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질의 개념 및 수질 지시자

1-1. 수질, 수질 지시자, 수질 기준치

수질 (水質, water quality)은 말 그대로 물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척도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수질의 정의는 상당히 모호하므로 좀 더 구체적으로 정의하면, 수질은 물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물의 물리 화학적 성질을 총칭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이와 같은 물의 물리 화학적 성질을 "수질 지시자 (water quality parameter 또는 water quality indicator)"라 부르기로 하며, 이에 대해서는 뒤에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수질의 좋고 나쁨은 대개 수질 지시자들이 어떠한 값을 갖느냐에 따라 결정되지만, 수질의 좋고 나쁨이 모든 경우에 다 똑 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어떤 한 지역의 하천수가 농업이나 공업을 위한 활동을 위해 충분히 좋은 수질을 갖고 있다 해서 이 하천수가 사람들이 마실 만큼 충분히 좋은 수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농공업을 위한 용수를 마련하기 위해 하천수를 마실 수 있을 만큼 정제하는 것도 수자원의 효과적인 활용 측면으로 볼 때 바람직한 일은 아닌 것이다. 물은 마시기 위한 음용수, 수산활동을 위한 수산용수, 공업 활동에 필요한 공업용수, 그리고 농업활동에 필요한 농업용수등 여러 목적의 것이 있으며, 이러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는 물들은 각기 그 나름대로 다른 정도의 수질을 필요로 하므로, 우리가 수질을 판단할 때는 단순한 수질의 좋고 나쁨이 아닌 사용 목적에 따른 적합성을 따져야 하는 것이다. 사용 목적에 따른 수질의 적합성은 흔히 "수질 기준치 (water quality standard)"를 근거로 판단한다. 수질 기준치는 사용 목적에 따라 수질 지시자들의 값이 최소한 어느 정도 수준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나타낸 것으로, 이러한 기준은 오랫동안의 경험과 연구 결과로부터 정해진 것이다. 수질 기준치는 각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데, 표 1에 세계 보건 기구, 미국, 그리고 한국의 음용수질 기준치중 일부를 서로 비교하였다. 일반적으로, 수질 기준치는 농공업용수보다는 수산용수에 대해, 또 수산용수보다는 음용수에 대해 더욱 엄격하며, 이러한 이유로 여러 수질 지시자들의 값이 음용수 수질 기준치에 얼마나 가깝고 멀어지느냐에 따라 수질의 개선 및 악화를 평가한다. 또한, 이러한 개념에 근거해서 수질의 악화 정도에 따라 하천수 및 호수 등의 수질을 I급수, II급수, III급수 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표 1. 세계 보건 기구 (WHO), 미국 및 한국의 음용수 수질 기준치 비교(단위: ㎎/ℓ)

수질지시자(항목)	WHO	미국	한국
Coliforms	0	1/100㎖	불검출/50㎖
Turbidity	< 1	1-5	< 2
pH	7.5±1	7.5±1	5.8-8.5
As	0.05	0.05	0.05
Ba	-	1.0	-
Cd	0.005	0.01	0.01
Cr	0.05	0.05	0.05
F	1.5	1-2(15℃)	1
Pb	0.05	0.05	0.1
Hg	0.001	0.002	-
N	10.0	10.0	10.0
Se	0.01	0.01	0.01
Ag	-	0.05	-
Trihalomethanes	-	0.1	0.1
Cl	250	250	150
Cu	1.0	1.0	1.0
Fe	0.3	0.3	0.3
Mn	0.1	0.05	0.3
Zn	5.0	5.0	1.0
SO₄	400	250	200
Total Dissolution Solid	1000	500	500

