상철광층의 존재가 당시 이미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었음을 나타내는 좋은 간접적 증거라고 할 수 있다.


그림 5-1-5. 카나다 Quebec의 Greenstone Belt에서 산출된 호상철광층.
https://commons.wikimedia.org

  미국 글래시어 국립공원(Glacier National Park)에 있는 사이예 층(Siyeh Formation)에는 스트로마톨라이트가 산출된다(그림 5-1-6). 이 스트로마톨라이트의 연령은 약 35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학자들은 이 안에서도 화석화된 미생물을 발견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사이아노박테리아라는 미생물이 현재에도 만드는 일종의 석회석 마운드(mound)이다. 역시 마찬가지로 미생물 화석의 진위 여부는 차치하고라고, 스토로마이트의 존재는 그 당시 이미 사이아노박테리아와 같은 생명체가 존재하였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참고로 발견된 미생물 화석은 현재의 사아노박테리아와 매우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다.


그림 5-1-6. Siyeh 층에서 발견된 스트로마톨라이트.
https://en.wikipedia.org/wiki/Abiogenesis

  현재 지구상의 생명체들은 놀라울 만큼 서로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음이 알려져 있으며, 이로부터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진화를 통해 분화 발전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5-1-7은 게놈 서열을 바탕으로 현재 지구상의 생물들의 계보를 보여주는 것으로, 빨간색은 진핵생물, 연두색은 고세균, 파란색은 박테리아를 나타낸다. 이들 중 어떤 것은 핵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단세포 생물인 반면, 또 다른 것은 수많은 세포가 한데 모여 유기적으로 작용하는 매우 진보된 형태의 생물이기도 하다. 이 모든 생물들이 한꺼번에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화석적 증거를 통해서도 살펴보면, 지질 시대를 따라 매우 간단한 단세포 생물체로부터 점점 복잡한 다세포 생물체로 진화해 갔음을 볼 수 있다.


그림 5-1-7. 게놈 서열을 바탕으로 한 생명의 나무(Tree of Life).
http://en.wikipedia.org/wiki/History_of_life

  그림 5-1-8은 생명체가 지질 시대를 따라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를 보여주는 지질학적 시간표이다. 이 시간표에 많은 내용이 담겨 있지만, 여기서는 간단히 굵직한 사건들 위주로만 설명하겠다.


그림 5-1-8. 지질학적 시간표.
http://en.wikipedia.org/wiki/Geologic_time_scale

  지구는 45억 5천만년 전에 만들어졌다. 그 2천 3백만년 후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이 만들어졌다. 지구 생성 초기에 지구로 쏟아지던 행성 조각 및 운석 조각들에 의한 충돌은 약 40억년 전에 끝났다. 아마도 이때쯤이면 지구에 생명체가 나타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5억년이 지나서 지금으로부터 약 35억년 전인 시생누대(Archean Eon) 초기에 광합성을 하는 생물이 출현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광합성으로 산소가 만들어지고, 이 산소가 대기에 풍부해진건 광합성을 시작하고 12억년이나 지난 다음이다. 지구상의 생물은 고생대(Paleozoic Era)에 들어서 크게 번성하였다. 그것이 지금으로부터 약 5억 3천만년전이다. 생물의 진화가 계속되서 지금으로부터 3억 8천만년전에는 최초의 육상 척추 동물이 나타난다. 육상 식물은 그 전에 이미 번성하고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2억 3천만년 전에 이미 잘 알려진대로 공룡이 지구상에 출현하였다. 이 공룡은 중생대(Mesozoic Era) 말, 지금으로부터 6천 5백만년 전에 모두 멸망하였다. 지구의 나이를 생각할 때 매우 짧은 시간 공룡이 지구를 지배한 시간이 매우 짧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 인류가 겨우 200만년 전에 출현한 것을 생각하면, 약 1억 6천만년 동안 존속했던 공룡은 오래 살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림 5-1-9에서 보는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원시 시대에 공룡이 사람과 함께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그것이 불가능했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또 공룡이 살았던 때에는 아직 포유류가 탄생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 포유류는 이미 공룡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있었다. 다만, 공룡에 비해 몸체가 작고 힘이 없었을 뿐이다.


  지금까지 생명의 역사에 대해 매우 커다란 줄거리를 말하였는데, 이제부터는 화석을 기반으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지구를 향한 대규모의 운석 충돌이 끝난 시점을 최초 생명체의 탄생 시점으로 생각하면, 그 시기는 39 내지 40억년 전쯤 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언급하였다. 이 최초의 생물은 가장 원시적인 단세포의 원핵생물(prokaryotes)이었을 것이다. 현재 생물체의 흔적 진위 여부를 놓고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설명한 아펙스 처트 화석을 인정한다면 최초의 사이아노박테리아와 같은 광합성 생물의 출현은 35억년 이전에 이루어진 것이 된다.

