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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지구상의 생물 - 과거와 현재
태양계에서 지구는 다른 행성들과 매우 다른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그 하나는 (액체)
물의 존재이고, 다른 하나는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특징들은 지구만이 갖는 매우 독특한 것으로,
지구의 환경이 다른 행성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두 특징 중, 물에 대한 것은 이미 제 4장에서
살펴보았다. 이번에는 지구의 생명체가 어떻게 생겨나고 진화해 왔는지, 이 생명이 우리에게 주는 여러 가지 이득들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이득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다양한 환경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5-1-1. 생명의 기원
지구상에 생명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아직 정확히 알지 못한다. 현재 과학자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것은 무기적인 방법으로 생명체가 탄생했다는 ‘무기기원설(abiogenesis)’을 지지한다. 무기기원설은 무생물적인 화학반응을
통해 무기물들로부터 유기물이 만들어지고, 이 유기물들이 모여, 좀 더 복잡한 유기물들을, 그리고 이것들이 모여 스스로
대사와 복제가 가능한 생명체가 만들어졌다는 가설이다.
17세기 전까지 사람들은 생명체가 자발적으로 생겨난다고 믿었다. 이를 '자연발생설(spontaneous generation theory)'이라
하는데, 일정한 조건만 만족하면 부모 없이도 생명체가 저절로 생겨난다는 가설이다. 현미경과 같은 과학적 관찰 기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아무 것도 없던 빵에서 곰팡이가 생기고, 동물 시체에 구더기가 꼬이며, 바위에는 이끼가 덮이고, 진흙 속에서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고는 생명이 저절로 생긴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1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일련의
관찰과 실험을 통해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음이 드러났다. 1668년 Francesco Redi는 고기에 파리가 알을 낳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구더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관찰했고, 1768년 Lazzaro Spallanzani는 공기 중에 미생물이 있어 이들을 끓여 살균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그리고 마침내 1861년 Louis Pasteur는 일련의 실험을 통해 박테리아나 균류 생물(fungi)는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감염되어 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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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 왼쪽부터, Francesco Redi(1626-1697), Lazzaro Spallanzani(1729-1799),
및 Louis Pasteur(1822-1895). (사진 출처: http://www.wikipedia.org). |
무기기원설의 시초가 되는 것은 1924년 오파린(Alexander Oparin)이 그의 저서 ‘생명의 기원(Origin of Life)’에서
제시한 생명 탄생에 대한 가설이다(Oparin, 1953). 오파린은 원시 지구의 환경이 지금과는 몹시 달라, 파스퇴르 등이 틀렸음을 증명한
‘자연 발생적 생명의 탄생’이 생물이 아직 존재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가능했었다고 생각하였다. 그의 가설에 따르면, 원시 지구에서는
산소 결핍 환경 하에서 태양 에너지에 의해 유기물이 풍부하게 만들어질 수 있으며(이렇게 만들어진 유기물이 바닷물과 섞여 있는 것을
‘primeval soup’ 또는 ‘primordial soup'이라 불렀다), 이런 유기물들이 모여 코아세르베이트(coacervate) 라는 구형 물질을
만들고, 이 것이 모여 점점 커지다가 분열(fission)에 의해 자신과 닮은 것을 만들면서 가장 원시적인 생명의 특징을 갖게 되었다고
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할데인(John B.S. H밍묻)은 생명체 이전의 원시 바다에서 유기물이 만들어져 ’뜨거운 멀건
국(hot dilute soup)‘과 같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파린과 할데인의 가설은 시카고 대학의 유레이(Harold Urey)가 지도하였던 대학원생 밀러(Stanley Miller)의 1952년
실험으로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실험은 흔히 밀러-유레이 실험이라고 불리는데, 원시 지구의 대기가 주로 메탄, 암모니아,
수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그림 5-1-3과 같은 장치를 만들어 원시 지구에서 물의 증발과 응결 그리고 전기 방전(번개) 같은
과정을 통해 유기물이 만들어질 수 있는 가를 확인한 실험이다. 이 실험 결과물을 분석한 결과 20여종 이상의 아미노산이 검출되었는데,
이로부터 무기물로부터 자연적인 과정을 통해 유기물이 만들어질 수 있음은 확인되었지만 분석된 아미노산이 실제 생명체에게서
발견되는 아미노산과 달라 실제의 원시 대기의 성분이 밀러가 생각했던 것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음을 암시하였다. 즉, 원시 지구의
기는 당초 생각했던 것처럼 메탄이나 암모니아보다는 수증기와 함께 이산화탄소 및 황화수소 가스로 주로 이루어져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들보다 조금 뒤 폭스(Sidney W. Fox)와 하라다(Kaoru Harada)가 비슷한 실험 결과를 냈으며, 특히 폭스는 증발과정을
통해 프로테노이드(protenoid)를 합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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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 왼쪽부터 오파린(1894-1980). 할데인(1892-1964), 밀러(1830-2007), 폭스(1912-1998).
