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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과 환경: 지구의 선물, 그 빛과 그림자 - 제 3장 지구 내부 에너지

3-1. 판구조론
3-2. 화산과 지진
3-3. 쓰나미
3-4. 지열 에너지
보충 학습
참고문헌

3-1. 판구조론
3-1-1. 판구조론이란?
'판구조론'은 'plate tectonics'를 번역하여 만든 용어이다. 이때 'tectonics'는 '구조물에 속한(pertaining to building)'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tectonicus'로부터 유래한 말이다. 이를 그대로 적용하여 plate tectonics를 해석하면 '구조체를 이루는 판들에 관한 이론'이라는 뜻이 될 것이다. 이는 판구조론의 직역적 정의이고, 이를 지질학적 견지에서 다시 정의하면 '지각은 여러 개의 운동 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지질 작용을 이들 판의 운동을 이용해 해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판구조론은 지질학에 있어서 하나의 통일이론이다. 대부분의 지질현상을 이 이론으로 통합적으로 훌륭히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물론 지구 내부 에너지로 인한 다양한 지질현상들도 포함된다. 이런 이유로 이 단원에서 우선 판구조론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다. (안타깝지만, 모든 지질현상을 이 판구조론 하나만으로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다는 점 또한 유념하자).
3-1-2. 역사적 배경
판구조론이 등장하기까지에는 '대륙이동설'과 '해저확장설' 그리고 '맨틀대류설'의 역할이 컸다.
대륙이동설(theory of continental drift)는 다른 말로 대륙표이설이라고도 하는데, 대룩이 지구상의 한 자리에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대적으로 이동한다는 학설이다. 대륙이 이동한다는 가설은 이미 16세기 말엽의 오텔리우스(Abraham Ortellius)로부터 17세기초의 베이컨(Francis Bacon) 그리고 19세기의 스나이더-펠레그리니(Antonio Snider-Pellegrini)등과 같은 여러 사람들에 의해 주장되었다. 그러나, 최초로 지질, 해양, 기상, 및 생물학적 증거들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대륙이동설을 주장한 사람은 베게너(Alfred Wegener: 1880-1930)였다.
그림 3-1-1. Alfred Wegener. 사진출처: http://www.uni-graz.at/en/print/igamwww/igamwww_praesentation.htm?=
베게너는 독일태생으로, 1912년 최초로 대륙이동설을 주장하였으며, 1915년 '대륙과 대양의 기원(Die Entstehung der Kontinente und Ozeane: The origin of continents and oceans)라는 저서를 통해 여러 증거들을 종합하여 제시하였다. 우리가 잘 아는 판게아(Pangea)라는 용어도 이 책에서 처음 사용된 것이다. 베게너와 관련된 좀 더 자세한 사항은 KorEArtH NET 일화 모음게시판의 베게너 관련 기사를 참조하자.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당시의 지질학자들은 베게너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많은 과학적 증거들에도 불구하고 베게너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이유는 대륙 이동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베게너는 1930년 그린란드 기지에 보급품을 전해주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로 사망하였는데, 그 2년 전인 1928년에 영국 지질학자 홈즈(Arthur Holmes)가 맨틀 대류의 가능성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당시 누구도 이 맨틀 대류가 대륙 이동의 원인임을 알아채지 못하였으며, 베게너의 학설이 받아들여진 것은 30여년 뒤 해저확장설이 나타난 다음이다.
대륙이동설의 증거로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흔히 지형, 고생물, 그리고 퇴적암 증거를 꼽는다(그림 3-1-2). 지형 증거란, 현재 모양의 각 (대륙붕을 포함하는) 대륙을 서로 끌어다 이리 저리 돌려 맞추면 직소 퍼즐이 맞춰지듯 하나의 큰 대륙을 이룬다는 것이다. 베게너는 이 하나의 대륙을 판게아라 불렀으며, 이로부터 각 대륙이 떨어져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이동하여 현재의 위치에 놓이게 되었다고 생각하였다. 고생물 증거는 현재 멀리 떨어져 있는 두 개의 대륙에 같은 종류의 화석이 발견되는데, 판게아에서 처럼 이 대륙이 서로 붙어있을 때 이 화석이 형성만들어졌다면, 이들 화석의 분포가 연속성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작은 악어류인 메소사우루스(Mesosaurus)의 화석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브라질과 남아프리카에서 모두 발견되는데, 판게아를 이루었을 때의 이 화석의 분포를 보면 서로 매우 가까운 곳에서 연속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퇴적암 증거는 역시 현재 멀리 떨어진 대륙에 존재하는 특정 퇴적암의 분포가 서로 아무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판게아일 때의 경우를 상정해 살펴보면 당시의 일련의 퇴적 작용에 의해 서로 연관되어 퇴적된 것으로 확인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인도, 마다가스카, 남극대륙, 아라비아 및 호주 대륙에 존재하는 페름-석탄기의 빙하퇴적물은 모두 과거 곤드와나(Gondwana) 대륙이라는 또 하나의 초대륙 시절에 빙하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그림 3-1-2. 대륙이동의 증거들. 왼쪽부터 지형, 고생물, 퇴적암 증거(각 그림을 누르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그림출처: http://www.indiana.edu/~g103/G103/week11/week11.htm.

