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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산성비
5-6-1. 산성비란?
산성비(acid rain)이란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산성을 띠는 비이다. 우리는 물을
pH에 따라 산성 또는 염기성(알칼리성)으로 부르는 일에 익숙하다. 흔히 25oC에서
pH=7이면 중성이라 부르며, 이보다 pH가 낮으면 산성, 높으면 염기성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빗물의 pH도 7보다 낮으면 그 비를 무조건 산성비라 불러야 할까?
산성비의 올바른 뜻은 단순히 산성을 띠는 비가 아니라, 오염물에 의해 산성을
띠게 된 비이다. 대기 중에는 자연적으로 이신화탄소가 존재하며, 이 이산화탄소와 빗물이
반응을 하면 탄산을 만들고, 이 탄산이 해리되면서 수소이온을 내어 빗물은 자연스레 산성이
된다. 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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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2(이산화탄소) + H2O (빗물) = H2CO3(탄산) (이산화탄소의 용해 및 탄산의 형성) |
(5-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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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CO3 = H+ + CO32- (탄산의 해리) |
(5-6-2) |
위 반응이 평형을 이루면, 물의 pH는 5.6 정도가 된다. 따라서 대기 중에서 충분히
이산화탄소와 반응한 빗물은 산성을 띠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비를 산성비라 부르지 않는다.
이와 같이 약산성을 띠는 것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산성비라고
부르는 것은 대기 오염 물질에 의해 빗물의 pH가 5.6보다 낮아진 비이다.
빗물이 (pH가 5.6보다 낮은) 산성이 되도록 만드는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은 황과
질소이다. 이것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산화 가스의 형태로 대기 중에 유입되는데, 이 가스들이
좀 더 산화되고 수화되어 황산 및 질산이 되고, 이 산들이 빗물을 산성으로 만든다. 아래에 어떻게
황 및 질소 오염물이 산이 되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5-6-2. 산성비의 형성
오염원으로부터의 황과 질소는 대개 SO2 및 NOx (12는 다양한 산화 반응을 통해 SO3가 된 다음 물과
반응해 황산으로 만들어진다. SO2를 산화시키는 산화제로는 대기 중의 산소(O2),
오존(O3), 수산기(hydroxyl radical; OH·) 및 과산화수소(H2O2),
그리고 그 양이 매우 적지만 빗방울 내의 철이나 망간 등이 있다.
일례로, 가스 상태일 때는 아래와 같이 수산기(hydroxyl radical; OH·)에 의한 산화 및
물에 의한 수화(hydration)에 의해 황산이 된다(Seindfeld and Pandis,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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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2 + OH· → HOSO2· |
(5-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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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SO2· + O2 → HO2· + SO3 |
(5-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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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3 (g) + H2O (l) → H2SO4 (aq) |
(5-6-5) |
SO2가 빗물과 접촉한 상태에서 아래와 같은 반응을 통해 산소에 의해 산화되고
수화되어 황산이 되는 것 또한 가능하다(Baird and Cann,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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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2 + 0.5O2 = SO3 |
(5-6-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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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3 (g) + H2O (l) → H2SO4 (aq) |
(5-6-5) |
NOx는 SO2가 산화될 때와 비슷한 기작을 통해 NO2로
산화된 다음 아래와 같이 수화를 통해 질산이 된다:
5-6-3. 산성강하물(acid deposition)?
산의 원료가 되는 SO2와 NOx는 물에 녹아 산이 된 다음에 빗물,
눈, 안개 등의 형태로 땅에 떨어지기도 하지만, 때로 먼지와 같은 대기 부유물 등에 흡착되어 떨어지거나,
아예 지상의 표면에 개스로서 흡착되어 제거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전자를 습성 산성 강하물(wet deposition),
후자를 건성 산성 강하물(dry acid deposition)이라고 부른다. 보통 산성비라고 하면 습성 강하물
중의 하나로서 가장 흔히 그리고 많이 관찰되는 강하물이며, 산성 강하물이라 하면 이 둘 즉, 습성 및
건성강하물을 모두 포함하여 부르는 말이다(그림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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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6-1. 산의 생성 및 산성 강하물의 종류
(그림 출처: http://undertheangsanatree.blogspot.kr/2013/07/acid-rain-causes-history-and-effect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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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 산성비의 원인들
대기 중의 황과 질소가 모두 화석 연료로부터 기인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크게
오염원으로부터 그리고 자연적으로 대기에 유입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적으로 대기에
황을 유입시키는 대표적인 자연 원인은 화산과 생물이다(그림 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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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6-2. 위도에 따른 대기 중 황의 기원 비율
(그림 출처: http://saga.pmel.noaa.gov/review/dms_climat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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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으로부터는 주로 SO2 그리고 이보다는 적은 양이지만 H2S가
대기로 유입된다. 이들 개스는 좀 더 산화된 후 궁극적으로는 모두 황산으로 바뀌게 된다. 화산 가스의
보다 더 자세한 성분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물은 대사를 통해 다양한 황과 질소 화합물을 대기에 유입시킬 수 있다. 그 중,
식물성플랑크톤(phytoplankton)의 대사 결과 발생하는 황화이메틸(DMS; dimethylsulfide)과 박테리아로부터