(사진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Origin_of_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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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mfla 5-1-3. 밀러-유레이 실험 장치 모식도 (그림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Miller%E2%80%93Urey_experi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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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대부분의 생명 기원설은 오파린-할데인 가설에서부터 시작한다. 즉, 지금과는 매우 다른 환원 환경에서 최초의
생명의 탄생은 무기물로부터 화학적인 반응을 통해 유기물이 만들어지고, 이 유기물들이 모여 좀 더 커다란 복합체를 만들면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생명의 탄생에 대한 표준 모델은 없다. 현재 존재하는 많은 가설들 사이에서 논쟁이
되는 점은 과연 최초의 유기물은 지구에서 만들어졌는지, 유기물의 합성을 위한 에너지는 어떻게 공급되었는지, 어떻게 처음의
단순체(monomer) 유기물들이 결합하여 중합체(polymer)를 형성하였는지, 그리고 이 중합체가 어떻게 대사와 복제가 가능한 생명체로
발전하게 되었는 가에 대한 점이다. 이들 논점들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이에 대한 전문 서적을 참고하거나(예; Luisi, 2009),
http://en.wikipedia.org/wiki/Origin_of_life와 같은
인터넷 문서를 참조하자.
5-2-2. 생명의 역사
지구의 나이는 대략 45 내지 46억년 정도 된다. 지구상의 최초 생명체 기록은 지구의 탄생 후 약 10억년이 흐른 35억년
전 하데안(Hadean) 시기에 형성된 호주 아펙스(apex) 처어트 층에서 발견되었다. 이 화석은 필라멘트처럼 생긴 것으로 스트로마톨라이트(stromatolite)를
만든 미생물인 사이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와 유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그림 5-1-4) (이 화석이 실제로 생물의 흔적이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http://www.nature.com/news/2011/110220/full/news.2011.110.html를,
세계 최초의 생명체의 증거 및 스트로마톨라이트를 이루는 미생물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http://www.korearth.net/lecture/paleo/oldest_fossil/oldest_fossil.php를 참조하자).
이 아펙스 화석은 가장 원시적인 미생물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를 갖는 것으로, 이로 볼 때, 최초의 생명체 탄생은 이보다 한참 전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지구의 진화 초기 수 많은 소행성 조각 및 혜성들이 지구에 떨어졌을 것이며, 이러한 대규모 운석 및 혜성의 충돌은 약
39-40억년 전까지 계속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러한 대규모 충돌은 당시의 바다를 완전 증발시킬 정도로 격렬하였을 것이며, 이는 혹시
그 전에 탄생한 생명이 있더라도 모두 멸종시켰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현재 지구상 생명체의 모태가 되는 최초 생명체의 탄생은 아펙스
화석 형성 시기와 대규모 운석 충돌이 끝난 시기 사이가 될 것이며, 즉 지금으로부터 40 내지 35억년 사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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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1-4. 왼쪽: 아펙스 처트가 발견된 필바라 대륙안정지괴(Pilbara Craton)의
퇴적층
(사진 출처: http://www.nature.com/news/2011/110220/full/news.2011.110.html).