1-2. 수질 지시자의 종류

수질 지시자는 물 내의 여러 성분들에 의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종합적 수질 지시자 (aggregate water quality parameter)"와 각 하나의 성분의 양에 따라 결정되는 "개별적 수질 지시자 (individual water quality parameter)"로 나눌 수 있다. 대표적인 종합적 수질 지시자로는 색, 냄새, 맛, 산도 (acidity), 염기도 (alkalinity), 경도 (hardness), 탁도 (turbidity), 전도도 (conductivity), 염도 (salinity), 부유 물질량 (suspended solids; SS), 총 용존 고형 물질량 (total dissolved solids; TDS), 총 고형 물질량 (total solids; TS), 화학적 산소 요구량 (chemical oxygen demand; COD), 생물학적 산소 요구량 (biological oxygen demand; BOD), 그리고 세균수 등이다. 개별적 수질 지시자는 물, 좀 더 엄밀히 말하면 수용액 내에 존재하는 모든 무기 성분 및 유기 성분들 각각의 함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pH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개 수용액 단위 체적당 이들의 무게, 즉 mg/L로 나타낸다. 개별적 수질 지시자로서의 무기 성분은 크게 양이온 성분과 음이온 성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양이온 성분에는 pH, NH₄, Na, K, Ca, Mg, Al, Si, 그리고 중금속 (특히, Ag, As, Be, Cd, Cr, Cu, Hg, Mo, Ni, Pb, Sb, Se, Tl, Zn, U)을 포함하는 모든 금속원소들이 속하며, 음이온 성분에는 Cl, CO₄, F, NO₄, PO4, 및 SO4 등이 속한다. 유기 성분인 개별적 수질 지시자는 그 수가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으며, 다만 여기에서는 종류별로 몇 개씩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유기 성분은 여러 가지 기준에 의해 분류될 수 있겠으나, 미국 환경청이 제시한 지하수 내 오염물 분류 기준에 따라 살펴보면 크게 세척 가능 유기물 (purgeable organics), 산 추출 가능 유기물 (acid-extractable organics), 염기 추출 가능 유기물 (base/neutral extractable organics), 농약 및 피씨비류 (pesticides & PCB (polychlorinated biphenyls)'s), 그리고 기타 성분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세척 가능 유기물은 벤젠, 톨루엔, 클로로포름, 브로모포름, 염화에탄, 삼염화에틸렌 등, 산 추출 가능 유기물은 페놀 및 크레졸과 같은 알코올류, 염기 추출 가능 유기물은 이염화벤젠, 나프탈렌, 안쓰라신, 파이린, 벤지딘 등과 같은 방향족 유기물들, 기타 성분은 총시안 및 총페놀량 등을 포함한다. 개별적 수질지시자는 이 밖에도 용존 산소량 (dissolved oxygen; DO)과 같은 가스의 함량, 아스베스토스와 같은 유해 광물질의 양 등도 있다. 수질 기준은 사용 목적에 따라 수질 지시자들의 값을 규정한 것이지만, 어떠한 수질 기준도 모든 수질 지시자들의 값을 규정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면, 수산 용수로서 적합한 하천 II급수는 pH가 6.5 내지 8.5, COD가 3mg/L 이하, SS가 5mg/L 이하, DO가 5mg/L 이상, 대장균 수가 50MPN/100mL, 총인 0.03mg/L 이하, 그리고 총질소 0.4mg/L 이하만을 수질 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한국의 수질 기준치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수질 관련 법규집이나, 다른 전문 서적을 참고하기 바란다. 단순히 수질의 적합성만을 판단하기 위해서라면, 수질 기준에서 정하는 수질 지시자의 값들과 수질 기준치만을 비교해 보면 될 것이다. 그러나, 어떤 한 지역에서 수질이 어떻게 결정되며 이렇게 결정된 수질이 지권 및 생물권과 연계되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등 좀 더 근본적인 이해를 위해서라면, 수질 기준이 정하는 수질 지시자들의 값 이외에도 다른 수질 지시자의 값들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수질 기준에는 명시되어 있지 않으나, 수질의 이해를 위해 꼭 그 값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수질 지시자는 많이 있다. 그러한 수질 지시자 중 대표적인 것은 종합적 수질 지시자인 Eh와 개별적 수질 지시자인 Si, Na, K, Ca 등이다. 이와 같은 수질 지시자들은 용존 성분의 산화-환원 상태 및 이와 공존하는 광물들의 안정성을 평가하는데 꼭 필요하므로 환경학적인 측면에서 그리고 동시에 지질학적인 측면에서, 특히, 이 단원에서 주로 언급하고자 하는 광물과 수질과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반드시 측정되어야 한다.

머릿말
2.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3. 광물과 수질
4. 맺음말
5.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