  진핵 생물의 출현은 최초의 생명체 출현 이후 약 13억년 정도가 지난 27억년 전쯤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5-1-10은 가장 오래된 진핵생물 화석으로, 원생생물(protist)인 나선형 그라이파니아(Grypania) 화석이다. 이 화석은 미국 미시간에서 산출되는 21억년 전의 호상철광층과 협재하는 셰일에서 관찰한 것이다. 이 화석의 발견으로 한 때 진핵생물이 21억년쯤에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나중에 26 내지 27억년 전에 형성된 호주 북서부의 마라맘바층(Marra Mamba formation)에 속하는 로이힐 셰일(Roy Hill shale)에서 진핵 생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스테롤이 발견되면서 진핵 생물의 출현 시기가 훨씬 앞당겨지게 되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식물, 동물, 및 균류 등의 모든 다세포 생물들이 진핵생물이다. 현재 대부분의 진핵생물은 호기성이지만, 초기의 진핵생물은 혐기성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대기에 자유 산소가 집적되기 시작한 것이 진핵 생물의 출현 후인 24억년 전 쯤이기 때문이다.


그림 5-1-10. 원생생물(protist)인 나선형 그라이파니아(Grypania) 화석.
http://www.ccsf.edu/Departments/History_of_Time_and_Life/PDFs/Eukaryotes24x36.pdf

  그림 5-1-11은 진핵생물 중 다세포 생물의 화석으로서 가장 오래되었다고 주장되는 것들 중의 하나인 아프리카 가봉(Gabong)의 고원생대(Paleoproterozoic) 프란세빌리안층( Francevillian B Formation)에서 발견되는 일군의 흔적 화석들이다. 이 지층은 대략 21억년 정도 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로부터 이미 이 시기에 다세포 진핵 생물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림 5-1-11. 가봉의 고원생대(Paleoproterozoic) 프란세빌리안층( Francevillian B Formation)에서 발견되는 다세포 생물의 흔적화석.
http://all-geo.org/highlyallochthonous/2010/07/how-do-we-know-gabons-multicellular-fossils-are-2-1-billion-years-old/

  동물에 대한 화석 기록은 6억년 전 선캠브리아기(Precambrian) 지층에서 다량 발견된다. 따라서 동물의 출현은 이보다 전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림 5-1-12는 러시아 북동 해안에 위치한 화이트시(whitesea) 지역의 6억년 내지 5억5천만년 전의 벤디안기(Vendian Period) 퇴적암에서 발견된 환형동물(Dickinsonia) 화석이다. 최근 오레곤 대학의 레탈락(Gregory Retallack)은 이 화석을 선태류 화석이라고 주장하면서 최초의 육상 생물이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확실하지 않다.


그림 5-1-12. 환형동물의 화석(6억-5억5천만년전).
http://www.fossilmuseum.net/Fossil_Sites/whitesea.htm

  캠브리아기(Cambrian Period)에 들어서면서, 화석의 수가 급증하게 되고, 초기에는 이들 화석의 상당수가 현재 동물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캠브리아기에 생물의 종과 수가 급격히 팽창하였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최근에 이들 화석들이 현재 생물들과 비슷하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또한 캠브리아기 이전에는 생물들이 화석화되기 어려워 많은 수가 발견되지 않았을 거라는 점이 지적되면서, 캠브리아기에 정말로 생물의 종과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한편 이때쯤 최초로 척추 동물이 나타났다. 그림 5-1-13은 중국 운남성 쿤밍(Kunming) 하이코우(Haikou) 지역에서 발견된 최초 어류 화석 하이코우이키티스(Haikouichthys ercaicunensis)와 마일로쿤밍지아(Myllokummingia)이다. 캠브리아 초기 이와 같은 턱없는 물고기가 주를 이뤘는데, 지금은 대부분이 멸종되고 없다. 현재와 비슷한 턱뼈를 가진 어류들은 실루리아기(Silurian Period)에 나타나는데, 이들은 이후 데본기(Devonian Period)에 종류와 수 양면에서 크게 번성하여, 오늘날 이 시대를 어류의 시대라고 부르게 된다.