오른쪽: 아펙스 층에서 발견된 미화석
(그림 출처: http://www.cartage.org.lb/en/themes/sciences/paleontology/paleozoology/precambrian/precambria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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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상의 생명체 들은 놀라우리만치 서로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음이 알려져 있으며, 이로부터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진화를 통해 분화 발전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Futuyma, 2005)(그림 5-1-5). 이것은 화석적 증거를 통해서도 확인되는데,
지질 시대를 따라 매우 간단한 단세포 생물체로부터 점점 복잡한 다세포 생물체로 진화해 갔음을 볼 수 있다. 그림 5-1-6은 생명체가 지질
시대를 따라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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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5. 게놈 배열에 따른 생명 계통표( A highly resolved Tree Of Life, based
on completely sequenced genomes. 그림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History_of_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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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6. 지질 시대에 따른 생명체의 역사
(그림 출처:http://en.wikipedia.org/wiki/Geologic_time_sca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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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향한 대규모의 운석 충돌이 끝난 시점을 최초 생명체의 탄생 시점으로 생각하면, 그 시기는 39 내지 40억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최초의 생물은 가장 원시적인 단세포의 원핵생물(prokaryotes)이었을 것이다. 현재 생물체의 흔적 진위 여부를 놓고 논쟁이 있기는 하지만, 아펙스 처트
화석을 인정한다면 최초의 사이아노박테리아와 같은 광합성 생물의 출현은 35억년 이전에 이루어진 것이 된다.
진핵 생물의 출현은 최초의 생명체 출현 이후 약 13억년 정도가 지난 27억년 전쯤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오래된 진핵
생물의 화석은 미시간에 있는 약 21억년 전에 형성된 호상철광층에 협재된 셰일에서 발견되었으나(그림 5-1-7), 26 내지 27억년 전에 형성된 호주
북서부의 마라맘바층(Mara Mamba Formation)에 속하는 로이힐 셰일(Roy Hill shale)에서 진핵 생물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진 스테롤이
발견되면서 진핵 생물의 출현 시기가 훨씬 앞당겨지게 되었다(Brocks et al., 1999).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식물, 동물, 및 균류 등의 모든 다세포
생물들이 진핵생물이다. 현재 대부분의 진핵생물은 호기성이지만, 초기의 진핵생물은 혐기성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대기에 자유 산소가
집적되기 시작한 것이 진핵 생물의 출현 후인 24억년 전 쯤이기 때문이다(Anbar et al., 2007). 진핵생물 중 다세포 생물의 화석으로 가장
오래되었다고 주장되는 것들 중의 하나가 아프리카 가봉(Gabong)의 고원생대(Paleoproterozoic) 프란세빌리안층( Francevillian B Formation)에서
발견되는 일군의 화석들이다(그림 5-1-8). 이 지층은 대략 21억년 정도 된 것으로 알려져있는데(El Albany et al., 2010), 이로부터 이미 이
시기에 다세포 진핵 생물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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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7. 원생생물(protist)인 나선형 그라이파니아(Grypania) 화석. 가장 오래된 진핵생물
화석으로, 미국 미시간에서 산출되는 21억년 전의 호상철광층(banded iron formation)과 협재하는 셰일에서 관찰한 것이다. 제일 아래 셰일의 가로
길이는 약 9cm. 위/아래 사진은 James St. Stuart가 찍은 것이며, 가운데 것은 Tsu-Ming Han이 찍었다.
