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배수의 산성화 및 그에 따른 환경 문제

머리말
1. 산성 광산 배수의 생성
2. 산성 광산 배수에 의한 환경 문제
3. 산성 광산 배수의 처리 및 하천수/지하수 관리
4. 산성 광산 배수로 인한 환경 문제와 지질학자의 역할
5. 맺음말
참고문헌

2. 산성 광산 배수에 의한 환경 문제
산성 광산 배수는 그 주변의 하천 및 지하수에 유입됨으로써 1) 철 수산화물의 침전에 따른 하상 및 그 주변 경관의 훼손, 2) 수질의 악화 및 그에 따른 하천수 및 지하수 이용의 제약, 그리고 3) 수서 생태계 파괴 등과 같은 환경 문제를 야기시킨다. 아래에 이와 같은 문제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토의한다.
1) 철수산화물의 침전에 의한 경관 훼손
[그림] 산성 광산 배수에 의해 오염된 임곡천의 모습 (2000년 6월). 철 화합물의 침전으로 하천이 붉게 보인다.
산성 광산 배수에는 황철석으로부터 용해된 후 산화된 많은 양의 3가 철이 유로를 따라 하류로 내려가며 천천히 침전하게 된다. 이들 침전물들은 처음엔 황색 내지 황갈색을 띠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적갈색으로 변해가는데, 이들이 하상 바닥을 덮거나, 주변 암석을 피복함으로써 마치 하도가 온통 적갈색의 물질로 채워져 있는 것처럼 보이게하여 경관을 해친다. 광산 배수가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하천으로 유입되면, 철 침전물들은 물로부터 계속 침전될 뿐만 아니라, 부유물 (뜬짐)으로써 수 km 내지 수십 km 이상 운반되면서 상당히 하류 지역의 하천조차 붉은색으로 물들이게 된다.
산성 광산 배수가 유입되는 하천의 하상에 침전된 황갈색 내지 적갈색 물질들은 대개 결정도가 불량한 철 산화수산화물 내지 황산염 광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광물들의 용해도는 goethite나 hematite와 같은 결정도가 좋은 철화합물보다 훨씬 높다. 이는 물 내에 황철석으로부터 유리된 철이온의 함량이 점차 증가되면, 결정도가 불량한 철 화합물보다는 결정도가 좋은 철화합물에 먼저 포화되어 이들을 침전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불량한 결정도의 화합물이 침전되는데, 이는 결정도가 좋은 철화합물의 침전 속도가 너무 느려 철의 함량이 꾸준히 과포화되고, 종국에는 침전하기 훨씬 쉬운 불량한 결정도의 철수산화물에 대해 포화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물 내의 철의 함량이 상당히 높아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침전되는 철 화합물이 미세한 입자라 유로를 따라 상당히 먼거리를 비교적 쉽게 운반될 수 있다는 점 등에 있어서 환경학적으로 중요하다.
2) 수질의 악화 및 그에 따른 하천수 및 지하수의 이용 제약
산성 광산 배수의 유입으로 인한 수질의 악화는 다음 세가지 측면으로부터 기인한다: i) pH의 감소, ii) EH의 감소 또는 용존 산소량의 감소, iii) 중금속을 포함한 용존 물질의 증가.
앞의 "광산 배수의 형성"에서 이미 산의 발생 및 산소의 소모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하였으므로, 산성 광산 배수의 유입에 따른 pH 및 용존 상소량의 감소에 대해서는 따로 자세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낮은 pH를 갖는 물은 금속에 대한 부식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물-암석 간의 반응을 활성화시키고, 여러 생물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생태계를 파괴시킨다. 낮은 용존 산소량 또는 EH는 생물의 신진대사에 필요한 산소의 공급을 방해함으로써 역시 생물의 생장에 치명적인 요소가 된다.
산성 광산 배수의 유입으로 인한 용존 물질의 증가는 물의 경도, 황산 이온의 농도, 및 물 내의 중금속의 함량 등을 높인다는 점에서 중요하며, 이러한 현상은 물의 pH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물의 경도는 주로 물 내의 Ca 및 Mg 함량에 따라 결정된다. 산성 광산 배수의 유입으로 인해 하천수 및 지하수의 경도가 높아지는 것은 증가된 H+와 탄산염 광물이 다음과 같이 활발히 반응하면서 물을 중화시키기 때문이다:

(Ca,Mg)CO₃ + H⁺ = (Ca,Mg)²⁺ + HCO₃^- (R17)

