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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풍화, 침식, 운반, 그리고 퇴적
지표 부근에서 암석은 잘게 부서지고 깍여 나가며, 부서진 조각들은 다른 곳으로 운반되어 쌓인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주로
태양에너지와 중력에너지가 하는 일이다. 이중, 주가 되는 것은 태양에너지이다. 태양에너지가 일으키는 물과 대기의 순환 그리고 온도의 변화가
지구의 지표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의 주동력원인 것이다. 우리는 이 절에서 풍화, 침식, 운반 및 퇴적에 어떻게 일어나는지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4-3-1. 풍화
풍화(weathering)란 지표 부근의 환경에서 물질들이 이 환경 조건에 따라 분해(breakdown)되는 현상을 말한다. 분해되는 물질들은 암석,
유기물 또는 기타 고형 물질들로 현재 놓인 환경과는 다른 환경에서 생성되어 궁극적으로는 불안정한 물질들이며, 지질학에서는 주로 암석 (또는 광물)의
분해를 풍화라 지칭한다.
풍화를 통한 고형 물질의 분해는 단순 기계적인 부서짐과 함께 화학적인 반응을 통한 분해를 포함한다. 우리는 전자를 물리적 또는
기계적 풍화(physical or mechanical weathering)이라 하고, 후자를 화학적 풍화(chemical weathering)이라 한다. 이 둘은 많은 부분 무기적으로
진행되지만, 적지 않은 양은 생물의 활동을 통해서도 이루어진다.
물리적 풍화를 일으키는 요인은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다:
- 온도 변화: 온도 변화에 따른 신장 수축의 차이로 인해 깨지거나 부서짐
- 동결(쐐기): 물의 동결로 인한 부피의 증가로 틈 사이가 벌어지면서 깨짐(그림 4-3-1)
- 압력 변화: 압력의 감소로 팽창하면서 갈라지거나 떨어져 나감(그림 4-3-2)
- 수류(hydraulic action): 수류가 틈에 공기를 가두고 이 공기가 후에 팽창하면서 틈을 벌림
- 광물 성장: 벌어진 틈에서 광물이 성장하면서 이 힘으로 틈을 더욱 벌리거나 쪼갬.
- 기타 생물에 의한 물리적 풍화: 이끼 등이 바위 표면에 붙어 수분을 유지하여 이 수분에 의한 물리적 풍화를 유발하거나, 식물의 뿌리 등에 의해
틈이 좀더 깊어지고 넓어지는 물리적 풍화가 진행됨 (그림 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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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1. 빙결 쐐기 작용에 의한 암석의 깨짐
(사진 출처: http://lilt.ilstu.edu/weshiel/Video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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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2. 압력 변화(감소)로 인해 암석이 껍질 모양으로 떨어지는 모습 (박피현상: extrafoliation)
(사진 출처: http://geology.about.com/od/geoprocesses/ig/mechweathering/exfoliation.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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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3. 나무 뿌리에 의한 암석의 물리적 풍화 (사진 출처: http://http://www.edupic.net/geo.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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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적 풍화는 여러 경로를 통해 진행될 수 있으나, 지구에서는 대개 물을 매개로 한다. 화학적 풍화를 일으키는 반응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 용해 ( 및 침전): CaCO3(방해석)=Ca2+ + CO32- (그림 4-3-4)
- 수화 및 가수 분해: 2KAlSi3O8(정장석) + 9H2O +2H+ =>
Al2Si2O5(OH)4(고령토) +4H4SiO4 + 2K+ (그림 4-3-5)
- 산화: 4FeS2(황철석) + 15O2 + 10H2O =>
4FeOOH(침철석) + 8SO42- + 16H+(그림 4-3-4)
이외에도 몇 가지 풍화 반응들이 있지만, 위 세가지 반응을 통해 주로 화학적 풍화가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굳은 암석들은 약해지고 부서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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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4. 영월 지역 석회암의 풍화된 모습. 절리면(깨진틈)을 따라 먼저 방해석등 탄산염 광물의 용해가
활발히 진행되는 한편 물리적으로 틈이 점점 벌어지면서 풍화잔류물인 토양이 틈새를 채운 것으로 보인다. 토양의 색이 붉은 것은 대개 화학적 풍화
산물인 산화철의 존재 때문이다. 이 산화철들이 모두 위 반응식에 표시된 것처럼 황철석의 산화로 생긴 것은 아니다. 이것은 단지 산화 반응으로 인한 풍화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daphnech&logNo=60111108205&viewDate=¤tPage=1&listtype=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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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5. 태백 지역의 한 사면의 풍화 단면. 화학적 풍화에 의해 원래 암석의 특징이 많이 지워져 있다.