베게너가 대륙이동설을 인정 받지 못하고 사고로 죽은지 30여년이 흐른 1960년대 초에 디이츠(Robert S. Dietz)와 헤스(Harry H, Hess)가 각각 해저확장설(theory of sea-floor spreading)을 발표하였다. 해저확장설은 해저 지각이 해령(midoceanic ridge)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점점 늘어난다는 것인데, 이때 새로운 지각은 해령의 화산분출을 통해 만들어지고, 그 늘어난 만큼의 지각이 반대편의 섭입대(subduction zone)를 통해 사라진다고 생각하였다. 이 학설은 그 동안 크게 발전한 심해 해양학이 해저 지형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태동하게 되었고, 1961년 메이슨과 래프(Mason and Raff, 1961)에 의해 해저 지각의 지자기의 역전 현상(geomagnetic field reversal)이 발견되면서 정설로 자리잡게 되었다. 지자기 역전 현상이란 지자극인 남극과 북극이 반대로 뒤집어지는, 즉 현재 남극이 북극이 되고 북극이 남극이 되는 현상인데, 메이슨과 레프의 자료는 대양저 산맥의 중앙인 해령을 중심으로 그 양측이 띠 모양으로 서로 대칭적인 지자기 역전현상을 보임을 알려주었다(그림 3-1-3). 이는 다시 말해서 해령을 중심으로 같은 거리에 있는 양쪽의 지각이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것이며, 가까이 있는 것일수록 먼저 만들어져 시간이 지나면서 먼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것은 해저확장설을 결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증거가 된다.

그림 3-1-3. 지자기 역전 및 연령에 따른 대양저 지자기 띠의 모습.
그림출처: http://www.indiana.edu/~geol116/week7/week7.htm.

지질학분야에서 해저확장설이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이를 통해 대륙이 이동할 수 있음도 깨닫게 되었다. 즉 대양지각이 움직일 때 그 보다 밀도가 낮아 그 위에 떠 있는 것처럼 존재하는 대륙도 같이 움직이는 것이다. 지질학자들은 이와 같은 해저 확장, 대륙의 이동, 그리고 새로운 지각의 생성과 소멸 등의 이론을 점점 구체적으로 완성하였고, 그 결과 현재 대부분의 지질학에서 통일 이론으로 받아들이는 판구조론을 완성하게 되었다.
3-1-3. 판의 경계 및 구성
앞에서 해령과 같은 곳을 중심으로 새로운 지각이 생겨나고, 이 지각은 계속 움직여 섭입대에서 소멸한다고 설명하였다. 지구상에는 이렇게 새로운 지각이 만들어지는 곳과 소멸되는 곳이 여러군데 존재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각은 일정 방향으로 특정 속도로 움직이는데, 이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 잘려 여러 조각으로 나뉘게 된다. 이처럼 만들어지고 소멸되는 경계와 서로 갈려 잘라지는 경계를 기준으로 정의되는 조각을 지판(plate)라 한다. 그리고 이 지판의 경계를 각각 아래와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

확장경계(또는 분산 경계, 생성 경계; divergent boundaries): 해령이나 열곡 등을 따라 마그마가 분출하여 계속 새로운 지각을 만드는 경계. 이 곳을 중심으로 양쪽 지판이 사로 반대 방향으로 운동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다.
수렴경계(또는 소멸 경계; convergent boundaries): 판과 판이 서로 마주보고 움직이며 만나는 곳. 대개 이 경계에서는 한 지판이 다른 지판 밑으로 끌려들어가면서, 지하 깇은 곳에 이르러 용융하여 소멸한다. 이때 이와 같이 끌려 들어가는 곳을 섭입대(subduction zone)이라 부른다.
변환 경계(transform boundaries, 또는 유지 경계; conservative boundaries): 판과 판이 서로 엇갈려 지나가는 경계

그림 3-1-4. 지판 경계의 종류.
그림출처:http://picsdigger.com/keyword/transform%20plate%20boundary/.

위와 같은 경계를 갖는 지판은 지각과 맨틀 상부의 딱딱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암권(lithosphere)라 한다. 이 암권 밑에는 연약권(asthenosphere)가 있는데, 이 연약권은 소성과 연성을 갖고있어 , 맨틀 대류가 일어나며 이를 통해 그 위 지판이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지구의 구조 상 암권과 연약권이 어떻게 정의되는지는 이 강좌의 1-3 지구의 형성과 진화에서 다시 확인하자.
지각은 흔히 대륙지각과 대양지각으로 나눈다. 대륙지각은 주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져있고 대양지각은 현무암으로 되어 있어, 대륙지각의 밀도가 대양지각의 밀도보다 훨씬 낮다. 대양지각은 지판을 구성하며, 지판의 생성부터 소멸에 이르기까지 그 생을 함께하지만, 대륙지각은 가볍기 때문에 이러한 지판위에 떠있는 것처럼 존재한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대륙지각은 판의 운동에 따라 움직이다가 기존의 대륙에 합쳐져서 더 큰 대륙을 만들거나, 다른 대륙가 충돌하여 대단위의 산맥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대양지각의 연령은 보통 2억년을 넘지 않는데 반해, 대륙 지각 중에는 35억년 이상 된 것들도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현재 지구를 덮고 있는 지판은 수십 개가 넘으며, 이들은 그 크기와 모양, 운동 방향과 속도가 모두 제 각각이다. 이 지판 중 가장 큰 것들을 골라보면 대략 8개 정도가 되는데, 그 지판들의 이름은 아래와 같다:

아프리카판(African plates)
남극판(Antarctic plates)
인도판(Indian plates)
호주판(Australian plates)
유라시아판(Eurasian plates)
북아메리카판 (North American plate)
남아메리카판(South American plate)
태평양판(Pacific plate)
위 판 이외에도 수 많은 작은 판들이 있으나, 여기서 일일이 그들의 이름을 소개하진 않는다. 이들 지판의 분포는 그림 3-1-5에, 이동 속도와 방향은 그림 3-1-6에 나타내었다.

그림 3-1-5. 주요 지판의 분포.
그림출처http://nieblog.projo.com.

그림 3-1-6. 지판의 이동 속도와 방향.
그림출처: http://sideshow.jpl.nasa.gov/mbh/all/images/global.jpg.

3-1-4. 판 운동의 구동력
지판을 움직이게 하는 힘의 원천은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맨틀의 대류이다. 맨틀의 대류는 지구 내부 열을 외부로 전달하여, 지구를 식히는 과정의 일부이다. 이러한 맨틀의 대류히 정확히 어떠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지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다르게 주장하지만, 맨틀의 대류가 판을 움직이는 원동력임은 분명하다. 우리는 여기서 이 맨틀의 대류가 어떻게 판을 움직이는지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지진파의 자료로부터 맨틀은 수직 수평적으로 밀도가 다른 곳들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밀도의 차이로 인해 연약권에서는 대류가 일어난다(Toshiro et al., 2000). 이 대류 운동의 결과 연약권은 횡적으로(암권과의 경계와 나란히) 다양한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이 때 암권과 연약권 간의 마찰력으로 인해 암권 즉 지판도 따라 움직이게 된다. 때로 연약권의 대류에 의한 종적 운동이 흡입력을 발휘하면서, 이 힘으로 지판을 움직이게도 한다고 믿어진다.
사람들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연약권의 대류 운동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연약권과 암권 간의 마찰력 및 흡입력만이 판 운동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였었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들은 단순히 이 힘 만으로는 우리가 관찰하는 지판의 운동을 설명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즈음 지질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지판 운동의 원인 중 하나는 섭입대에서 연약권으로 침강해 들어가는 지판에 의한 인력이다(Conrad et al., 2002). 해령을 중심으로 새로 형성된 해양지각을 포함하는 지판은 연약권에 비해 밀도가 크지 않지만, 이 지판이 판 운동에 따라 움직이면서 식어감에 따라 점점 두껍고 무겁게 변해간다. 결국 해양지각을 포함하는 지판은 섭입대에서 연약권으로 내려갈 즈음에는 연약권보다 밀도가 높아져 중력에 의해 저절로 가라앉게 되며, 이 때 이 가라앉는 힘으로 지판을 끌고 내려가 지판 전체를 움직이게 한다. 이 밖에 판이 분기하는 확장경계에 비해 수렴경계가 위치가 낮아, 이 지형적인 차이로 인한 중력작용이 판의 움직임에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3-1-5. 판 운동과 지구 작용
판구조론이 받아들여지기 전에는 지구 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지질 작용들을 국부적인 환경과 과정에 의해 설명하였다. 예를 들면, 두꺼운 퇴적층의 형성과 이 퇴적층의 변성은 지각이 맨틀로 가라 앉으면서 분지를 형성하고, 여기에 퇴적물이 쌓여 점점 두꺼워지며, 이렇게 퇴적물은 지열의 작용으로 변성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판구조론이 등장하고부터는 대부분의 지질작용을 판의 운동과 연관지어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퇴적분지는 판과 판 간의 응력으로 인해 단층등을 수반하며 만들어지며, 퇴적된 두꺼운 퇴적층들은 이 때의 압력과 지열로 변성된다는 식이다.
지구 상의 화산과 지진의 분포를 보면, 판의 경계와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이들이 판 운동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지시하는 것이다. 화산과 지진의 판 운동과의 연관성과 그 재해에 대해서는 다음 단원에서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자. 대양저 산맥 분포는 해령의 분포와 유사하고, 해구는 섭입대를 따라 분포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커다란 산맥들은 판 위 대륙지각이 수렴경계로 이동하며 충돌한 결과 만들어진 것이다. 이 밖에 어떤 지구 현상들이 판 운동으로 설명될 수 있는지 각자 조사해 보자.

그림 3-1-7. 지판의 이동에 따른 대륙 지각의 충돌과 그로 인해 형성되는 산맥(히말라야)의 모습.
그림출처: http://www.uwsp.edu/geo/faculty/lemke/geog101/lecture_outlines/18_plate_tectonics.html.

3-2. 화산과 지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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