(사진 출처: http://www.ccsf.edu/Departments/History_of_Time_and_Life/PDFs/Eukaryotes24x3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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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8. 가봉의 고원생대(Paleoproterozoic) 프란세빌리안층( Francevillian B Formation)에서
발견되는 다세포 생물의 흔적화석(사진 출처: http://all-geo.org/highlyallochthonous/2010/07/how-do-we-know-gabons-multicellular-fossils-are-2-1-billion-years-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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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에 대한 화석 기록은 6억년 전 선캠브리아기 지층에서 다량 발견된다(그림 5-1-9). 따라서 동물의 출현은 이보다 전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캠브리아기에 들어서면서, 화석의 수가 급증하게 되고, 초기에는 이들 화석의 상당수가 현재 동물과는 상당히
다르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캠브리아기에 생물의 종과 수가 급격히 팽창하였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최근에 이들 화석들이 현재
생물들과 유사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또한 캠브리아기 이전에는 생물들이 화석화되기 어려워 많은 수가 발견되지 않는 점이
지적되면서, 캠브리아기에 정말로 생물의 종과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Marshall, 2006).
한편 이때쯤 최초로 척추 동물이 나타났는데, 중국 쿤밍(Kunming) 지방에서 발견된 어류의 조상인 하이코우이크티스(Haikouichthys)
(그림 5-1-10)와 마일로쿤밍지아(myllojunmingia)(그림 5-1-11) 화석이 그 증거이다(Shu et. al., 1999, 2003). 이와 같은 초기의
어류들은 턱뼈가 없는 종들인데, 지금은 이들 대부분이 멸종되고 없다. 현재와 비슷한 턱뼈를 가진 어류들은 실루리아기에 나타나는데,
이들은 이후 데본기에 종류와 수 양면에서 크게 번성하여, 오늘날 이 시대를 어류의 시대(age of fish)라고 부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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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9. 러시아 북동 해안에 위치한 소위 화이트시(whitesea)
지역의 벤디안기(Vendian period: 6억-5억5천만년) 퇴적암에서 발견된 환형동물 화석
(사진 출처: http://www.fossilmuseum.net/Fossil_Sites/whitesea.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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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0. 중국 운남성 쿤밍 하코우 지역에서 발견된 최초 어류
화석 하이코우이키티스. 캠브리아 초기의 턱없는 물고기이다.
(사진 출처: http://www.evolution-textbook.org/content/free/figures/10_EVOW_Art/18_EVOW_CH1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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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1. 중국 운남성 쿤밍 하코우 지역에서 발견된 최초 어류
화석 마일로쿤밍지아(사진 출처: http://vertebresfossiles.free.fr/actu/poissons_chine.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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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 생물의 출현은 오존층의 형성으로 (초)자외선이 차단되면서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생물이 수중에서 육상으로
이주하기 위해서는, 이 것 이외에 많은 부분에서 적응이 필요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물이 없는 마른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어야하고,
중력에 대한 저항력도 키워야 하며, 호흡하는 방식도 바꿔야 한다. 생물이 육지를 점령하려는 시도는 매우 오래 전에 시작되었을 수 있으나,
약 5억 3천만년 전인 고생대 캠브리아기에 이르러서야 뚜렷한 화석적인 증거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 당시의 화석은 절지동물이 기어 다닌
흔적 화석인데, 아마도 한 웅덩이에서 다른 웅덩이로 건너 다닌 흔적으로 보인다. 보다 본격적인 육상 생물의 화석은 약 4억 3천만년전인
고생대 실루리아기(Silurian)에 발견된다. 이 화석들은 대부분 이끼류(mosses and lichens)화석이다. 최근 오레곤 대학의
레탈락(Gregory Retallack)은 약 6억 3천만년 전의 에디아카라기(Ediacaran period)의 화석이 최초의 육상 생물이었다고
주장했지만(그림 5-1-12, Retallack, 2013), 이는 확실하지 않으며 현재 이에 대해서는 토론이 진행 중이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지식으로
판단할 때, 육상 생물의 출현은 캠브리아기 이후에 시작된 것으로 보면 타당할 것이다. 육상 식물의 최초 화석은 아르헨티나의
약 4억 7천만년 전에 형성된 오르도비스기의 지층에서 발견되었다(Rubinstein and Vaccari, 2004, 그림 5-1-13). 이후 식물은 빠르게
번성하여 데본기(약 4억년 전)에는 지구의 환경과 지형에 큰 영향을 줄 정도가 되었으며, 이로 인한 산소 및 기타 환경의 변화로 그 당시
존재하던 많은 생물들이 멸종의 길을 가게 되었다 .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석탄은 이런 식물들이 지층중에 묻혀 형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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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2. 최초 육상 생물 논란이 있는 에디아카라기의 화석 Dickinsonia.
