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들 중, 세번째로 태양에 가까운 행성이며 지구형 행성 중 가장 큰 행성이다(그림 1-17). 아래 표 1-2는 지구의 물리적 특징을 태양 및 다른 행성들과 비교하여 정리한 표이다.

표1-2. 태양과 행성들의 물리량 비교.

이름	태양	수성	금성	지구	화성	소행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거리(백만km)	-	57.9	108.2	149.6	227.9	414.0	778.3	1427.0	2869.6	4504	5900
직경(천km)	1391.4	4.878	12.1	12.756	6.786	1.02	142.984	120.536	51.118	49.562	3.0
질량(g)	1.987 *10³³	3.3 *10²⁶	4.87 *10²⁷	5.98 *10²⁷	6.44 *10²⁶	1.17 *10²⁴	1.9 *10³⁰	5.69 *10²⁹	8.66 *10²⁸	1.01 *10²⁹	1.5 *10²⁵
밀도(g/cm³)	1.4	5.44	5.25	5.52	3.94	2.2	1.33	0.7	1.3	1.76	1.1
위성 수	-	0	0	1	2	-	50	53	27	13	3

지구는 지하로부터 마그마의 분출에 의한 화산 작용, 응력의 집적에 의한 단층 작용 및 지진 그리고 지구 표면을 둘러 싸고 있는 물과 대기에 의한 풍화, 침식 및 퇴적 작용등 매우 다양한 지질 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나고있는 행성이다. 화산, 단층 및 지진 작용 등은 지구 내부의 열(에너지)에 의한 작용으로 통일 이론인 판구조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뒤의 제 3장에서 다루기로 하자. 풍화, 침식 및 퇴적 작용은 태양에너지에 의한 작용으로, 이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제 4장에서 다룬다.

다른 행성과 비교할 때, 무엇보다도 가장 커다란 지구의 특징이라 하면 아마도 물과 생명체의 존재일 것이다. 지구 표면의 70% 이상이 액체 상태의 물로 덮여 있으며, 얼음과 지하수 상태의 물을 더하면 지구 표면 환경에서 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증가한다. 지구는 생명체가 존재하는 유일한 행성이다. 단순히 태양계 내에서 뿐만 아니라, 주변 항성계에서도 생명체의 존재를 찾을 수 없다 (물론, 우주 전체를 통해서는, 생명체를 가진 행성이 수억 개도 넘겠지만 적어도 우리의 인지 범위 내에서는 지구가 생명체를 갖는 유일한 행성이다). 이와 같은 생명체의 존재는 지구에 액체 물이 있었기 떄문에 가능하게 되었고, 이 생명체의 존재로 인해 지구 대기상에서는 다른 행성에서는 볼 수 없는 자유산소(free oxygen)이 존재하게 되었다.

그 동안 수집된 지구화학 및 지구물리학 자료를 바탕으로 해석한 바에 의하면, 지구는 동심원상의 내부 구조를 갖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지구의 가장 안쪽에는 약 3500 km의 반경을 갖는 핵(core)이 있고 (이 핵은 액체 상태의 외핵과 고체 상태의 내핵으로 다시 구분된다), 그 위에 약 2870 km의 두께를 갖는 맨틀(Mantle)이 있으며, 다시 그 위에 약 30km의 두께를 갖는 지각이 존재한다(아래 그림 1-19 참조).

이와 같은 특징을 갖는 지구는 처음 어떻게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어떠한 모습으로 진화했을까? 지구는 처음부터 이와 같은 동심원 상의 내부 구조를 갖고 있었을까? 또 지구는 생길 때부터 현재와 같은 많은 양의 물과 대기를 두르고 있었을까? 그리고, 지구에는 지구의 탄생과 동시에 자유산소가 존재했으며 생명체가 생겨났던 것일까?