그림 5-1-13. 중국 운남성 쿤밍 하코우 지역에서 발견된 최초 어류 화석 하이코우이키티스(Haikouichthys; 왼쪽)과 마일로쿤밍지아(Myllokummingia; 오른쪽), 캠브리아 초기.
http://vertebresfossiles.free.fr/actu/poissons_chine.htm

  육상 생물의 출현은 오존층의 형성으로 (초)자외선이 차단되면서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생물이 수중에서 육상으로 이주하기 위해서는, 이 것 이외에 많은 부분에서 적응이 필요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물이 없는 마른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어야하고, 중력에 대한 저항력도 키워야 하며, 호흡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 생물이 육지를 점령하려는 시도는 매우 오래 전에 시작되었을 수 있으나, 약 5억 3천만년 전인 고생대 캠브리아기에 이르러서야 뚜렷한 화석적인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의 화석은 절지동물이 기어 다닌 흔적 화석인데, 아마도 한 웅덩이에서 다른 웅덩이로 건너 다닌 흔적으로 보이다. 보다 본격적인 육상 생물의 화석은 약 4억 3천만년전인 고생대 실루리아기에 발견된다. 이 화석들은 대부분 이끼류(mosses and lichens) 화석이다. 지금까지의 지식으로 판단할 때, 육상 생물의 출현은 캠브리아기 이후에 시작된 것으로 보면 타당할 것이다.

  육상 식물의 최초 화석은 약 4억 7천만년 전에 형성된 아르헨티나의 오르도비스기(Ordovician Period) 지층에서 발견되었다. 그림 5-1-14는 그 지층에서 발견된 식물 포자(spore) 화석이다. 이후 식물은 빠르게 번성하여 데본기(약 4억년 전)에는 지구의 환경과 지형에 큰 영향을 줄 정도가 되었으며, 이로 인한 산소 및 기타 환경의 변화로 그 당시 존재하던 많은 생물들이 멸종의 길을 가게 되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석탄은 이런 식물들이 지층중에 묻혀 형성된 것이다.


그림 5-1-14. 가장 오래된 육상 식물의 미세포자(cryptospore) 화석.
http://news.bbc.co.uk/earth/hi/earth_news/newsid_9079000/9079963.stm

  최초 육상 무척추 동물의 흔적은 캠브리아기 또는 켐브리아기-오르도비스기 경계 부근의 지층에 절지 동물의 기어다닌 자국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생물의 활동 흔적이 남아 암석에 기록된 것을 흔적화석(trace fossil)이라고 한다. 오르도비스기에도 절지동물이 기어다닌 흔적이 보이는데, 이와 같이 최초의 육상 무척추 동물의 존재 증거들은 흔적 화석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의 자취는 약 3억 8천만년 전 데본기 중기에 형성된 퇴적층의 테트라포드(tetrapod) 발자국에서 찾을 수 있다(그림 5-1-15). 이들 테드라포드는 총기아강 어류(lobe-finned fish)로부터 진화한 양서류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림 5-1-15. 폴란드 데본기 중기의 지층에서 발견된 테트라포드의 발자국 화석.
http://www.rationalitynow.com/blog/2010/01/07/new-tetrapod-footprints-found/

  그림 5-1-16은 스코틀랜드 석탄기(Carboniferous Period) 초기의 지층에서 발견된 양막류(Amniotes)의 일종인 Casineria kiddi의 화석 과 이 동물의 추측된 실제 모습이다. 양막류는 육상에 완벽히 적응하여 껍질이 있는 알을 낳는 동물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림 5-1-16. 스코틀랜드 석탄기 초기의 지층에서 발견된 양막류의 일종인 Casineria kiddi 화석(왼쪽)과 추측된 실제 모습(오른쪽).
http://palaeos.com/vertebrates/amniota/stem_amniotes.html

  테트라포드로부터 더욱 진화한 양막류는 석탄기 후기부터 진화하기 시작하여, 단궁류(Synapsid)와 용궁류(Sauropsid)로 분화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들의 최초 화석은 약 3억 1천 3백만년 전의 데본기 지층에서 발견되는데 이 중 단궁류는 포유류(Mammal)로 용궁류는 파충류(Reptile)과 공룡(Dinosaur) 그리고 조류(Aves)로 나중에 진화하게 되었다.