바다 지렁이(Marine worm)인가, 최초의 육상 생물인 선태류(lichen)인가?
(사진 출처: http://www.nature.com/news/controversial-claim-puts-life-on-land-65-million-years-early-1.1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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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3. 가장 오래된 육상 식물의 미세포자(cryptospore) 화석
(그림 출처: http://news.bbc.co.uk/earth/hi/earth_news/newsid_9079000/9079963.s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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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초 육상 무척추 동물의 흔적은 캠브리아기 (또는 켐브리아기-오르도비스기 경계 부근의)
지층에 절지 동물의 기어다닌 자국(흔적 화석)으로 남아있다(MacNaughton et al., 2002). 그 뒤 오르도비스기에도 절지동물이
기어다닌 흔적이 보이는데, 이와 같이 최초의 육상 무척추 동물의 존재 증거들은 흔적 화석으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최초의 육상 척추동물의 자취는 약 3억 8천만년 전 데본기 중기에 형성된 퇴적층의 테트라포드(tetrapod; '네발동물'이라는 뜻)
발자국에서 찾을 수 있다(그림 5-1-14; Niedzwiedzki et al., 2010). 이들 테드라포드는 총기아강 어류(lobe-finned fish)로부터 진화한
양서류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림 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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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4. 폴란드 데본기 중기의 지층에서 발견된 테트라포드의 발자국 화석 (그림
출처: http://www.rationalitynow.com/blog/2010/01/07/new-tetrapod-footprints-f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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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5. 데본기 말기의 총기아강 어류 및 양서류 테트라포드
(그림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Fishapods.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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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라포드로부터 더욱 진화한 양막류 (또는 양막동물: 육상에 완벽히 적응하여 껍질이 있는 알을 낳는 동물, amniotes)(그림 5-1-16)는
석탄기 후기부터 진화하기 시작하여, 사이납시드(Synapsid)와 사우롭시드(Sauropsid)로 분화한 것으로 짐작된다. 이들의 최초 화석은 약 3억 1천
3백만년 전의 데본기 지층에서 발견되는데(Benton and Donoghue, 2007) 이 중 사이납시드는 포유류로 사우롭시드는 파충류와 공룡 그리고 조류로
나중에 진화하게 되었다(그림 5-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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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6. 스코틀랜드 석탄기 초기의 지층에서 발견된 양막류의 일종인 Casineria kiddi 화석(위)와
추측된 실제 모습(아래) (그림 출처: http://palaeos.com/vertebrates/amniota/stem_amniot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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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7. 양막류 동물 간의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계통발생도
(그림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History_of_life#Early_land_vertebr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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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억 5천만년 전 고생대와 중생대의 경계 시기에 생물들의 대량 멸종이 진행되고, 서서히 생태계가
다시 회복되면서, 사우롭시드 종류가 크게 번성하게 되었다. 이 사우롭시드 중 아코사우르스 종(archosauriform)이
약 2억 7천만년 전의 후기 페름기에 처음 화석으로 발견되는데, 2억3천5백만년 전 후기 트라이아이스기에 이
아코사우르스로부터 공룡이 진화해 출현하였다(그림 5-1-18, 5-1-19). 그 뒤 공룡은 크게 번성하여 쥬라기와
백악기에 지구를 지배하였으나(Benon, 1983; 그림 5-1-20), 중생대가 끝나고 신생대가 시작되기 직전인약
6천6백만년전에 모두 멸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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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8. 아르헨티나 중기 트라이아이스기 지층에서 발견된
공룡의 매우 가까운 조상인 오니소시스(orthosis) 류의 하나인 마라스쿠스 릴로엔시스(Marasuchus lilloensis)
(사진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Dinosaur#Origins_and_early_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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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19. 초기 공룡 헤레라사우루스(Herrerasaurs; 큰 것),
에오랲터(Eoraptor, 작은 것), 및 플라테오사우루스(Plateosaurus; 두개골)