지구(및 다른 지구형 행성들)의 형성 과정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지만,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것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태양계의 중심에 물질들이 모여 최초 원시 태양이 만들어질 즈음 그 바깥에서도 가스와 먼지들이 모여 조금 더 큰 덩어리들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이 것이 모여 미소 행성들을 만들었으며, 원시 지구는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과 함께 이 미소행성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초기의 태양계에는 이러한 미소 행성들이 매우 많았을 것이고 이 것들이 서로 모여 지구의 덩치를 점점 키웠으며, 이때의 에너지로 지구 내부는 철과 금속 성분들의 부분 용융이 일어날만큼 뜨거웠을 것이다. 용융된 철 및 금속 원소들은 중력 방향으로 이동하여 지구 중심에 모이고, 이 중력 에너지가 계속되는 운석의 충돌 에너지와 함께 지구의 온도를 더욱 높여 규산염 암석들의 부분 용융을 야기하였다. 이들 가벼운 규산염 용융 성분들은 지표쪽으로 이동하여 전지구적인 마그마 바다를 형성하였으며, 후에 이들이 냉각되어 지각을 형성하였다. 이와 같은 부분 용융에 의한 무거운 철 성분의 지구 중심 방향으로의 이동, 그리고 가벼운 규산염 성분의 지표쪽으로의 이동으로 지구 내부 성분의 분화가 촉진되었고, 이러한 일이 얼마간 계속되면서 지구 내부는 마침내 동심원상의 층상 구조를 갖게되었다.

그림 1-19. 초기 지구의 형성 모습(상상도). 지구 주변의 운석과 소행성들이 지구의 중력에 끌려와 지구 표면에 충돌하고 있다.
출처: http://ircamera.as.arizona.edu/NatSci102/lectures/lifeform.htm

지구의 대기는 지구의 형성 초기 미소행성 및 운석들의 충돌 시 기화한 성분들이 지구의 중력에 붙잡혀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원래 주변에 있으면서 미소행성들과 함께 지구를 형성했던 가스들은 T-Tauri stage 때 모두 태양풍에 의해 날려가버렸기 때문에 지금의 지구 대기를 형성하는데 큰 기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형성된 대기 중의 수분은 지구가 식으면서 응결되어 바다를 형성하기 시작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특히 바다의 형성에는 현재의 소행성대 바깥 쪽에 존재하던 운석 및 미소행성들의 지구와의 충돌에 의한 병합이 매우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 이유는 지구 주변의 운석들은 얼음을 만들어 가지기 어려운 환경에 있어 이들이 지구의 수권 형성에 큰 역할을 못했을 것이라 추측되기 때문이며, 또한 현재 바다의 수소 동위원소 비율이 탄소-콘드라이트에서 발견되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과게에는 혜성들이 붙잡히면서 상당량의 수분을 더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현재에는 이들 혜성의 동위원소 성분이 지구의 것과 너무 달라 이 이론의 신빙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원시 태양계에서는 지금의 혜성보다 궤도가 훨씬 짧은 지구 주위를 도는 많은 혜성들이 있었을 것이고, 이들이 현재 관찰되는 혜성들과는 상당히 다른 동위원소 조성을 가지고 있을 확률도 있어, 이들 혜성에 의한 지구의 대기 및 수권 형성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구에 바다가 형성된 것은 아마도 지구가 형성되고 난 뒤 1억년 이내에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구에서 생명의 탄생은 바다가 만들어지고 난 다음의 일이다. 생명의 탄생 이론에 대해서는 역시 많은 가설이 있지만,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과학자들이 범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화학적 탄생설이 아닐까한다. 이에 대해서는 이 강의 제 5장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며, 보다 깊은 지식은 다른 전문 서적을 참고하여 얻도록 하자. 생명이 탄생된 이후, 지구 대기에는 자유 산소가 집적되었다.

지구가 탄생하고 처음의 모습을 갖춘 후 지금까지 지구는 끊임없이 변화해 오고 있다. 이 변화의 근본 원인은 바로 지구 내부의 열과 태양 에너지에 기인한 다양한 지질작용들이다. 지구 내부의 열은 지구가 형성될 때 받았던 운동에너지, 방사능 에너지, 그리고 중력 에너지로부터 유래된 것이다. 이 지구 내부의 열은 지자기의 역전, 맨틀의 대류, 그리고 그 유명한 판구조 운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인 것이다. 태양에너지는 물 및 바람과 같은 유체들을 움직여 지형을 깍아내고 퇴적물을 운반하는 힘의 원천이다. 지구는 이 내부 에너지와 태양 에너지를 갖고 살아 움직이는 것이며, 이 두 에너지는 또한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근본적인 에너지원이다. 우리는 이러한 지구에 살면서 어떻게 지구 작용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야 할지 생각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