발생하는 암모니아(Ammonia, NH3)가 가장 대표적인 가스 화합물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황과 질소는 오염물로서 대기에 유입된다. 이들은 대부분
직간접적으로 화석연료의 사용 결과 발생하는 것이지만, 금속 및 제지 산업에서와 같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들 오염물 중 가장 많은 양은 발전, 교통 및 난방 등과 같은 화석 연료의 연소로부터 발생한다. 그림 5-6-3과
5-6-4는 각각 SO2와 NOx의 산업 부문별 발생량을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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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6-3. 2006년 부문별 SO2 배출 비율 (EEA, 2008)
(그림 출처: http://www.intechopen.com/books/air-quality/anthropogenic-air-pollution-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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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6-4. 2006년 부문별 NOx 배출 비율 (EEA, 2008)
(그림 출처: http://www.intechopen.com/books/air-quality/anthropogenic-air-pollution-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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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5. 산성비에 의한 피해
산성비는 다양한 환경적 피해를 유발한다. 이러한 피해는 산성비 내의 수소이온에 의한
것으로, 수소 이온으로 인한 생태계의 충격 및 수소 이온의 직접적인 부식력에 의한 것이다. 이러한
산성비에 의한 피해 사례를 유형별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수서 생태계의 파괴: 물의 pH를 낮추고 유독 중금속의 유동성을 높임으로써, 많은 생물들이 생존할
수 없도록 한다. 생물들은 종류에 따라 견뎌낼 수 있는 pH가 다르며(그림 5-6-5), 일반적으로 어린 생물들이
다 큰 것들에 비해 더욱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pH 5 정도 되면 물고기 알들은 더 이상 부화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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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6-5. 수서 생물들의 pH 생존 한계
(그림 출처: http://www.epa.gov/acidrain/effects/surface_wate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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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양 산성화 및 지력 약화: 산성인 물이 토양과 반응함으로써, 토양 내의 주요 금속 이온들을 좀 더
빨리 용탈시키며, 이 결과로 지력이 약화되며, 토양은 빠른 시간 내에 산성화 된다.
- 산림 훼손: 토양 산성화와 매우 밀접히 연관된 것으로, 토양에 자라고 있던 식물들이 서서히 죽어가며
산림이 황폐화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특히 토양이 얇은 산사면에서 매우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그림 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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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6-6. 산성비에 의해 파괴된 체코의 Jizera 산의 숲
(사진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Acid_depos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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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조물 및 자연/문화 유산의 훼손: 산성비 내의 산에 의해 다양한 구조물, 건물, 기념물, 및
문화재를 이루고 있는 물질들이 부식되거나 녹는다. 특히 시멘트, 석회암, 대리암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들에게는 치명적인 해를 준다(그림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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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6-7. 서울 파고다 공원의 원각사지10층석탑.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유리를 씌운 모습. 이 탑은 대리석으로 되어 있으며, 따라서 산성비에 매우 쉽게 녹아
훼손될 수 있다. (사진 출처: http://ask.nate.com/popup/print_kh.html?num=169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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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건강: 산성비가 직접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그러나, 건성 강하물들은
흡입되어 폐와 심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6-6. 산성비에 대한 대처
현재 우리나라는 도시 농촌 산간 할 것 없이 전국 어디서나 적어도 한 두 차례는 산성비가
내린다(환경부, 2007). 이러한 산성비에 의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산성 가스의 발생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산성 가스의 발생을 줄이는 방법은 1) 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여 산성 가스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방법,
2) 화석 연료 내의 황이나 질소를 사용 전에 제거하는 방법, 3) 화석 연료를 사용 후에 발생하는 산성 개스를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석탄의 경우 방법 2)가 효율적일 수 있으나, 비용 등의 문제로 실제 적용되기에는
많은 부담이 있다. 방법 3)의 경우 질소 가스를 줄이는 방법은 현재 뚜렷한 것이 없으나, (이산화)황 가스는
탄산칼슘과 반응시켜 석고를 만드는 탈황법(desulfurization)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다른 대기 오염과 마찬가지로 산성비는 한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이웃 나라의 오염 물질이
국경을 너머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다국간 문제이다 (transboundary problem). 따라서 산성비 문제는 권역
내 국가 간 협조, 나아가서는 전세계적인 국제 수준의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환경 문제이다. 우리나라가 속
한 동아시아의 경우, 연구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중국이 한국 및 일본의
산성비 문제에 많은 책임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Yu and Park, 2004). 미국, 카나다 및 유럽은 산성비 문제에 있어
국제 협약을 통해 공동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며, 동아시아도 곧 이런 수준의 국제 협력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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