(사진 출처: http://dinosaurs.findthedata.org/compare/106-129/Eoraptor-vs-Herrerasau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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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0 공룡의 진화 계통표
(그림 출처: http://www.sciencemag.org/content/284/5423/2137/F2.large.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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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쥬라기(1억6천 - 1억5천만년전)에 작은 육식 공룡의 하나였던 쎄로포드(Theropod)로부터
진화하여 조류가 출현하였다(Padian, 2004). 초기 조류는 조상인 공룡과 비슷하게 이빨이나 긴 꼬리가 있었지만(그림 5-1-21),
쥬라기 말기에 이미 이빨 없는 부리를 가진 조류가 나타났으며, 백악기 초기에는 꽁지를 가진 조류가 출현하였다(그림 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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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1. 약 1억6천만년전에 살았던 최초의 조류로 생각되는
아키옵테릭스(archaeopteryx)의 화석. 실제로 이 동물은 이빨과 발톱등 많은 부분 공룡의 특징을 갖고 있어 공룡과
조류의 중간 단계의 생물인 것처럼 간주된다. (사진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Bird#Dinosaurs_and_the_origin_of_bi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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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2. 중국에서 발견된 백악기의 조류 콘푸시우소니스(Confuciusornis)
(그림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Bird#Dinosaurs_and_the_origin_of_bi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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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우롭시드의 자손들이 번성하여 중생대를 지배하는 동안 테트라포드의 또 다른 하나인 사이납시드는 보다
작고, (아마도) 야행성인 포유류로 진화하였다(그림 5-1-23). 이미 1억9천만년 전의 쥬라기 초기에 현재의 포유동물과 여러
가지로 닮은 동물이 출현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Luo et al., 2001), 약 6천6백만년 전의 중생대-신생대 경계 시기의 대멸종이후
크게 번성하여 지금까지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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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3. 1994년 몽골 고비 사막에서 발견된 두더쥐 크기의
백악기 동물우카테리움 네소비(Ukhaatherium nessovi)의 화석
(사진 출처: http://www.foxnews.com/science/2013/02/07/earth-shaking-crash-that-doomed-dinosa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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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억7천만년 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에 처음으로 출현한 육상 식물은, 4억 2천만녀 전인 실루리아기부터
다양하게 진화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진화이 결과 3억 9천만년 전 데본기 중기에는 이미 식물들이 현재의 식물들에게서 볼 수
있는 특징들을 대부분 갖추게 되었으며, 그보다 천만년 후인 데본기 말기에는 식물의 진화가 더욱 정교하게 진행되어 큰 나무로
이루어진 숲을 만들 정도가 되었다. 식물의 진화는 이어진 석탄기에 크게 진척되었으며(그림 5-1-24), 이러한 진화는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식물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한 것은 아마도 백악기 이전인 것으로 보이며, 백악기에는 매우 다양한 화분화석이
발견된다(Crepet,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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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4. 고생대 석탄기 숲의 상상도. 이 당시의 대기의 산소 농도는
유래 없이 높았으며, 이로 인해 식물의 생장이 대단히 빨랐고 이들이 지층에 묻혀 석탄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림 출처; http://www.bbc.co.uk/nature/history_of_the_earth/Carbonifer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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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적으로 영장류(primate)가 다른 포유 동물로부터 분화해 진화하기 시작한 것은 약 8천 5백만년 전인
백악기 후기부터라고 짐작되지만, 처음으로 이들의 화석이 발견된 것은 약 5천 5백만년 전인 신생대 팔레오세
지층에서다(그림 5-1-25; Silcox and Williamson, 2012). 인류의 먼 조상이 되는 유사인류(호미니데, Hominidae)는
천 6백만년 전 쯤 소형 유인원류인 하일로바티데(Hylobatidae)로부터 갈라져 분화했으며, 오랑우탄류인 퐁지내(Ponginae)는
그 직후인 천 4백만년 전 쯤 하일로바티데로부터 분화하였다(그림 5-1-26). 이족 보행을 처음한 유사인류(hominid)는
약 7백만년 전의 사헬란트로푸스(Sahelanthropus; 그림 5-1-27)이며, 그 직후 완전한 이족 보행을 한 아르디피테쿠스(Ardipithecus)가
출현하였다. 약 6백만년 전에 이 사헬란트로푸스로부터 인류와 침팬지, 침팬지가 따로 분화하였다.