이 단면에 보이는 풍화 산물에는 많은 카올리나이트류 광물이 포함되어 있다 (사진 출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sanijeil&logNo=80108899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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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2. 침식, 운반 및 퇴적
침식(erosion)은 지표 부근의 물질들이 중력이나 유체의 힘에 의해 제거되는 현상이다. 풍화에 의해 생성된 미고결 물질들은 훨씬
쉽게 제거될 수 있기 때문에 , 침식 당하는 것은 주로 이런 풍화 산물들이지만 드물게 풍화되지 않은 물질들도 침식될 수 있다(그림 4-3-6). 침식 당한
물질들은 원래 있던 곳으로부터 다른 곳으로 이동되는데, 이를 운반(transportation)이라고 하며, 운반되는 물질들을 짐(load)라고 한다. 짐은 바닥에
끌리거나 구르거나 튀어서 운반되는 밑짐(bed load), 뜬 채로 운반되는 뜬짐(suspended load), 그리고 녹아서 운반되는 녹은짐(dissolved load)로
구분된다(그림 4-3-7). 유체의 운반력이 감소하면 어느 순간 바닥으로 내려 앉아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되던지, 과도하게 녹은 성분들은 침전되어
쌓이게 된다. 이렇게 가라 앉아 쌓이는 것을 퇴적(deposition 또는 sedimentation)이라 한다. 이와 같이 침식-운반-퇴적은 서로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는 일련의 지질 현상이다. 침식-운반-퇴적 작용을 하는 유체는 크게 유수, 바람, 그리고 빙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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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6. 유체에 의한 침식 모습. 오른쪽; 사면의 미고결 풍화 산물이 빗물에 의해 침식 당한
모습(Meuro, Germany?). 왼쪽; 바람에 의해 암석이 침식당한 모습 (Bolivia, Altiplano). 사진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Ero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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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7. 하천에 의해 운반되는 밑짐, 뜬짐, 및 녹은짐
(그림 출처: http://dc363.4shared.com/doc/00dWlveh/preview.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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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는 빗물을 위시해서 하천수 및 강수 그리고 해수를 포함한다. 유수 침식 및 운반 능력은 유체의 유속, 점도 및 밀도에 의해
결정된다. 이들 유속, 점도 및 밀도가 어떻게 짐을 움직이고(침식을 시작하고), 운반하고, 가라앉히는 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http://en.wikipedia.org/wiki/Sediment_transport를 참조하자. 아래 그림 4-3-8은
소위 휼스트롬 도표(Hjulstrom diagram)으로 유속과 침식-운반-퇴적되는 짐의 입자 크기와의 상관 관계를 보여준다. 그림에서 유속이 증가할수록 더욱
커다란 짐을 침식해서 운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입자크기가 매우 작아지면 낮은 속도로도 운반할 수 있지만 (아래 쪽 곡선), 일단 퇴적된 입자들을
다시 띄워 침식시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입자 크기가 작아질수록 더 높은 속도가 필요하게 된다(위 쪽 곡선). 이는 입자가 작아지면서 서로 보다 잘
엉겨 마치 큰 입자처럼 행동하기 때문이다. 유수의 점도와 밀도는 뜬짐 및 녹은짐의 양에 따라 결정되며, 이들에 비례해서 침식력 및 운반력도
증가하게 된다. 폭우가 내리는 날 뜬짐을 잔뜩 가진 흙탕물이 얼마나 파괴적일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자. 이 때는 평상시 하천 바닥에 가라 앉아
움직이지 않던 비교적 큰 돌덩이들도 하천에 휩쓸려 내려가는 일이 생긴다. 이 것은 물론 유속이 평상시보다 빨라서이기도 하지만, 많은 양의 뜬짐으로
인해 높아진 밀도와 점성으로 더 큰 침식-운반력을 갖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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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8. 유속과 침식-운반-퇴적되는 입자 크기의 상관 관계를 보여주는 휼스트롬 도표 (Hjulstrom diagram)