수소 이온은 물론 다른 광물과도 반응하나, 탄산염 광물과의 반응 속도가 다른 것에 비해 현저히 빠르므로, 방해석 세맥, 탄산염 광물의 결핵체 및 석회암이 존재하는 곳에서는 산성 광산 배수가 위의 반응에 의해 쉽게 중화되며 따라서 높은 경도를 보인다. 탄산염 광물에 의한 산성 광산 배수의 중화 능력 및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Wiggering (1993) 및 Webb and Sasowsky (1994)에 의해 좀 더 자세히 토론된 바 있다.
앞의 황철석의 산화 과정 (R12-R16)에서 살펴보았듯이, 산성 광산 배수에는 황의 산화에 의해 만들어진 황산 이온이 다량 존재하게 된다. 산화된 철이 철수산화물로 침전되면서 빨리 물로부터 제거되는데 반해, 이러한 황산 이온은뚜렷한 침전물을 만들지 못하면서 물에 남아 유로를 따라 끊임 없이 이동하게 된다. 때로, 산성 광산 배수가 배출되는 곳에 황산철 및 황산 알루미늄 화합물의 침전이 보고된 바도 있다 (Sullivan et al., 1988; Nordstrom, 1982). 하지만, 산성 광산 배수가 탄산염 광물에 의해 빠르게 중화되어 pH가 증가한 후에, 철은 철수산화물로 침전되어 제거되는 한편, 알루미늄은 그 양이 많지 않기때문에 효과적으로 물 내의 황산 이온의 양을 낮추지 못한다. 황산 이온은 인체에 뚜렷한 해를 주지는 않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나, 그 농도가 높으면 (250 mg/L 이상) 복통설사를 일으키므로, 가능하면 물로부터 제거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Powell, 1988).
물 내의 중금속을 포함한 희귀 원소의 함량은 물의 pH에 반비례한다. 이는 크게 중금속화합물의 용해도와 중금속의 흡착 등 두가지 측면에서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물 내의 희귀 원소의 함량은 먼저 이 희귀원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화합물의 용해도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개의 지표부근 환경에 있어서는 이러한 화합물들은 수산화물인데, 이들 수산화물의 용해도는 pH가 감소함에 따라 매우 급격히 증가한다. 따라서, 용액의 pH가 낮아짐에 따라 물 내의 희귀 원소 함량이 수백 내지 수천배 이상 증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내의 희귀원소 함량이 이들 희귀원소 수산화물에 대해 불포화되어 있을 경우, 물 내의 희귀 원소 함량은 고상과 물 간의 계면에서 일어나는 흡착 반응에 의해 조절되며, 이러한 흡착 반응을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SOH_x + M²⁺(aq) = ≡SOM + xH⁺. (R18)

3) 수서 생태계의 파괴
광산 지역에서 산성 광산 배수의 유입으로 인한 수질의 악화로 수서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되는 것은 흔히 관찰되는 일이다. 산성 광산 배수로 인한 낮은 pH, 낮은 용존 산소량, 높은 용존 물질량 등은 생물이 살아가는데 치명적인 요소가 될 수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그러나, 이 중 어떠한 요인이 수서 생태계 파괴에 주요 역할을 할 것인가를 파악하는 일이 중요하다. 대개 산성 광산 배수는 바로 탄산염암과 같은 완충제의 역할에 의해 중화되며, 외부로부터의 풍부한 산소 공급에 의해 용존 산소량이 증가한다. 실제로, 도계 지역의 pH와 용존 산소량을 측정해보면, 산성 광산 배수가 유입되는 부근을 제외하고는 그 하류에서 금방 정산적인 pH와 DO 함량으로 회복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회복된 pH와 DO 함량을 갖는 하천에서조차 수서 생물 (macroorganism)은 좀체로 관찰되지 않는다. 이는 수서 생태계의 파괴가 pH 및 DO 이외의 다른 요인에 의해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낸다. 정상적인 pH와 DO 함량을 보이지만, 수서 생물이 잘 관찰되지 않는 하천수 시료를 채취하여 화학 분석해보면, 황산기의 양을 제외하고는 기타 다른 주성분 무기염류나 중금속 원소의 함량이 그리 높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단순히 유독 원소의 함량이 높아서 수서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보기도 힘들 것이다.
산성 광산 배수가 유입되는 하천의 하류에서의 수서 생태계 파괴의 원인으로는 낮은 pH와 DO 함량을 이외에, 하천의 탁도, 철수산화물의 꾸준한 침전, 및 황산기와 같은 특종 염류의 높은 농도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 중 어떠한 요인이 얼마나 수서 생태계를 파괴시키는지 자세히 알려진 바 없으며 이는 앞으로 연구되어야 할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