  약 2억 5천만년 전 고생대와 중생대의 경계 시기에 생물들의 대량 멸종이 진행되고, 서서히 생태계가 다시 회복되면서, 용궁류 종류가 크게 번성하게 되었다. 이 용궁류 중 조룡형류(archosauriform)이 약 2억 7천만년 전의 후기 페름기(Permian Period)에 처음 화석으로 발견되는데, 2억3천5백만년 전 후기 트라이아이스기(Triassic Period)에 이 조룡형류부터 공룡이 진화해 출현하였다. 그 뒤 공룡은 크게 번성하여 쥬라기(Jurassic Period)와 백악기(Cretaceous Period)에 지구를 지배하였으나, 중생대가 끝나고 신생대(Cenozoic Era)가 시작되기 직전인약 6천6백만년전에 모두 멸종되었다.

  그림 5-1-17은 아르헨티나 중기 트라이아이스기 지층에서 발견된 공룡의 매우 가까운 조상인 파충류 ornithodian의 하나인 마라스쿠스 릴로엔시스(Marasuchus lilloensis)의 모습이며, 그림 5-1-18은 초기 공룡 헤레라사우루스(Herrerasaurs), 에오랲터(Eoraptor), 및 플라테오사우루스(Plateosaurus)의 골격 모습이다.


그림 5-1-17. 마라스쿠스 릴로엔시스.
http://en.wikipedia.org/wiki/Dinosaur#Origins_and_early_evolution


그림 5-1-18. 초기 공룡 헤레라사우루스(큰 것), 에오랲터(작은 것), 및 플라테오사우루스(두개골).
http://dinosaurs.findthedata.org/compare/106-129/Eoraptor-vs-Herrerasaurus

  그림 5-1-19는 공룡의 분류를 보여주는 것으로, 공룡은 크게 조반목과 용반목 둘로 나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친숙하게 알고 있는 육식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는 용반목에 속하는 공룡이며, 조반목 공룡은 모두 초식 공룡이다.


  조류는 1억 6천 내지 1억 5천만년 전인 후기 쥬라기에 수각류(theropod)의 작은 육식 공룡으로부터 진화하여 출현하였다. 그림 5-1-20은 최초의 조류로 생각되는 시조새, 아키옵테릭스(archaeopteryx)의 화석이다. 이 시조새와 같은 초기 조류는 조상인 공룡과 비슷하게 이빨이나 긴 꼬리가 있었지만 쥬라기 말기에 이미 이빨 없는 부리를 가진 조류가 나타났다. 그림 5-1-21은 중국에서 발견된 백악기의 조류 공자새(Confuciusornis)의 화석이다. 이와 같이 백악기 초기에는 꽁지를 가진 조류가 출현하였다.


그림 5-1-20. 최초의 조류로 생각되는 아키옵테릭스(archaeopteryx)의 화석.
http://en.wikipedia.org/wiki/Bird#Dinosaurs_and_the_origin_of_birds


그림 5-1-21. 공자새(Confuciusornis) 화석.
http://en.wikipedia.org/wiki/Bird#Dinosaurs_and_the_origin_of_birds

  이렇게 용궁류의 자손들이 번성하여 중생대를 지배하는 동안 테트라포드의 또 다른 자손인 단궁류는 그림 5-1-22에서 보이는 것처럼 보다 작고, (아마도) 야행성인 포유류로 진화하였다. 그림 5-1-22는 몽골 고비 사막에서 발견된 두더쥐 크기의 백악기 동물 우카테리움 네소비(Ukhaatherium nessovi)의 화석이다. 이미 1억9천만년 전의 쥬라기 초기에 현재의 포유동물과 여러 가지로 닮은 동물이 출현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약 6천6백만년 전의 중생대-신생대(Cenozoic Era) 경계 시기의 대멸종이후 크게 번성하여 지금까지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다.


그림 5-1-22. 우카테리움 네소비(Ukhaatherium nessovi)의 화석.
http://www.foxnews.com/science/2013/02/07/earth-shaking-crash-that-doomed-dinosaurs/

  약 4억7천만년 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에 처음으로 출현한 육상 식물은, 4억 2천만녀 전인 실루리아기부터 다양하게 진화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진화이 결과 3억 9천만년 전 데본기 중기에는 이미 식물들이 현재의 식물들에게서 볼 수 있는 특징들을 대부분 갖추게 되었으며, 그보다 천만년 후인 데본기 말기에는 식물의 진화가 더욱 정교하게 진행되어 큰 나무로 이루어진 숲을 만들 정도가 되었다. 식물의 진화는 이어진 석탄기에 크게 진척되어 그림 5-1-23과 같은 숲을 이루었을 것이며, 이러한 진화는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식물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백악기 이전인 것으로 보이며, 백악기에는 매우 다양한 화분화석이 발견된다.


