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광물과 수질

3-2. 이온 교환 반응과 수질

이온교환 (ion exchange)이란 말 그대로 고상에 존재하는 하나의 이온을 다른 이온이 교환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물과 접촉하고 있는 광물의 표면이나 기타 다른 자리에 존재하는 한 종류의 이온을 물 내에 녹아 있는 다른 종류의 이온으로 교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온 교환은 교환하는 이온의 전하 종류에 따라 양이온 교환 (cation exchange) 및 음이온 교환 (anion exchange)으로 나뉘며, 양이온 교환과 음이온 교환은 물의 pH 변화에 따른 광물의 표면 전하 (surface charge) 변화에 따라 결정된다. 이온 교환 능력은 광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며, 일반적으로 결정도가 낮고 결정의 크기가 적은 광물의 이온 교환 능력이 결정도가 높고 결정의 크기가 큰 것들보다 뛰어나다. 표 6은 이온 교환 능력이 뛰어난 몇몇 광물들의 양이온 교환 능력 정도를 비교한 것이다. 수질과 관련해서, 이온 교환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양이온 함량의 급작스런 변화에 대한 저항력이 뛰어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건강에 해로운 중금속들이 하천에 다량 유입된다고 생각해보자. 만일, 이 하천의 퇴적물 및 부유물들의 양이온 교환 능력이 뛰어나다면, 이들이 새로이 유입된 많은 양의 중금속 원소를 잡아두는 대신 그동안 갖고 있던 해롭지 않은 양이온을 내 놓음으로써 독성 금속 원소의 갑작스런 함량 증가를 억제할 뿐만 아니라 그 양을 줄이는 등 그 뛰어난 자정 능력을 십분 발휘할 것이다.

표 6. 광물들의 양이온 교환 능력 비교 (Appelo and Postma, 1993).

광물명

양이온 교환 능력 (meq/100g)

카올리나이트

3-15

할로이사이트

5-10

몬모릴로나이트

80-120

버미큘라이트

100-200

글로코나이트

5-40

일라이트

20-50

녹니석

10-40

괴싸이트, 적철석

∼100

이온 교환 반응은 광물의 용해/침전 반응보다 물질의 이동 양은 현격히 적지만 그 속도는 훨씬 빠르다. 그러므로, 광물의 침전 및 용해가 주로 진행되는 곳에서는 이온 교환 반응에 의한 수질의 영향은 무시할 만하지만, 광물의 용해 및 침전이 활발하지 않을 때는 이온 교환 반응이 수질을 좌우하게 된다. 충분한 시간 동안 진행된 이온 교환 반응은 앞에서 기술한 광물의 용해/침전 반응과 똑 같이 평형 상수를 이용하여 기술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한 광물의 표면에 존재하는 J라는 양이온을 용액에 존재하는 I라는 양이온으로 교환한다고 생각하자. 만일 J와 I의 전하가 각각 j+ 및 i+라면, 이 이온 교환 반응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R6)

여기서, 및 는 광물에 존재하는 양이온 I와 J이다. 이 반응에 의한 I와 J의 교환 정도는 다른 반응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식 (1)에 의해 표현되는 평형 상수에 의해 기술할 수 있다. 그러나, 광물 내 이온 교환 가능한 양이온들의 활동도를 어떻게 계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으며, 이 여러 이견 중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광물 내 교환 가능 양이온의 당량비를 활동도 대신 사용하자는 제안이다. 이 제안에 따라 반응 (R6)를 표현하는 방법 또한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데, 그 중 가장 범용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것이 다음과 같은 게인즈-토마스 표현식 (Gaines-Thomas convention)이다:

(7)

여기에서 a는 용존 자유 양이온의 활동도를 나타내며, 는 광물 내 해당 교환 가능 양이온의 당량비를 나타내는 것으로 다음과 같이 계산되는 양이다:

(8)

표 7은 Na와 다른 이온간의 이온 교환 반응에 대한 게인즈-토마스 평형 상수를 정리한 것이다.