(그림 출처: http://en.wikipedia.org/wiki/Sediment_transportation#Settling_velo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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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의해 운반되던 짐이 퇴적되어 쌓인 후 굳어지면 퇴적암이 된다. 밑짐 및 뜬짐은 부서진 조각 및 가루들이므로 쇄설성
퇴적암(clastic sedimentary rock)이 되고, 녹은짐은 침전되어 화학적 퇴적암(chemical sedimentary rock)이 된다(그림 4-3-9).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것은 녹은짐의 퇴적은 유속등과 같은 물리적 요인들이 아니라 포화(saturation)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는 점이다. 퇴적암의 분류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 강좌 2-2 암석을 참조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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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9.왼쪽: 나일강이 바다와 만나 하구에 짐을 퇴적 시키면서 삼각주(녹색 부분)를 만든 모습 (사진 출처:
http://bittooth.blogspot.com/2009/08/nile-guardian-and-disaster-without.html). 오른쪽; 미국 동부 캘리포니아 Deep Springs Lake가 증발하면서
(과포화되어) 녹은짐을 침전시키는 모습(흰 부분) (사진 출처: http://pages.uoregon.edu/millerm/playa.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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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의한 침식-운반-퇴적도 유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바람은 물보다 밀도가 훨씬 낮고 그 변화도 적어, 주로 속도에
따라 그 능력이 결정되며, 운반할 수 있는 물질의 크기가 극히 제한적이다. 바람에 의해 운반되는 짐은 녹은짐 없이 오직 밑짐과 뜬짐 뿐이며,
뜬짐도 계속 퇴적 장소까지 뜬채로 운반되는 것은 입자가 매우 작은 것들뿐이다(그림 4-3-10). 바람에 의해 운반되는 입자들은 떨어졌다 튀어오르기를
반복하면서 움직이는 일이 매우 흔하며, 이런 이유로 운반 입자들은 일정 높이 이상 오르지 못하게되어 그림 4-3-6과 같은 독특한 침식 지형이 만들어
진다. 바람의 운반력이 다하면 짐들은 떨어져 퇴적되게 되는데, 이렇게 형성된 퇴적암을 풍성 퇴적암(aeolian sedimentary rocks)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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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10. 중국으로부터의 황사 위성 사진. 바람에 의해 운반되는 대표적인 뜬짐이다.
(사진 출처: http://acurx.tistory.com/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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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는 물이나 바람과는 매우 다른 침식-운반-퇴적 양상을 보인다. 빙하의 이동은 자체 하중에 의한 소성 변형에 의해 이동한다.
빙하에 의한 침식 및 운반력은 빙하의 이동 속도와 크게 관련이 없다. 빙하가 운반하는 짐은 빙하위로 떨어진 것, 빙하의 측면 및 바닥에서 긁어
만들어진 것, 그리고 빙하의 틈을 따라 아래로 이동하는 암석 부스러기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렇게 운반되는 짐들은 빙하가 따뜻한 곳으로 움직여
녹을 때 그 곳에 퇴적된다. 이렇게 퇴적된 퇴적물을 빙퇴석(moraine)이라하고(그림 4-3-11), 이 것이 굳어져 된 암석을 빙성 퇴적암(glacial
sedimentary rock)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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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4-3-11. 계곡의 빙하에 의해 빙퇴석이 퇴적되는 모습 (카나다 Bylot Island) (사진 출처:
http://nsidc.org/cryosphere/glaciers/gallery/moraine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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