그림 5-1-23. 고생대 석탄기 숲의 상상도.
http://www.bbc.co.uk/nature/history_of_the_earth/Carboniferous

  유전학적으로 영장류(primate)가 다른 포유 동물로부터 분화해 진화하기 시작한 것은 약 8천 5백만년 전인 백악기 후기부터라고 짐작되지만, 처음으로 이들의 화석이 발견된 것은 약 5천 5백만년 전인 신생대 팔레오세(Paleocene Epoch) 지층에서이다. 인류의 먼 조상이 되는 사람과(科), 호미니데(Hominidae)는 천 6백만년 전 쯤 소형 유인원류인 하일로바티데(Hylobatidae; 긴팔원숭이류)로부터 갈라져 분화했으며, 오랑우탄류는 그 직후인 천 4백만년 전 쯤 하일로바티데로부터 분화하였다. 그림 5-1-24는 플라이오세 초기에 발견되는 영장류 플레시오레스테스 나시미엔티(Plesiolestes nacimienti)의 화석과 복원도이다.


그림 5-1-24. 영장류 플레시오레스테스 나시미엔티 (Plesiolestes nacimienti)의 화석(왼쪽)과 복원도(오른쪽).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47248412001613
http://dinosaurs.about.com/od/mesozoicmammals/p/plesiadapis.htm

  이족 보행을 처음한 호미니드hominid는 약 7백만년 전의 사헬란트로푸스(Sahelanthropus)이며, 그 직후 완전한 이족 보행을 한 아르디피테쿠스(Ardipithecus)가 출현하였다. 약 6백만년 전에 이 사헬란트로푸스로부터 인류와 침팬지가 따로 분화하였다. 인류중 가장 먼저 출현한 것은 약 2백 3십만년 전의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이다. 그 뒤 뇌 용량이 훨씬 커진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나타나 약 150만년 전쯤 이들이 아프리카로부터 전세계로 자손을 퍼뜨렸다고 생각된다(그림 5-1-25).

그림 5-1-25. Sahelanthropus tchadensis의 남성(왼쪽), Homo habilis(가운데), Homo erectus 여성(오른쪽).
Smithsonian Museum of Natural History https://commons.wikimedia.org

  고 호모 사피엔스(Archaic homo sapiens)는 현생 인류의 직접 조상으로 생각되는데, 약 40 내지 25만년 전에 출현하였다. 같은 인류종인 호모 네안데르탈(homo neanderthal)은 비슷한 시기에 출현하여 약 3만년 전에 멸종되었는데, 아프리카를 제외한 지역의 현생 인류에게서 이들의 유전자가 발견된다고 한다. 그림 5-1-26은 호모 네안데르탈과 현대인의 골격을 비교한 것이다.


그림 5-1-26. 네안데르탈인(왼쪽)과 현대인(오른쪽)의 골격 비교.
Marcellin Boule https://commons.wikimedia.org/wiki/Category:Neanderthal#/media/File:Boule1912.png

5-1-3. 대규모 멸종(Mass Extinction)

  우리는 중생대 말에 공룡을 멸종시킨 대규모 멸종을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지구에 생명이 자리잡은 이후 이와 같은 대규모 멸종은 몇 차례 있었던 일이다. 이와 같은 멸종은 화석 기록으로부터 추측하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 4억 5천만년 전 오르도비스기-사일루리아기 경계,
  • 3억 6천만년 전 데본기 말기
  • 2억5천백만녀 전 페름기-트라이아이스기 경계
  • 2억년 전 트라이아이스기-쥬라기 경계
  • 그리고 그 유명한6천 5백 5십만년 전 백악기-제3기 경계
등 총 5차례 이상 일어났다.

  그림 5-1-27은 고생대 이후 해양 생물의 멸종률을 표시한 것이다. 앞에서 얘기한 큰 멸종기에 특별히 해양 생물의 멸종률도 높은 것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밖에도 수많은 멸종 시기가 있었음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멸종은 화산 폭발, 운석 충돌, 기후 변화, 판구조 운동 등에 의해 일어날 수 있다. 대멸종 때문에 지구상의 생명체 수 및 종은 크게 줄었지만, 한편으로는 대멸종 이후 종 분화가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고, 새로운 종이 새로이 지배자로 자리 잡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그림 5-1-27. 고생대 이후 해양 생물종의 멸종률.
http://en.wikipedia.org/wiki/Mass_extinction#Major_extinction_events

 
  5-2. 오존층의 역할과 파괴에 계속
 
차례 | 제 1장 | 제 2장 | 제 3장 | 제 4장 | 제 5장 | 제 6장 | 제 7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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