표 7. .Na와 다른 이온 간의 이온 교환 반응에 대한 게인스-토마스 평형 상수
(Bruggenwert and Kamphorst, 1982)

Ion I⁺

K_Na/I

Ion I²⁺

K_Na/I

Ion I³⁺

K_Na/I

Li⁺

1.2 (0.95-1.2)

Mg²⁺

0.50 (0.4-0.6)

Al³⁺

0.6 (0.5-0.9)

K⁺

0.20 (0.15-0.25)

Ca²⁺

0.40 (0.3-0.6)

NH₄⁺

0.25 (0.2-0.3)

Sr²⁺

0.35 (0.3-0.6)

Rb⁺

0.10

Ba²⁺

0.35 (0.2-0.5)

Cs⁺

0.08

Mn²⁺

0.55

Fe²⁺

0.6

Co²⁺

0.6

Ni²⁺

0.5

Cu²⁺

0.5

Zn²⁺

0.4 (0.3-0.6)

Cd²⁺

0.4 (0.3-0.6)

Pb²⁺

0.3

다음은 Appelo and Postma (1993)에 소개된 것으로서, 수질 변화의 예측에 이온 교환 반응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예이다: "네덜란드 바덴해 (Wadden sea)의 조간대에 위치한 섬들에는 경작지가 있는 곳도 많다. 이들 경작지 밑의 지하수는 대부분의 경우 담수이지만 부분적으로 염수인 곳도 있다. 이 염수들은 지난 세기 바다의 후퇴에 따른 잔류물로서, 표면에 점토 층이 빗물이 아래로 침투하는 것을 방해하였기 때문에 남아있는 것이다. 만일, 이러한 지역의 퇴적물의 양이온 교환 능력이 1 meq/100g이고, 밀도가 2.0g/cm3이며, 공극률은 0.3이라고 하면, 이 염수들이 빗물에 의해 씻기고 이온 교환 반응이 진행되어 지하수가 주변 담수와 같은 정도의 수질을 가지려면 몇 년이나 소모될까? 단, 염수를 포함하는 퇴적물 대수층의 두께는 2m이며, 점토 층을 통과해 이 대수층으로 침투하는 빗물의 양은 15mm/yr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먼저 퇴적물의 공극을 다 씻어 냄으로서 공극 내의 Cl을 모두 제거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 다음, 퇴적물 내 염수로부터 유래된 Na 및 Mg가 이온 교환 반응에 의해 모두 제거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여야 한다. 퇴적물의 공극을 모두 씻어 내는데 걸리는 시간은 퇴적층의 공극률과 두께로부터 계산된 공극의 부피를 연평균 강수량으로 채우는데 걸리는 시간과 같다 (40년). 염수로부터 유래된 Na와 Mg가 Ca에 의한 이온 교환 반응에 의해 제거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반응 (R6)를 해수에서의 Na-Ca 및 Mg-Ca 교환 반응에 대해 각각 표현하고, 이 반응에 대한 평형 상수들을 연립하여 퇴적물 내 각 양이온의 당량비를 구한 다음, 이를 이용하여 제거하여야 할 Na와 Mg의 양을 계산한 후, 이를 방해석에서 녹여낸 Ca로 전부 치환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하면 된다 (각각 457 및 249년). 이렇게 계산한 결과를 종합하면, 경작지 밑의 염수를 모두 제거하고 이를 담수 지하수로 바꾸기 위해서는 총 40+457+249=746년이라는 어마 어마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온 교환 반응에 의해 수질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예측할 수 있는 경우는 위의 예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토양 내의 양분의 생성과 공급, 지하수 내 용존 성분의 이동, 그리고 누출 폐기물의 대수층을 따른 오염 확산 등에 의한 수질의 변화도 이온 교환 반응을 이용하여 비슷한 방법으로 계산할 수 있을 것이다.

3-3. 흡착 및 탈착과 수질
흡착 및 탈착은 계면 (interface)에서 일어나는 일로, 이 단원에서는 특히 물과 광물간의 계면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흡착 (adsorption)이란 일반적으로 물 내의 한 용존 화학종 (dissolved species) 또는 가스 성분이 광물의 표면 또는 이와 비슷한 곳에 고착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것이며, 탈착 (desorption)은 이와 반대로 광물의 표면에 있던 화학종이 용존 성분 또는 가스의 형태로 물로 방출되는 것이다. 보통 흡착 및 탈착은 교환할 상대 이온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온 교환과 구분된다. 흡착 및 탈착이 수질에 미치는 영향은 이온 교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광물의 용해 및 침전보다는 적다고 볼 수 있으나, 이온 교환과는 비슷한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흡착 및 탈착 반응의 표현은 위 이온 교환 반응 (R6)와 유사하나, 교환되는 양이온이 없다는 점에서 다르며, 또한 광물 표면의 다양한 흡착 자리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게 표현된다. 가장 간단한 경우의 흡착/탈착 반응을 다음과 같이 표현해 보자:
광물표면^- + M⁺ <---> 광물표면 - M (R7)
여기서, 은 광물 표면의 흡착 자리이고, 는 용존 양이온, 그리고 은 광물 표면에 흡착된 양이온이다. 만일, 이와 같은 반응이 평형을 이룬다면 흡착된 양이온과 물 속의 용존 양이온 함량간의 상호 관계는 다음 평형 상수에 의해 결정된다:

(9)

여기서 a는 각 흡착 자리 및 양이온의 활동도를 나타낸다. 아주 묽은 용액에서는 활동도는 농도와 거의 같으므로, 위 식에서 활동도 대신 농도를 대신 사용할 수 있다. 흡착/탈착 반응의 기술에서는 편의상 흡착 농도 ()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이 계산되는 양이다:

(10)

식 (9)와 (10)을 연립하여 풀면, 다음과 같은 하나의 등식을 유도할 수 있는데;

(11)

이를 랭뮤어 등온 흡착선 (Langmuir isotherm)이라 한다. 랭뮤어 등온 흡착선은 흡착 반응을 기술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 중의 하나로, 광물에 흡착된 양이온의 농도의 역수와 물에 녹아 있는 양이온의 농도의 역수는 서로 일차 선형 관계를 가짐을 나타낸다. 랭뮤어 등온 흡착선은 흡착되는 이온이 광물 표면에 단일 층 (monolayer)으로만 흡착되는 경우 그리고 흡착되는 이온과 흡착 자리와의 상호 인력이 흡착되는 양에 관계없이 항상 같을 경우에만 타당하게 적용될 수 있다. 실제에 있어서 흡착 및 탈착 반응은 항상 단일 층으로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또한 각각의 흡착 자리와 흡착 성분간의 상호 작용이 항상 같지도 않으므로, 랭뮤어 등온 흡착선을 따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가장 간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프로인드리히의 등온 흡착선 (Freundlich isotherm)이다. 프로인드리히 등온 흡착선은 흡착 반응의 구체적인 이론적 근거 없이 실험적 결과를 단순히 기술하기 위한 식으로 흡착되는 성분의 양은 물 내 용존 성분의 함량에 따라 다음과 같은 관계식을 갖고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12)

여기서 m은 프로인드리히 상수이며, n은 위 관계식의 비선형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식 (12)가 나타내 듯, 와 가 선형 관계를 가짐을 알 수 있다. 프로인드리히 등온 흡착선은 일반적으로 불균질한 표면 성질 및 불균질한 흡착 자리를 갖는 광물과 물간의 계면에서 일어나는 흡착 반응을 훌륭하게 기술한다. 랭뮤어 및 프로인드리히 등온 흡착선 이외에도 많은 다른 방법들이 흡착 반응을 기술하기 위해 제안되었다. 그 중, 광물-물간의 성분 분배 상수 (distribution coefficient), 그리고 일정 흡착 능력 모델 (constant capacity model)을 이용한 흡착 반응의 기술 등은 좀 더 실험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들이며, 이 반면에 전기적 이중층 모델 (electric double layer model) 및 삼중층 모델 (triple layer model)은 좀 더 정전기적 인력을 바탕으로 한 이론적인 근거 하에서 흡착 현상을 기술하려고 한 것들이다. 여기에서 이들 모든 방법들에 대해 자세히 기술할 순 없으며, 이러한 방법들에 대한 기본적인 이론은 Adamson (1997)을 그리고 구체적인 적용 방법과 지구화학적인 응용은 Hochella and White (1990) 등의 전문 서적을 참고하길 권한다. 자연수의 수질 변화에 대해 실제로 위와 같은 여러 흡착 모델들을 이용하여 성공적으로 설명한 예는 매우 드물다. 현재 연구자들은 흡착 반응이 그 양이 많지 않은 용존 물질, 특히 중금속의 농도와 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함을 잘 이해하고 있으나, 우리가 자연수의 경우에 흔히 맞닥뜨리는 열린계 (open system)에서 수질 전반에 미치는 흡착 반응의 영향은 정량적으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어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하겠다.

머릿말
1. 수질의 개념 및 수질 지시자
2.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4. 맺음말
5.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