인류중 가장 먼저 기록된 것은 약 2백 3십만년 전에 출연한 호모 하빌루스(homo habilus)이다. 그 뒤 뇌 용량이 훨씬
커진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가 나타나 약 150만년 전쯤 이들이 아프리카로부터 전세계로 자손을 퍼뜨렸다고 생각된다.
고 호모 사피엔스(Archaic homo sapiens)는 현생 인류의 직접 조상으로 생각되는데, 약 40 내지 25만년 전에 출현하였다. 같은
인류종인 호모 네안데르탈(homo neanderthal)은 비슷한 시기에 출현하여 약 3만년 전에 멸종되었는데, 아프리카를 제외한 지역의
현생 인류에게서 이들의 유전자가 발견된다고 한다(그림 5-1-28, 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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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5. 플라이오세 초기에 발견되는 영장류 플레시오레스테스 나시미엔티
(Plesiolestes nacimienti)의 화석(좌)와 그 보다 조금 뒤의 플라이오세 후기의 플레시아다피스(Plesiadapis)의 복원도(우)
(왼쪽 사진 출처: http://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47248412001613,
오른쪽 그림 출처; http://dinosaurs.about.com/od/mesozoicmammals/p/plesiadapi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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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6.영장류의 발생계통표 (그림 출처:http://en.wikipedia.org/wiki/Prim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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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7. 사헬란트로푸스의
두개골(사진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Sahelanthrop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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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8. 인류의 공간적 시간적 분포
(그림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Human_ev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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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29. 네안데르탈인과 현대인(sapiens)의 골격 비교
(그림 출처; http://annalsofsubmarineresearch.blogspo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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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중생대 말에 공룡을 멸종시킨 대규모 멸종을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다. 사실 지구에 생명이
자리잡은 이후 이와 같은 대규모 멸종은 몇 차례 있었던 일이다. 이와 같은 멸종은 화석 기록으로부터 추측하는데,
지금까지 확인된 것만 해도 오르도비스기-사일루리아기(4억5천만년 전), 데본기 말기(3억6천만년 전),
페름기-트라이아이스기(2억5천백만년 전), 트라이아이스기-쥬라기(2억년 전), 그리고 그 유명한 백악기-제3기(6천5백5십만년 전)
등 5차례 이상 일어났다(그림 5-1-30). 이러한 대멸종은 지구상의 생명체 수 및 종을 크게 줄였지만, 한편으로는 대멸종 이후
종 분화가 더욱 활발하게 일어나고, 새로운 종이 새로이 지배자로 자리잡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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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5-1-30. 현생대의 해양 동물 속의 멸종률
(그림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Mass_extinction#Major_extinction_ev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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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억년의 지구 생물의 역사 기간 동안 진화와 번성 그리고 멸종을 거치면서, 그동안 출현한 것으로 기록된 종의
98%가 사라졌다. 현재는 지구상에 약 8백7십만 종의 생물이 살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며, 이 중 2/3 이상은 아직도 명명되고
분류되어야 한다(Mora,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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